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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변단체

무슨 일 할때마다 예산 주는 인간들 눈치봐야하고, 뭐 결정할 때마다 담당 공무원들 의견 물어봐야하고 이런게 관변단체 아닌감?

 

요즘 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일에 대한 회의로 거의 그로기 상태이다.

 

과연 나는 NGO 활동가 인가? 관변단체 직원인가?

 

이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까먹지 않도록 자꾸자꾸 되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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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대한 회의

오늘 사랑의 집짓기 준공식을 모두 마쳤다. 올해 우리한테 주어진 다섯가구를 다 끝냈다.

마지막 준공식 하면서 결국 사고를 쳤다. 현수막에 18호 가정 준공식이라고 써야 되는데 17호라 썼다. 난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예산을 지원한 공무원들은 무슨 날벼락 떨어진 듯 수선을 떨어댄다. 결국 즉석에서 종이 한장 만들어서 매직으로 큼직하게 숫자를 써서 테이프로 붙였다. 그 집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가실 정신장애를 가진 노부부의 앞으로의 삶보다는 사진 찍는데 숫자가 잘못 표기된 것이 더 중요한 공무원들과 파트너로 일하는 것에 이젠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회의가 밀려든다. 이렇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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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사회복지를 알아?

기분이 더럽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이동목욕차량을 배분한다고 해서 공모했고, 오늘 서류 심사를 통과한 기관을 대상으로 면접심사가 있다고 해서 참여했다. 무슨무슨 대학의 사회복지학과 교수라는 사람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왔고 내가 제일먼저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5분의 짤막한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그 교수라는 사람들이 준비나 한듯이 공격성 질문을 했다. 현장을 나가보지 않고 서류쪼가리를 들고 심사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을 터이고 아마 그런 질문들을 통해서 선별하는 방법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소위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는 자들의 질문의 수준이 쫌 아니다 싶었다.

 

질문1 ."농촌 지역에 목욕탕이 없어 목욕이 어려우면 시내로 이동하는 차비를 지원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질문2.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대중 목욕탕을 가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목욕비를 지원하면 되죠?"

질문3. "거동이 불편하셔서 이동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목욕탕까지 차량지원을 하면 되는것 아닌가요?"

질문4. "수혜가구가 200가구이고 한달에 케어할 수 있는 가구가 100가구 정도 되면 두달에 한번 순서가 돌아오겠군요.  두달에 한번 목욕할 수 있다면 이 사업 안하는게 좋지 않아요?"

 

나는 이 대목에서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어야 했다.

그러나  그나마 1억원이 넘는 이동목욕차량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참고 앉아 있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의 기회를 얻었을때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지만 꾹 참고 그냥 형식적인 인사만하고 황급히 자리를 나왔다. 내가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았다.

 

"고명하신 교수님들께서 어려운 시간을 할애하셔서 보잘것없는 프리젠테이션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서류쪼가리 검토하고 프리젠테이션 씹으며 황당한 질문을 하고 있는 이 소중한 시간이 저희에겐 한 사람의 대상자들을 더 캐어하고 한 사람의 장애인들의 활동보조를 더 지원하는 생명같은 시간입니다. 이 소중한 시간을 이런 허접쓰레기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제가 저주스러울 뿐입니다. 차비와 목욕비를 지원하라구요? 돈이 있어도 혼자서 목욕할 수 없는 분들이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대상자들의 대부분입니다. 목욕탕까지 차량이동을 지원하면 되냐구요? 목욕탕에서도 두사람이 끙끙대며 매달려야 목욕할 수 있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두달에 한번 목욕지원할 거면 이 사업 왜하냐구요? 일년에 한번 대중 목욕탕에 모시고 가는 행사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들이 대부분인 현실입니다.  외국가서 어렵게 학위따고 후학들을 위해 사회복지를 강의하시는 고명하신 교수님들께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없는 제가 험한 말씀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1억원이 넘는 차량을 지원하면서도 현장한번 안 나가보고 앉아서 적당히 꾸며진 서류쪼가리와 잘 포장된 프리젠테이션 자료만 검토하고 말도 안되는 질문만 늘어놓는 당신들께 한 마디만 드리겠습니다.

니들이 사회복지를 알아?"

 

나는 이렇게 말하고 나오지 못한 것을 지금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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