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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은 바다, 아니면 산이다. 바다와 산이 동시에 있다면 더 좋다. 이 둘이 극적으로 만나 장관을 이루는 곳이 섬이다. 그래서 국내여행을 한다면 꼭 섬에 가보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남쪽 바다는 물빛이 이국적이라 늘 한 번은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한려수도. 그 중에 거제도를 다녀왔다.
>> 거제도 해금강. 바다 위에 떠 있는 금강산이란 의미란다. 이뿐 바위가 많아서 그렇다는데...
처음 가는 곳이기도 하고 서울에서는 꽤나 멀어서 교통편을 이래저래 엄청 알아봤다.
확실히 자가용이 없으면 빠르게 이동하기는 무지 불편하다. 그걸 즐기기엔 아직 내공이 조금 부족하다.
거제에는 시내버스가 많이 없는데다(섬이고 주민수도 많지 않으니 당연하다. 관광객이 몰리는 7~8월에만 차도 증편) 싸이트마다 정보도 제각각이어서 일정을 널럴하게 짰다.
우선 남부터미널에서 2만원 주고 통영가는 버스를 탔다. 이게 요금이 가장 쌌다. 거제로 바로 들어가는 버스도 있었다. 거제도 내에는 고현, 장승포 두 군데나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었는데 문제는 거기서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해야 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그냥 정보가 가장 많고 안전해 보이는 통영행을 선택했다. 부산으로 간 다음 배를 타고 들어가도 되는데 교통비가 많이 든다. KTX는 버스보다 2배이상 비싸서 포기.
4시간 30분 정도 걸려 통영 도착. 그 다음 1시간마다 한 대씩 있는 해금강가는 버스를 탔다. 시간이 딱딱 잘 맞았다. 1시간 정도 더 걸려서 해금강에 도착.
>> 드뎌 해금강 도착. 아웃도어 상품으로 익숙한 lafuma광고가 보여....
>> 동백꽃이 피었다. 화려한 느낌은 아니다. 색깔이 붉은 작은 무궁화같다. 투박한 느낌.
오전 10시쯤 출발해서 해금강에 도착하니 얼추 4시 정도. 걸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도장포로 향했다. 홍보효과를 노린건지 도장포를 한국의 나폴리로 부른다는 홍보문구를 봤었다. 나폴리를 안 가봐서 비교 불능.
>> 도장포 마을 전경. 이게 전부다. 더 없다. 사진으로 보면 그럴싸한데 막상 가보면 감동은 딱 3초 정도.
>> 도장포 마을에 있는 바람의 언덕. 드라마 찍으면서 유명해졌다는데 이름에 걸맞게 바람 정말 많이 분다. 오랜 못 있었다. 봄이 오는 이 맘때쯤 가장 바람에 세다고 한다.
바람맞고 나서 도장포에서 그냥 잤다. 매점이랑 식당이 몇 군데 있고 민박도 있다. 우리는 그냥 펜션(말이 펜션이지 그냥 모텔이다)에서 잤는데 4만원 받더라. 민박은 3만원 받는다고 한다. 비수기 가격은 대충 전국 평균.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에 전화를 했다. 어제는 파도가 심해서 배가 안 떴다며... 오늘은 어제보다 파도가 잠잠할 거 같긴한데 아직은 금지가 안 풀렸다는 안내. 강한 경상도 억양으로 곧 배가 뜰 수 있을 거 같으니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거제도에만 유람선이 6군데에서 뜬다고 한다. 뭐 코스는 대충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파도가 심한 날은 배가 못 뜬다고 한다.(당연한 말씀이지..) 그리고 비수기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일정수가 모여야 배가 뜬다. 그래서 배가 뜰 때쯤 손님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려서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줸장~~연락을 주겠다더니 계속 연락없이 아침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파도가 심해서 영 글렀나부다 했더니 이게 웬일. 펜션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람선이 막 항구를 떠나고 있는게 아닌가? 다음 배를 기다리려면 최소 2시간. 그나마도 파도가 심해지면 또 배가 안 뜬다. 그냥 가만 있을 리 있나... 바로 전화해서 왜 연락을 주겠다더니 연락도 안주고 배가 떠나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어디냐고 묻는다. 바로 코 앞 펜션에 있다고 했더니 언능 내려오란다. ㅋㅋㅋㅋ...그리하여 떠난 배를 다시 항구로 돌려 유람선을 탔다. 배 타는데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죄송합니다 두 번하고 조용히 앉았다. ㅋㅋㅋ
그래서 도착한 곳은 역시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해졌다는 외도...
