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46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2/19
    다시 쌓이는 스트레스
    말걸기
  2. 2006/12/17
    눈 내리는 밤(6)
    말걸기
  3. 2006/12/14
    버섯 먹고 싶당(9)
    말걸기
  4. 2006/12/11
    잼 나는 플래시 게임(16)
    말걸기
  5. 2006/12/05
    사진은 과연 '사실적'인가(1)
    말걸기
  6. 2006/12/04
    일하기 너무 싫다(4)
    말걸기
  7. 2006/11/30
    이어지는 지방행(3)
    말걸기
  8. 2006/11/28
    세상이 바뀌지 않는 이유 ①(2)
    말걸기
  9. 2006/11/27
    텃새의 텃세... 그리고...
    말걸기
  10. 2006/11/26
    궁전 같은 역사(驛舍)(1)
    말걸기

늦은 시간에 찾아 온 손님

 

늦은 저녁 시간이었다.

피곤했는지 그날은 일찍 잠들고 싶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금방 잠을 잘 것이다.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파란꼬리는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의정부라나 어디라나 보건소였다.

보건소?

말걸기가 어디 아픈가?

아닌데...

 

부탁할 일이 있단다.

전화로 할 얘기는 아니었는지 어느새 집까지 찾아왔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보건소가 운영하던 종합병원이 그 근처에 있었는데,

예산 문제 때문에 병원을 없앴단다.

그래서 긴급한 환자(아무래도 저소득층이겠지)가 있었는데 자기들이 살피지 못하고

저 멀리 부산까지 보냈단다.

지금 부산 모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데 무슨 사정인지 다시 데리고 와야 한단다.

자기들 병원(결국 병동이 없다는 뜻이겠지)이 없어서 서울 저 구석에 있는 병원으로 말이다.

 

이런 일을 말걸기에게 부탁하는 사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의 말과 표정에서는 자기들은 다른 일에 치어 할 수 없는 처지를 이해해 달란다.

 

그들의 부탁이 더 황당한 건,

말걸기는 어떤 교통수단으로 내려가야 하고

그 환자는 어떻게 데리고 와야 하는지도 분명치 않았다.

내려가는 비행기표는 있느냐? 올라올 때는 엠뷸런스 타고 오냐?

이런 질문에, 자기들은 돈 없고 하찮은 신세라는 얘기만 하더라.

예산 지원 안된다는 뜻?

 

그날따라 피곤했기 때문에 저 멀리 남쪽 동네까지 갔다오면 괴로울 듯했다.

더구나 꽤 아픈 환자를 데리고 와야 하는데 그 사람에게도 좋지 못할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걸기의 머릿속은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비행기도 없다면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누구차를 빌려타고 갈까?

올라올 때 환자를 그 차에 싣고 올 수 없다면 엠뷸런스는 구해야겠지?

지금의 몇 시니까 언제쯤이면 일을 끝낼 수 있을 것이고... 등등.

 

 

 

말걸기가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단호히 거절하면 안될까?

일을 부탁하는 사람들에게 사정은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그 일은 어떻게 풀어가면 되겠군'하는 나름의 '기획'을 하고 있으니

일 부탁하는 상대가 포기하겠냐구.

 

알바도 그렇고 뭐도 그렇고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벌여가지구...

언놈들이 또 나타나서는 엮으려고 난리다.

그러니 꿈에서까지 이상한 부탁에 시달린다.

 

 

정치성향 테스트

 

요즘 블로거들이 정치성향 테스트를 한창 하더군.

말걸기는 재밌어서 당게에다가도 소개를 올렸었지.

 

[http://comm.kdlp.org/index.php?main_act=board&board_no=2&art_no=247942&jact=art_read]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

 

 

 

하여튼, 대가리는 진짜 극좌라니까.

말걸기보다 더한 인간 있을라나 몰라.

 

 

덤으로 정치사상가들, 정치인들 성향도 올려주지.

 

다시 쌓이는 스트레스

 

말걸기[일하기 너무 싫다] 에 관련된 글.

 

 

요즘 다시 가슴이 막힌 느낌, 막혔다기보다는 묵직한 알갱이들이 숨길을 막고 있어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 찾아왔다. 이건 분명 스트레스의 정도가 상승하고 있는 징후이다. 이런 느낌을 너무나 오래오래 달고 살다가 하던 일도 때려쳤었던 기억도 다시 스믈스믈 살아난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이 중에는 다른 스트레스의 요인까지 지배하는 강력한 것도 있을 것이다. 제대로 따져보기는 좀 거북할 것 같고, 표면적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알바'이다.

 

 

말걸기가 하고 있는 '알바'는 진보정치연구소 지방정치연구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간사비를 나름 짭짤하게 받기 때문에 돈벌이에 대한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 일이 끝나면 돈벌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계약직 스트레스'가 조금 있긴 하다. 어쨌든 돈보다는 일을 하기가 싫어서 스트레스가 찬다.

