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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다

먼저 광고.

다큐 천막

오늘 밤 8시 30분, 하이퍼팩 나다에서 상영합니다.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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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하철을 탔는데

잠든 앵두를 안고서 노약자석에 앉아있었더니

옆자리 할머니 둘이서

내 흉을 보았다.

 

자신들은 일반석에 앉으면

젊은이들 자리 뺏는 거 같아서 못 앉는데

애 안았다고 젊은 사람이 노약자석에 앉는 건 부당하다는 거다.

나는 그 때 앵두를 무릎에 눕히고 씨네21을 읽고 있었는데

잡지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계속 뭐라고 그랬다.

 

첨엔 내 얘기인 줄 몰랐다가

차차 그분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는데

나한테 직접 하는 말은 아니라서 그냥 잠자코 있었다.

돌아와서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아이 안은 엄마가 노약자석에 앉으면 안되는 건가요?

 

장애인센터 선생님들은 괜찮을 텐데....라고 갸웃거렸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노약자석에는 장애인, 임산부, 노인의 그림만 그려져있다는 걸 생각해냈다.

한 선생님이 "얼른 아기를 뱃 속에 집어넣었어야 했네요"라고 말해서

웃었다.(성의를 봐서 웃었다. ^^)

 

오늘은 <필승 연영석>을 보러갔는데

보다가 중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음악에 확실히 필받은 앵두가 처음엔 춤을 추더니

나중엔 노래까지 불러댔다. 워우 워우 워~~~ 뭐 그런 소리.

객석에는 나 말고 관객 몇 명이 더 있었기 때문에

(순간, 관객이 우리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얌체같은 바람을....)

결국 앵두를 안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주노동자가 나오는 장면에서였다.

뒷부분이 궁금하다.

 

참....이 얘기 꼭 해주고 싶은데

골프장 장면 앞 부분,

전기 계량기 미터기 돌아가는 부분,

그리고 고명원씨 인터뷰 부분,

(중간에 놓친 부분도 있겠지만)

이 세 부분에서 화면이 잠깐 멈췄다.

고명원씨 인터뷰 부분은 화면이 멈춘 관계로

인터뷰도 잠깐 끊겼다.

1초가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태선생님이 보셨다면 속상했을 것같았다.

 

dvd 오류인가?  한 번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같다.



음악에 필받은 앵두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눈물을 머금고 집에 돌아와야 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하늘을 공부방에 데려다 줘야 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노약자석에는 앉지 않았다. ^^;)

오늘 아침, 하늘이 말했다.

"오늘 혼자서 피아노학원까지 갈께. 아무도 나오지마"

피아노학원은 우리집 맞은 편이다.

집앞에 도착하니 12시 50분.

피아노학원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비는 계속 내리고 거기에 바람까지 불었다.

등에 업혀서 잠깐 잠들었던 앵두는 빗줄기 때문에 깼고

하늘은 보이지않았다.

 

어떻게 할까..어떻게 할까....학교앞까지 가봐야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작은 아이가 분홍색 우산을 들고 씽씽 달리는 차 옆을

아슬아슬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두근두근 울리는 가슴을 안고 내려가보니 하늘이었다.

너무 반가워서 웃었더니 하늘도 자랑스레 웃었다.

 

오늘은 기억할만한 날이다.

언덕길에서 바람이 휘젓는 우산을 바로 들려고 애쓰며

열심히 올라오던 하늘의 모습을

눈동자에, 가슴에, 기억에 꼭꼭 담아두었다.

오늘은 정말... 축하할만한 날이다.

 

그렇게 조금씩 혼자 걷는 길이 늘어날 것이다.

나란히 걷진 않겠지만 항상 지켜보며 함께 할 것이다.

정말  잘했다. 내 작은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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