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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하루님의 [가물가물] 에 관련된 글.

 

어제 한의원 진료가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막내가 빵이 먹고 싶다고 했다.
농협에 빵 사러 가려는데
남편이 같이 가주겠다 했다.
차를 한의원 주차장에 두고
남편 차를 타고 빵을 산 후
다시 한의원으로 왔다.
한의원앞에 나를 내려주고 
남편과 막내는 집으로 먼저 갔다.
주차장은 어두웠다.
거기까지 가는 길도... 어두웠다.
차에 타기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라이트를 켜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얼른 움직이는 게 보였다.
참 이상한 경험이었는데
뭔가 있었고 그림자가 살짝 비쳤는데
실체를 인지하는 순간 사라져버린 거다.
잘못 봤겠지 하면서도 무서웠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문장;
'내가 드디어 귀신을 보는구나'
오싹한 채로 운전해서 주차장을 나오는데
주차장 벽에 한 사람이 기대 서 있었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무채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니까 귀신이 아니고 사람이었던 건데
내가 본 게 딴 세계의 것은 아니라는 데에 안심.
하지만 놀란 상태는 오래 갔다.

 

그리고 오늘 아침,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주차장에 내려가는데
어제의 놀람이 생각나
그가 기대서있던 벽과 주변을 살펴보는데 
주차장 입구 오른쪽에 문이 있었다.
1년이 넘게 다니는동안
문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문 안에는 계단이 있었다.
계단 아래에는 또 문이 있었고
그 문을 열면 들어갈 수 있는 방의
창 유리가 깨져 있었다.

꿈에서 옷걸이도 깨져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예지몽을 꾸게 됐나보다.
깨진 유리, 깨진 옷걸이.
깨진 이미지의 연결.

 

<디어 마이 프렌드>의 순영은
아빠 직장의 상사 아들에게 성폭력을 당한다.
<약혼살인>의 엠마는
우디라 불리는 기술선생에게
성폭력을 당한다.
어제 그제 본 두 권의 책 속 여성들 때문에
꿈에서 성폭력 피해 여성이 등장한 듯.

꿈은 어떠한 로직으로 구성되는가.
순간의 느낌과 독서의 조각들이
자기증식해가며 이야기를 생산해낸다.
작업에 몰두하면
꿈에서 멋진 구성을 알려줄까?
그래줄래?
나의 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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