 

일을 하기 싫은 첫번째 이유는, 어떤 형태의 일이든 일이면 다 하기 싫어하는 '겔뱅이 신드롬 환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때로는 자주, 일을 마쳤을 때의 성취감을 알기 때문에 열심한 척 일하기도 한다. 그러니 스트레스가 팍팍 찰 정도로 일을 하기 싫을 때는 다른 이유가 분명 있다. 이번 알바가 싫어지는 이유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 때문이다.

 

지방정치연구회의 이번 프로젝트는 가히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당의 지방정치 활동을 직접 조사하고 실증적으로 분석한 후, 지방정치론을 완성하는 게 목표이다. 물론 될 리가 없다. 그래도 큰 포부와 목표를 가지고 매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번에 달성을 못하면 이번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다음에 또 하면 되니까. 크게 보고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는 아름다운 프로젝트.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은 죄다 당직자들이다. 중앙당직자이든 지역조직의 당직자이든. 당일에 치이는 이들이 직접 조사를 하겠다고? 애초에 프로젝트 설계가 잘못되었다. 그래서 중간에 지지부진하니까 간사비를 가지고 말걸기를 꼬신 것이다. '약간의 사기'는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낚싯밥을 물긴 했으나 이 정도의 사기일 줄이야.

 

프로젝트를 열성적으로 제안한 딱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도 없고 열정도 없다. 그냥 하기로 했으니까 적당히 마무리는 해야겠는데 그것도 귀찮다는 태도들이다. 그러니까 결국 옆에서 딱 한 사람만 '좀 미안한데 잘해 보자'며 시간 쪼개며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나머지는 '어~어~' 하고 있는 꼴이니 말걸기가 일을 하고 싶겠냐구.

 

어떤 면에서는 이들은 자신의 버거운 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해도 간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에 실망스러운 점은,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 혹은 그 수행에 따른 기능이 당에게는 대단히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외면한다. 냉정히 따져보면 이 프로젝트는 진보정치연구소가 할 일이 아니다. 당의 정책·집행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당을 이끄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자기 빛날 일만 찾았기 때문에 당을 공공히 하기 위해서 해야 할, 길고 지난하고 귀찮은 기본 업무는 언제나 외면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는 실무당직자들이 진보정치연구소 지방정치연구회를 통해 당에 거름이 되는 일을 시도했을 것이다. 그러면 뭐하나. 지들이 벌여놓은 일 지들이 생까는데.

 

이 상황에서 말걸기가 '일 고만할래' 해 버려도 상관 없을 듯하나, 그 말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어 차마 그 말을 못하고 있다. 7개 지역위원회 간부들의 얼굴이다. 프로제트의 일환인 지역정치활동사례를 모으기 위해 인터뷰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역에서의 성공과 실패의 달고 쓴 이야기를 사심 없이 풀어주었다. 그들의 얘기를 잘 각색해서 옮기기로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책임감은 확실히 좋지 못한 스트레스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어쩌랴.

 

아마도, 최소한 7개 지역위의 14개 정치활동사례는 정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일은 잘 모르겠다. 그냥 얼른 해치워 버리고 프로젝트 간사 자리 내팽겨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그나저나 다른 스트레스도 상당한데, 언제 죄다 수다를 떨지?

 

 

눈 내리는 밤

 

말걸기 사는 동네, 눈 내리는 밤 풍경.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8.0mm | 25s | f/5.6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62.0mm | 20s | f/5.6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75.0mm | 1/8s | f/5.0 | ISO 8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36.0mm | 4s | f/8.0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44.0mm | 2s | f/8.0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28.0mm | 2.2s | f/8.0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8.0mm | 0.667s | f/4.5 | ISO 100

 

 

버섯 먹고 싶당

 

요전에 알바 하러 버섯농장에 잠깐 다녀왔다.

그곳에서 버섯 사진을 좀 찍었는데 맛나게 생긴 버섯들이라 혼자 보기 아까와 공개한다.

맛난 버섯 먹고 싶다.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70.0mm | 1/60s | f/5.6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200.0mm | 1/60s | f/5.6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200.0mm | 1/125s | f/5.6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200.0mm | 1/250s | f/5.6 | ISO 100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35.0mm | 1/400s | f/5.6 | ISO 100

 


특히 정물 사진 찍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렌즈가 표현의 폭이 넓다.

한동안은 '싸구려' 렌즈로 찍을 팔자다.

 

 

잼 나는 플래시 게임

 

파란꼬리가 소개해 준 게임.

플래시로 만든 게임인데 잼 나게 했음.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인데 이야기가 있음.

