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나무

from 그림독백 2007/10/29 14:59
태풍의나무


   어제는 부산에 거대한 폭풍이 있었다고 했다. 나는 상상 속에 거대한 태풍의 나무를 생각했다. 그 바람으로 만든 둥글고 강철 같은 이파리, 구름 사이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것은 바로 너였다. 너는 어둡고 세찬 바람 속에서 작고 가느다란 양초를 들고 있었다. 분명히 저 불꽃은 심지에서 타고 있었는데 너는 자꾸만 성냥을 그어대고 있었다. 너는 그것을 듣지 못했다.(...)
어둡다. 대낮이다. 이봐, 힘을 아껴봐. 난 벌써 잉크가 떨어지고 있다.


기형도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 에 실린 편지글의 일부라는 글을 어느 블로그에서 보고 수첩에 베껴두었다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그냥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책을 읽다가 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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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14:59 2007/10/29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