돈 많은 사람이 아예 섬을 통째로 사서 정원으로 꾸몄고 그걸 공원으로 허가내줘서 90년대 후반부터 정식 개장했단다. 입장료가 8천원이니까....한 해 100만명이 더 온다니까....완전 날로 돈방석에 앉았군. 입장료 수입만 얼마나 벌까하는 생각이 여행 내내 떠나질 않는다. ㅋㅋㅋ
>> 겨울연가 덕분에 간간히 일본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 국적불명의 정원. 이국적 요소를 곳곳에 끌어다 섬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었는데 제법 완성도가 있다. 다 떠나서 봄이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날도 맑고 따뜻해서 더 좋았다. 여기는 또 한국의 하와이라고 소개하더라. 연결짓기가 유행인가?
>> 여기저기서 본 게 많은 모양이야...처음부터 돈 벌 목적이었던 게 아닐까?? 유럽여행 때 보았던 낯익은 장면들이 들어 있다.
>> 대략 이런 식이다. 섬 전체를 계단식으로 구성해서 거대한 정원을 꾸며놓았다. 나름 구역별로 테마도 정해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상업용...그럴 수 있다는 게 부러워....
>> 대략 이런 식으로 생겼다. 1시간 쯤 걸린다.ㅣ
원래 유람선이 코스가 여러 가지 있는데 사람들이 적으니까 한 코스로 몰았다. 날씨가 좋으면 해금강에 위치한 바위도 여기 저기 보고 온다는데 이 날은 외도만 들르고 도장포로 돌아왔다. 중간에 외도 들러서 요금 따로 낸 8천원을 합하면 2만 3천원 소요.
그리고 소매물도로 가려고 대중교통편을 알아봤다. 역시 버스는 대충 1시간에 한 대 정도. 그런데 유람선을 같이 탔던 친절한 부부가 자기들도 소매물도 가는 길이라 차를 태워줬다. ㅋㅋㅋㅋ 이런...가는 곳마다 대박 행운이. 그래서 죽변항까지 차 빌려타고 갔다. 차 안에서 같이 노가리 까주는 센쑤도 잊지 않고.
저구항에서 소매물도 가는 배를 탔다. 왕복 1만 8천원. 휴....경비 대부분이 버스값, 배값이다. 나머지는 다 몸으로 때우니까 괜찮았다.
>> 소매물도 전경. 여긴 최근에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닉네임이 없다. 학교가 폐교된 걸 보면 아이들은 없는 모양이고 살고 있는 가구수도 눈에 보이는 게 전부다. 새롭게 짓고 있는 펜션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개발로 인한 이익은 누구에게 갈까? 돈만 벌어가는 외지인들을 바라보는 섬사람들의 시선은 어떤 것일까? 괜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매물도가 유명해진 건 등대섬과 붙어 있기 때문. 간조 때면 등대섬과 소매물도를 잇는 길이 연결된다. 몽돌(둥글둥글 돌이 둥근 게 이 동네 특징인가부다. 몽돌 해수욕장도 있었다.)이 깔린 그 길을 따라 등대 찍고 오는 게 이 섬의 유일한 코스다. 왕복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
>> 폐교. 입구가 막혀 있다. 괜히 짠하다.
>> 멀리 등대가 보인다.
>> 물이 빠진 이 길로 등대섬에 다녀왔다.
이러고 나니 오후 4시. 다시 배를 타고 저구항에 내렸다. 운이 좋아 예상 코스를 모두 소화했다. 저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다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우....피곤하다.
>>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들을 위한 보너스. 정규 방송 마지막에 '동해물과 백두산이~' 배경 화면으로 나올 것 같은 풍경이 여기 저기....거제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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