 

힌트를 주자면, 클릭을 하면 반응을 하는데 그 반응의 순서를 잘 조합하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고 결국 문제가 해결 됨. 1편에 비하면 2편은 더 어렵지만 해결하는 방식을 알고 있을 터이니 더 잼이 남.

 

머리 좀 써야 할 듯. 너무 똑똑해서 쉽게 푸는 사람은 재미 없을 듯.

 

 

http://www.samorost.net/samorost1/

 

http://www.samorost.net/samorost2/

 

 

 

* 3편도 있는 듯하나 돈 주고 사야 하나벼... ㅠㅠ

 

 

사진은 과연 '사실적'인가

 

말걸기[일하기 너무 싫다] 에 관련된 글.

 

 

사진이 '사실적'이라고 말할 때, 그 '사실적'이란 말을 '있는 그대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진이 얼마나 '사기'에 가까운 지 모르거나 잊거나 눈감는다. 사진이 예술일 수 있는 건 '사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며 '사기'이기 때문이다. 이게 '사실'이다.

 

'사실성'이란 '있는 그대로에 충실한'이란 뜻이라기 보다는 '있을 법한'에 가깝다. 간혹 인간의 눈과는 거리가 멀어도 '있을 법한' 장면을 만들어냄으로써, 사진 또한 '사실성'을 갖는다.

 

 

구례 냉천삼거리에서 찍은 (아마도) 노고단 사진을 소개한다.

 

 

푸른 소나무 숲도 보이고 하얗게 눈이 쌓이 정상 부근도 보인다. 눈발이 날리던 이날, 먼곳에서 사람의 눈으로 저렇게 선명한 푸른색을 볼 수 있었을까? 인간의 눈보다 칙칙하게 찍히는 Nikon의 D200으로 찍었다는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다음의 원본과 비교해 보자.

 

 

정상 부근은 해가 들지만 냉천삼거리부터 저기까지 중간에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깨끗한 시야가 확보될 수 없는 날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정으로 녹색을 살리고 정상의 눈도 더 하얗게 만들었다. 그래도 후보정한 사진을 두고 '거짓'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면 '있을 법한' 장면이며 색상이니까.

 

 

사진에 푹 빠져서 사는 사람들이 정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게 바로 '사실적'이란 함정이다. 애초부터 하나의 렌즈만을 갖고 있는 사진기(SLR과 같은)라면 대체로 눈깔 두 개를 갖고 있는 인간과는 달리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렌즈마다, 인간의 눈으로 느끼는 거리감과는 다른 거리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색도 다르다. 무엇보다 인간의 시야에서 많은 걸 잘라낸다. 그럼으로써 '왜곡'이 가능하다.

 

그러니, 사진을 꼭 '있을 법한'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만 사용할 이유도 없어진다. 말걸기는 예술에 있어서는 '리얼리즘'은 뻥이라 생각하는데, 사진을 하는 많은 이들은 '리얼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해는 듯해 답답함이 있다.

 

 

일하기 너무 싫다

 

해야 할 일은 널렸는데 일하기가 너무 싫다.

괜히 알바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후회도 하면서...

 

3박 4일 알바 다녀와서 건진 사진 중 하나 소개한다.

이 사진도 일하기 싫어서 올린다... ㅠㅠ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75.0mm | 1/800s | f/8.0 | ISO 100

 

 

구례의 냉천삼거리에 있는 토산품 매장에서.

노고단에는 눈이 내려 앉아 이뻤지만 전신주가 가리는 통에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없었다.

 

 

이어지는 지방행

 

말걸기 주제에 알바를 따블로 뛰고 있다.

이 알바라는 것들이 지방으로 돌린다.

결국엔 두 알바가 겹합하여 3박 4일짜리 출장이 만들어졌다.

이건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다음 주에는 2박 3일짜리가 또 있다.

 

이런 출장들은 배가 아픈데,

처음 가보는 동네를 가면서도 '여유'가 별로 없다는 점 때문이다.

사진기 들고 가믄 뭐하남.

여유가 있어야 찍어대지.

 

게다가 뚜벅이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곳이 많아.

 

 

세상이 바뀌지 않는 이유 ①

 

세상이 바뀌지 않는 이유 ①

 

 

0.

