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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공부방 운영을 위해..

가난이 필연적으로 대물림되는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 계층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무료공부방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 공모에 기획서를 냈다.

나의 형편없는 기획서가 설마 채택될까하는 생각에 경험쌓는 정도로 만족하려고...

 



그런데 도대체 어쩌라고 나의 말장난에 불과한 기획서가 채택되어버렸단 말인가?

뭘 믿고 거금을 우리 계좌에 입금시켜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능력도 되지 않는 무료공부방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스텝들을 모집하는 광고를 냈더니 사설 학원강사처럼 생각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 사람들을 붙잡고 내가 그리고 있는 공부방의 모습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노라면 반응들이 참 다양하다.

 

그 사람들 눈에는 내가 마치 동화속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렸나 보다.. 열나게 얘기하고 있는데 피식 웃는 비웃음도 들리곤 한다. 힘 빠진다.

 

얘들 성적이나 올려놓자고 운영하는 공부방이 아니라고...

 

가난이 필연적으로 대물림되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한없이 작아지고 자신감이 사라지고 결국엔 자신의 가치조차  제대로 모르고 사는 수많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서 희망을 가르치자고..

 

친구들 다 학원가고 혼자 내버려진 가난한 왕따들을 위해서 친구가 되자고..

 

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깨닫게 해주자고...

 

그래서 이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부모들이 가난할 수 밖에 없었던 착취의 구조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열 나게 설명하면 나를 무슨 외계인 쳐다보듯이 본다.

 

그런데 오늘 아프카니스탄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왔다는 한 지원자가 모처럼 나의 얘기에 귀 기울여 주었다. 자신도 전쟁에 찌든 아이들이 얼마나 피폐해 있는지 직접 보고 왔다고,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희망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면서 나의 의견에 동조해 주었다.

 

이 사람은 꼭 나의 파트너가 될 것이다. 여섯명의 스텝을 꾸리기 위해 수 많은 지원자를 만났지만 나의 얘기를 알아듣고 이해해 주는 사람은 몇 없다.

 

무료 공부방을 운영하기 위해 나는 이들 부터 조직하고 동지로 만들어야 한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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