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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구레

작업내용도 아닌데 그냥 작업 폴더에 글쓰기.

 

 

 

 

 

1. 지금 내가 가장 조심해야할 일은 청소.

큰 일을 앞두고 있거나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

자거나 청소하거나 둘 중 하나.

자는 일은 차라리 나은데

청소를 시작하면

뭔가는 하는 것같으니 계속 뭔가를 한다.

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가버리고.

오늘 아침에도 청소를 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이래선 안돼!' 하고 책상에 앉았다.

정신차려. 이 친구야.

 

2. 스기무라씨 안됐네...

근데 왜 늘 사진은 누워있는 걸까....

줄이는 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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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다가 2015년 6월말에 나온 신작을 발견하고

완전 신나서 집어왔는데

'솔로몬의 위증'의 위력이 너무 강해서인지 soso

그래도 가끔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는 

아니 후벼파는 듯한 심리묘사는 good!

스기무라씨 안됐다.

그것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든  매혹이라 부르든

그 상태에 빠져드는 계기는

불현듯 찾아온다.

동전을 건네는 손가락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달콤한 음성

어스름 저녁빛에 무심히 바라보던 차가운 눈동자

뭐 그런 것들.

그러니 그런 것에 잠깐 마음이 혹할지라도

얼른 정신을 차리는 것으로

남은 생은 보송보송하게 지내보자.

더이상 질척거리지 말고.

 

3. 너랑은 정말 안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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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문을 열었더니 

냥이들이 모두 집안에 들어와있었다

어미들은 후다닥 집을 나갔는데 꼬마 양이만 길을 못찾아 하은이 방으로 들어갔다.

그 때부터 걔를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얘는 내가 자기를 해칠까봐 방충망에 매달려  버둥거리기만.

그쪽으로  바깥  공기가 들어와도  그 쪽은 문이 아니란다, 얘야.

라고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결국 나는 수건으로 팔을 감싼 채(이미 팔은 여러 번 긁혀있었다)

양이를 잡아서 밖으로 내보냈다.

살포시 내려주고 싶었지만 하도 날뛰어서  거의 내팽개쳐지다시피 해서 양이는 

발이  안보이게 빨리 도망갔다.

그동안 정말 긴 시간동안 하루에 1cm, 혹은 1mm씩 가까워져서

아이들이나 u나 이제 양이가 도망가지는 않고 멀리서 본다....라며

다들 기대하고 좋아했는데

이 일로 100미터 정도 멀어진 듯.

우린 정말 인연이 아닌 것같아.

각자 잘 살아보자구.

 

4.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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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엄마가 가시면서 내게 내린 특명은

호박이 밭에 가지 못하도록 지키라는 거였다.

뭔 그럴 일이 있겠어, 하며  웃어넘겼으나

어제 밭에 가봤더니 호박이 벌써 밭에 들어가있었다.

처음엔 돌돌 말린 순을 푸는 성의를 보였으나

너무 돌돌돌돌,  아니 칭칭 감겨있어서 

너무 덥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래서 순을 뜯어서 

밭 밖으로 돌려놓았는데

고구마 밭 가장자리에 한개씩 심어둔 콩이 또 장난아니게 전투적이라

고구마는 숨죽이고 있는 듯하고

콩하고 호박이 서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줄기에 순을 내뻗고....

그래서 수수는 아예 자라지도 못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다시 가봤더니 콩과 호박은 대치중.

 

김형경의 <성애>를 통해 식물들의 치열함을 문장으로 보긴 했으나

직접 눈으로 보니....

어디나 생존경쟁.

그나저나 <성애> 빌려간 사람

<마서즈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을 한다>

<엄마>

까지 세 권을 통째로 빌려간 다음에

돌려주지도 않고

수녀원으로 들어가버렸다.

흥! 

그 사람과 친해졌다가 멀어진  과정을 복기해보면

앞으로도 내 주위엔 친구라는 존재는 없을 것같다.

 

뭐라도 매일매일 쓰자.

대학원에 가서 좋았던 건 

일상에서 반짝 했으나 이게 뭐지,라고 의아해했던 것들이

명징한 문장으로 책 속에 박혀있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

나빠진 건

내가 생각하고 내가 쓰고 내가 만드는 것들에 대해서

하찮게 혹은 가치없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처음으로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처럼

뭐든 뭐든 적는 거다.

지금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라면

더더욱 더 

공상이든 망상이든 환상이든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적어두는 거다.

기록조차 하지 않는다면

존재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고.

어쩌다 이 모양까지  되었는지 

좀 한심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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