 

세상 사람들이 마르크스주의의 혁명론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세상이 바뀔까? 아마도 혁명론을 이해할 이들은 세상 사람들의 극히 일부분일테고 받아들일 사람들은 더 적겠지. 꼭 마르크주의의 혁명론이 아니더라도 사회가 어찌어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든 이론과 사상은 다 마찬가지 운명일 것이다. 레닌의 깃발 아래 죽음도 불사하며 러시아 혁명을 수행했던 볼셰비키들이 죄다 레닌의 사상을 이해하진 못했을 것이다. 이론과 사상이라는 것도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씌여 있는 이론이나 사상, 혹은 누군가가 또 다른 이에게 가르쳐주는 이론이나 사상이 아니라, 실제로는 생각하는 방식,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이익과 손해를 판단하는 사고의 흐름이 사람들의 행동을 좌우한다.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이'세상은 이런 게 문제이니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타당한 사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그(들)을 믿는다는 것은 어리석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이 얘기는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미 차별에 대항해 싸운다는 운동권 안에서 벌어진 수많은 차별의 사건들을 기억할 수 있다. 운동권을 의심해 봐야 할 존재라는 게 확실해진다. 차별을 부수어 버리자고 주장하는 운동권들 내부에 차별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운동권을 부정하거나 우습게 보거나 위선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도 별루다. 어떤 존재건 완전하지 않고 역동적이기 때문에, 그 존재의 가치는 변화의 가능성으로 판단하는 게 더 확실하다.

 

앞대가리가 길기는 한데 진짜 하고픈 얘기는, 돌팔매질 당하더라도, 운동권은 스스로 변화의 가능성을 묻어버릴 무덤을 파고 있다는 얘기.

 

 

1.

 

요즘 너무나 아타까운 사건은 전교조의 연가투쟁이다.

 

그대는 전교조의 연가투쟁을 지지하는가? 그대가 운동하는 사람, 활동가, 진보적인 사고 방식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지지하는가? 혹은 전교조 조합원이거나 교사이기 때문에 지지하는가?

 

전교조는 덫에 걸렸다. 교육부와 보수적 교육계가 깔아놓은 덫에 걸렸다. 전교조는 한국 사회의 '교육계 권력'의 담지자임을 천명하였다. 교장이나 교감, 장학관이나 장학사, 교육관료는 쏙 빠지고 전교조만 독박 썼다.

 

 

전교조가 교원평가를 적극 반대하는 이유는 이 바닥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전교조를 사냥하기 위해 교원평가를 시행하려고 한다. 이건 진실이다.

 

지금의 학교 운영 수준으로 보아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교원 평가에 참여하기란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학부모가 그렇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진학 상담받을 때나 만나게 되는 교사를 평가한다는 건 우습기도 하다. 이처럼 형식적인 교육부의 교원평가 방식은 확실히 교사 간 줄세우기를 통한 통제의 시도이다. 일본의 경우, 교원평가 실시 후 교원노조가 약해졌다는 얘기도 있다. 아마도 교육부의 교원평가 실시는 전교조의 조직력 하락에 기여할 게 뻔하다.

 

 

전교조는 요즘처럼 강고한 '교원평가 반대' 말고는 방법이 없었을까? 분명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허나 다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심각한 건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없었던 그들의 사고방식에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전교조는 교사에 대한 평가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평가를 하는 사람이지 평가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사회적 활동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공익을 위한 활동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교사의 활동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교사는 언제나 감시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교사들을 감시하고 평가해야 하는가? 이제까지는 분명 교장-교감이라는 권위적이고 파쇼적인 위계가 교사를 감시하고 평가해 왔다. 전교조는 이에 대항한 싸움에 앞장섰고 성과도 얻었다. 모든 학교를 해방시키지는 못했지만 학교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있다. 그러나, 권위적 위계에 의한 감시와 통제가 문제라고 해서 권위적 위계에 의한 평가를 수평적, 연대의 관계에 의한 평가로 바뀌는 것을 막아서는 안된다.

 

전교조가 밟아버린 덫이 바로 이것이다. 교육부의 새 교원평가안의 속은 권위적 위계에 의한 평가이지만 겉은 수평적, 연대의 관계에 의한 평가이다. 실상이 이렇다면 전교조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교원평가를 수행하자고 했어야 했다. 그런데 제대로 된 교원평가라 함은 실로 어려워서 상당한 교육개혁 과제를 수행해야 함께 달성할 수 있다. 단기적 대안으로 삼기는 뻘쭘해도 이왕 교원평가 얘기 나온 김에 교육개혁 과제를 주장할 수 있었다. 모양새는 교육부와의 '딜'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교원평가 방식은 합의해서 추진하고, 교원평가 수용할 테니 니들은 이거 받아라' 따위.

 

 

전교조는 점점 더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다. '교사는 일찍 퇴근하지 방학 있지 노후 보장되지, 얼마나 좋아'라는 꽤나 진실과 괴리된 오해 때문에 생기는 세간의 시기는 전교조로도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졸업과 수행평가가 아쉬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교사가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이익을 따내야 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고통받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하는 진심을 전달할 수는 있다.

 

아마도, 교사가 되기 위해 달달 외워야 했을 '교사는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진심이 대중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교조는 여전히 '교육계'라는 이데올로기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계속 이어서 써야징. 좀만 길어지니 힘들어서 못 쓰겠당...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