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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PMP, 드라마와 영화

1.

 

활동을 한다고 보기 어려운 시간.

 

하루 중 거의 대부분을 학원에서 보내는 요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PMP를 샀다.

 

돈을 벌고 있으면 마음이 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역시 돈벌이는 새로운 영감을 주지 않는다.

 

가끔씩 블로그에 뭘 쓰려고 해도 기운이 나지 않았다. 하나 마나한 소리들.

 

그러다 얼마 전 친구를 만났는데 요즘은 왜 글을 안 쓰냐고 하더라. 내가 쓴 서평이랑 잡글이

 

재밌다고 계속 글을 쓰라는 친구의 말에 간만에 글을 쓴다.

 

 

2.

 

PMP를 끼고 사니까 동생이 안 놀아준다고 투덜댄다. 나더러 오따꾸란다. 그러면서 내심

 

지겨워지면  PMP 자기한테 넘기란다.

 

습관적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다운받고, 보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쉽게 감동받고, 쉽게 울고, 쉽게 잊는다.

 

아쉬운 마음에 캡쳐 기능을 자주 사용한다. 스냅샷을 남겨서 글을 쓸 때 써먹으려고 계획했다.

 

 

3.

 

처음 스냅샷을 남긴 드라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 전에 <다모>도 봤는데 스냅샷을 안남겼다. 사진을 남기기 위해 다시 다운받아 보자니 귀찮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많은데 아쉽지만....한 번 지겨워지면 대책없다.

 

그래서 첫 번째 스냅샷은 '미사'가 되었다.

('다모'나 '미사'는 모두 예전 수감 중일 때 떴던 드라마라 못봤던 것들)

 

 

임수정을 좋아한다. 예전부터 조숙해보였고 나이드니 성장이 멈춰버린 듯한 이미지가 좋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가수 '비'가 가짜로 수술을 해주는 척 하려고 임수정 등에

 

싸인펜으로 수술 부위를 그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보았던 앙상하고 깡마른 등.

 

그 등이 너무 좋았고, 애처로웠다. 그 등은 이내 저 눈빛을 연상시킨다. 동그랗고 크고

 

그러면서도 조금 피곤해보이는 4차원 세계의 눈빛.

 

그래서 미사는 참 보기 힘들었다. 신파인줄 알아도, 온갖 삼류 드라마 소재거리를 다 가져와도

 

슬픈 건 슬픈거다. 인상깊은 드라마는 늘 인상깊은 눈빛으로부터 나온다.

 

다친 짐승의 눈을 하고 있는 소지섭. 건드리면 부서질 듯 해맑고 복잡한 임수정의 눈.

 

프리즌 브레이크를 볼 때 한 동안 석호필의 눈빛을 닮아가더니 '미사'를 볼 때는 한 동안

 

소지섭의 눈빛을 닮아가는 듯. 소지섭 몸 너무 좋더라. 부담스럽게스리....

 

마지막에 임수정이 죽지 말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무지 슬펐다.

 

그런데 요즘 드라마는 너무 과하게 럭셔리한 냄새가 난다.

 

스토리는 달동네고 주인공은 찢어지게 가난한데 뉴욕, 파리, 도쿄...하다 못해 압구정동 냄새가 

 

나는 건 무슨 넌센스인고...요즘 드라마 죄 그렇다. <커피 프린스>에 윤은혜는 또 뭐냐.

 

엄마가 인형 눈알 붙이기를 하는데 2층집에 셋이 산다. 아무리 전세라도 이게 무슨 개씨부리는

 

설정이냐? 서른 될까말까한 잡것들이 혼자 살면서 죄 2층 집에 정원을 갖고 있지 않나....

 

이선균네 집은 청와대 뒷동네 엄청난 부자 동네다. 이게 이쁜 그림도 좋지만 좀 너무 한다 싶다.

 

이런 드라마 많이 보고 자란 애들의 환타지가 겁난다.

 

4.

 

그 다음 본 드라마는 <고맙습니다>

 

 

<화산고>하나로 영원히 골수마초 개썩소 이미지를 간직할 것 같았던 장혁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면 이렇게 멋있게 변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공효진은 늘 호감이 가는 배우다. <네 멋대로 해라> 때 워낙 좋은 인상이 남기도 했지만

 

늘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배우다. <가족의 탄생>에서도 그랬고...

 

차가운 듯 정이 많고 보면 볼수록 이쁘게 생겼다. 웃는 모습이....

 

 

고맙습니다는 말 참 식상하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식상한 말들이 가슴 깊이 와 닿을 때가 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라는 고리타분한 말씀이 정말 간절히 와 닿을 때가 있다.

 

드라마를 볼 때 만큼은 참 주인공들처럼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군. 생각했다.

 

장혁 혀가 좀 짧은 게....

 

과하게 로맨스와 삼각관계로 흐르지 않았던, 마무리가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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