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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란트 러셀의 칠면조 같은...

 버트란트 러셀의 칠면조의 이야기는 대충 이러하다. 어떤 똑똑하고 ‘과학적인’ 칠면조가 있었다. 이 칠면조는 칠면조 농장에서 맞은 처음 아침 9시에 모이를 받아 먹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칠면조는 아침 9시에 모이를 준다는 사실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것은 다양한 조건 아래에서도 변치 않았다. 수요일과 목요일, 따뜻한 날과 추운 날, 비오는 날과 맑은 날 언제나 변함 없이 칠면조는 아침 9시가 되면 모이를 들고 오는 주인을 관찰하였다. 드디어 충분히 많은 자료가 모였다는 판단 아래 이 과학적인 칠면조는 귀납 추리의 결론을 내리게 된다. “나는 항상 아침 9시에 모이를 받아 먹는다.” 그러나,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 결론을 내린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그 칠면조는 아침 9시에 먹이를 먹는 대신 목이 잘리게 되었다.

나는 요즘 이 칠면조를 자주 떠올리게 된다.

국가로부터 예산을 배부받아 집행하는 일을 한지 2년이 지났고 새해가 되면 늘 어김없이 편성되는 예산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나는 어리석게도 칠면조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늘 예산을 받아먹는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국가의 예산에 의존하지 않고 빈민운동과 사회복지 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우리가 꿈꾸지만 참 쉽지않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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