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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옮겨적기:편집 중인 동료들,그리고 날 위해 >
질문:다큐멘터리는 필름메이커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될 수 있을 것같아요.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이 될 수도 있겠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고.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뭐죠? 과연 무엇이 영화제작 현장으로 계속 돌아오게 하는 걸까요?
수전 프롬키:우리는 소위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신문 잡지 기사 같은 영화는 만들지 않아요. 당신이 만든 영화가 곧 의회에서 시작되는 교육 논의에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무척 흐뭇한 일이죠. 훌륭한 일이예요. 우린 저널리스트가 아니예요. 우린 흡사 문학적 감각에 의거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쪽에 더 관심이 있어요. ...
그건 저널리즘 보다는 논픽션 문학 쪽에 더 가깝죠. 우리가 항상 관심있는 것은 한 가족 내에서 감지되는 다이내믹한 역학관계, 심리적 진실, 정체 같은 것이죠. 인물들의 피부 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 그들이 가진 진실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것, 이런 데에 우린 정말 관심이 있어요. 난 무엇보다도 영화제작의 기교, 그리고 시네마 베리떼의 도전정신에 한없는 매력을 느껴요.
영화를 구성하는 단계는 언젠나 나를 몰입하게 하죠. 어떤 때는 벽 앞에 놓인 것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어렵기도 하지만 나에겐 너무나 흥미로운 순간이기도 하죠. 만약 당신이 지난 일년여동안 매달려왔던 구성을 과감히 버리고 그걸 흔들어 섞어 씬의 위치를 바꿔 재편집하면 모든 건 다시 바뀌고 영화에 또다른 생기를 불어넣는 전혀 색다른 구조와 만나게 돼요. 이 모든 것이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죠. 난 이런 창작 과정을 통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껴요.
눈앞에 버티고 있던 벽을 박차고 나가 만족한 구성과 조우하는 편집실의 경험은 형언하기 힘든 짜릿함이죠. 촬영 현장에서 결정적 순간과 마주할 때 느끼는 그런 전율 같은 거죠. 그럴 때마다 앨버트와 나는 서로 마주하고 무척 행운이라 생각하겠죠. 내가 이런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죠. (다큐멘터리, 감독이 말하다.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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