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전통시장을 관광상품으로.
- 체게바라-1
- 2014
-
- 여유
- 체게바라-1
- 2014
-
- 누가 이분에게 영화표 쫌 보내주세요.
- 체게바라-1
- 2014
-
- 미련.
- 체게바라-1
- 2014
-
- 방향
- 체게바라-1
- 2014
저소득층 집수리 사업과 집짓기 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누군가 혼자사는 노인에게 컨테이너로 된 집하나를 만들어 주기를 요청했다. 거의 평생을 노숙자로 떠돌다가 노년에 고향에 정착하고자 하는 할아버지인데 집이 다 무너져간다고 했다. 연락받은 것은 지난 1월 쯤 이었는데, 예정되어 있는 다른 집수리 사업을 진행하느라 차일피일 미루다가 얼마전에야 현장을 다녀올 수 있었다.
컨테이너 구입하고 난방시설과 수도시설 넣고 창문 달고 개조하면 500만원 정도 예산이 필요한데,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시에다가 얘기하니 컨테이너는 불법 건축물이라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의 기업체에서 300만원을 지원받고 우리가 조금 부담하면 부족하지만 살만한 공간은 만들어 드릴 수 있겠다 싶어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는데, 우리 조직에서 난색을 표한다. 만약 불법 건축물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하는 우려로 합법적인 경로를 찾아보자 한다.
그래서 관련법을 이것저것 찾아보니 컨테이너도 가건축물로 신고하면 합법적인 건축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토지 소유주에게 동의서를 얻고 기본적인 설계도면을 건축사무소에다가 의뢰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관할 읍사무소의 사회복지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컨테이너 집 짓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가시다 다리 밑으로 실족하셔서 돌아가셨다고...
1월에 연락받았을때 바로 가서 봐 드릴 것을..
불법이든 합법이든 누가 책임질지 몸사리기 전에 그냥 밀어부쳐 집을 지어드릴 것을...
내가 한발 더 뛰고 조금 더 힘 들었으면 그나마 살만한 집에 며칠이라도 사셨을 것을... 아니, 어쩌면 그렇게 술드시고 돌아가시지도 않았을 지도 모르지.
후회는 치명적인 결과 후에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인가 보다.
댓글 목록
스머프
관리 메뉴
본문
도서관에 왔다가 급히 이 글을 읽고 덧글을 안남길수가 없어서...너무 자책하지 마시기를 바래요. 우리 일이라는게 어느 누구도 예측 할 수 없는게 많기도 하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사업계획서 결재 한번 받으려고 해도 시간이 무진장 걸리잖아요. 체의 잘못만은 아니니 너무 상심치 마시고, 돌아가신 분에게는 안됐지만 다른 분에게 혜택이 가게끔 추진하시는건 어떠신지요?
그러고보니, 나도 예전에 상담하다 정이 많이 들었던 구순의 한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한번 찾아 뵙겠다고 말씀 드리고는 여태 못가봤는데 연세가 워낙 많으셔서 혹시 그동안 일이라도 당하시지 않았는지...ㅡㅡ;; 힘내시길!!
부가 정보
체게바라
관리 메뉴
본문
늘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낼게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