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재미난 원주민들의 의식-카고컬트

모형비행기 착륙장면남태평양에있는 파푸아뉴기니부근의 섬에서는 오래전부터 카고컬트(cargo cult)라는 의식이 행해지고있다. 이 의식은 모형활주로와 비행기, 관제탑을 만들고 섬 주민들이 나무로만든 헤드폰을 끼고 비행기의 착륙장면을 재현하는건데, 원주민들은 이런 의식을 통해 메시아가 자신들이 원하는 화물을 비행기에 가득 싣고 올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원주민들이 원하는 화물의 목록도 성냥, 소고기, 통조림, 라디오등으로 시대에따라 달라진다고한다.

 

 

문화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섬주민들은 경이로운 물건들을 쓰는 백인들이 결코 그것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고, 항상 비행기로 새로운 화물들이 도착하는것을 보았으며, 백인들이 책상앞에서 서류를 다루는 행위를 일종의 종교의식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몇가지 의식을 행하는 사진을 보면 모형 활주로에서 모형 비행기 착륙 장면도 있고, 원주민들이 가슴에 U.S.A라고 쓰고 모형장총을 들고 행진하는것, 그리고 의식의 중요한 것중 하나가 성조기를 게양하는 것이란다.

 듣고보면 유럽 및 미국이 남의 땅에 강제로 들어와 수탈을 한 역사가 엿보여 많이  서글퍼지는 사연인데...

 

이런 문화의식의 역사에서 또다른 사기꾼이 출몰을 하는데, 존프럼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대격변이 일어난다. 산맥이 평평해지고 계곡이 채워질것이다. 노인들이 젊음을 회복하고 병이 없어질것이다. 백인들은 섬에서 추방되어 다시 돌아오지 못할것이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가질수 있도록 많은양의 화물이 도착할것이다"라고 하면서, 자신이 다시돌아올때는 코코넛그림이 새겨진 새 화폐를 가져올것이라고 했다.

건강, 부, 그리고 백인들의 수탈에서의 해방, 마지막으로 화폐의 장악까지 이야기를 한걸보면 상당한 사기꾼임에 틀림없는데, 원주민들은 그말을 곧이 믿고서 한동안 가진 돈을 전부 써버리는 파티가 계속되었다고한다.  

19년이 지난 지금, "존이 돌아올거라고 약속한지 19년이면 좀 오래기다린거 아닌가요?"하는 질문에 원주민은 이렇게 답한다.

"당신들은 예수그리스도가 돌아오기를 2000년이나 기다렸잖아요..."

원주민들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되어지던 찰나 우리역시 마찬가지구나 싶다.

 

여기서 유래된 '카고컬트 사이언스(cargo cult science)'란 말이 한때 과학자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는데, 이것은 뭔가부족한 과학, 어딘가 결여되어 있는 과학을 말한다. 이런 말이 유행한건 과학자들이 서로를 공격할때 자주쓰곤 했단다.

암튼 이런 뭔가가 결여되어있어서 행위는 비슷하지만 절대 실현될리 없는것들을 카고컬트, 카고컬트사이언스라고 부르는데, 문제의 핵심은 눈앞의 보이는것을 넘어선 그 이면을 생각하지 못하기때문에 이런 중대한 결여가 나타나는거 아닌가 한다.

 

문제는 이러한 카고컬트가 '발달된 문명사회(?)'라고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우리 주변에도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예를 들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우리가 자주이용하는 대형마트를 보자.

마트에 가득차 있는 물건들을 보고 우리는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는다. 그저 마트에 가면 우리가 필요한 물건들은 다 있을거라는 막연한 믿음, 카고컬트사이언스가 작동되고 있는거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지 이면의 관계들보다 그저 내게 돈만있으면 구할수있다는 생각들... 어느새 우리는 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필요로하는게 아니라 돈을 필요로하고있다.

 

우리의 삶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건 무엇인가?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물건들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내 손에까지 오게 되었는가?

이런 이면의 것들을 생각할때 자본주의라는 비인간적이고 문제 많은 사회를 바꿀수 있는 힘이 생긴다.

즉, 돈관계의 이면, 물건관계의 이면에 있는 인간관계를 바라봐야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인간관계보다 돈으로 형성되는 관계가 우선시되곤하는데, 가령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때를 생각해보자., 물건을 사는 소비자는 항상 왕대접을 받는 반면, 종업원은 항상 굴욕을 참아야한다. 사회적으로는 그렇게 굴욕을 참는 종업원을 '프로페셔널'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만연한 돈중심의 관계를 인간중심의 관계로 바꾸어 가는것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과정이 아닐까?싶다.

 

'돈'중심의 인간관계는 평등한 관꼐가 아니라 노예관계를 만드는데, 이주민 가정부가 그렇고 노동자들이 그렇다. 그리고 어느시대보다 더많은 진짜 노예들이 거래되고있는 현실...

이런 노예신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은 제도에 앞선 환대의 인간관계이다.

 

환대의 문화...

우리사회에서 점차 잊혀져 가고있는것 중의 하나인데,  

우리가 다시금 일상에서의 '환대'의 문화를 하나하나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이상은 이음에서 진행한 '활동가 간지 흐르다'워크숍에서 김현경님이 강의하신 내용을 들으며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정리한 것입니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