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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관람기

영화는 영화다라는 영화로 나의 말초적 폭력성을 한껏 자극시켜주신 장훈 감독께서 제2탄을 발표하셨다....

 

어차피 웰메이드 상업영화를 표방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사회적 의미부여는 그닥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다....걍 나한테 재미나고 즐거우면 장땡인 것이다....

 

사회적으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서 그럴수도 있고, 문화적으로 말초적인 폭력 이데올로기에 의해 조장되었을 수도 있고 원래 타고나길 그랬을 수도 있고....애니웨이......난 액션영화 매냐인지라......

영화는 영화다라는 영화도 무쟈게 재밌게 본터이고....그래서 의형제에 대한 기대도 꽤나 컸다.......

 

2월 7일 주일저녁 8시.....(예매를 당일오전에 시도한지라 그 전 영화는 모두 매진이었다......)

드디어 나의 문화적 폭의 확대와 삶의 질 고양을 위한 또 한차례의 인생햄볶아살기 프로젝트가 발동되었다

 

반칙왕부터 시작된 강호형에 대한 나의 애정지수는 이미 치솟을 대로 치솟아 있었고....전우치전에서 드뎌 나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된 동원이에 대한 애정도 한껏 물올라 있는지라 주인공만으로도 이미 행복이 뻐근하게 몰려와있는 터다.......

 

사실 사전정보가 전혀없이 본 터라 감동적인 가족 로망스면 어떡하나 하는 기우도 약간 있었으나(물론 감동의 파노라마를 싫어하는 것은 물론 아니나 그보다 액숀을 좀 더 좋아하는 터라.....)그 기우는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승엽이 횽이 홈런을 때려버린 것처럼 날아가버렸다.....

 

국정원 출신의 한규와 간첩출신의 지원......

그 둘의 계산적인 동거......

살을 섞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는 그들.....

상대방을 위해 날 희생할수도 있다는 희생정신의 무럭무럭 싹틈......

 

흠....재밌다.....하지만 여기서 끝내지는 말자.....

말그대로 '웰메이드'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나에게 충분히 의미부여할 거리들은 많이 있다....

 

이 드라마는 최근 친북인명사전에 찬란하게 이름을 드높인 찬욱이 형님의 JSA공동경비구역이나 제규형의 태극기 휘날리며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분단의 비극이 빚어내는 사람들간의 관계가 핵심은 분명 아닌거 같다....

 

그럼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고, 죄인도 없나니 하나도 없다....

 

슬픈 것은 이거다.....둘 중에 하나가 자기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면.....그들의 불편한 동거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거라는 거다.....그들의 우연한 만남자체가 이미 조직으로부터 소외된 상태였기에 가능한 거였다는 거다.....

 

사람은 사람을 이해할수 있으나 필연적으로 오해한다....

이해의 진동폭이 넓어지긴 위해서는 너와 나의 공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한규와 송지원은 우연적 상황에 의해서 공감의 폭을 넓힐수 있었고 그러하였기에 그들간의

인간애를 발현할수 있었던 게다......

 

여기서 질문하나.....

인간과 인간은 우연에 의해서 만들어진 시츄에이션에 의해서 구성되는 존재인가......

인간과 인간은 필연에 의해서 시츄에이션에 구애받지 않고 신념대로 행동하는 존재인가....

 

물론 그 답은 아무도 내릴수 없고 오랜 기간의 역사속에서도 검증받지 않은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합의가 필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모두가 나를 이해해주고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먼저 그렇게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크다.....ㅅㅂ....

 

내가 베푼 따뜻한 손길을 위협적인 당수로 받아들여버리면 이건 뭐.....답이 없는거다.....

 

전세계 사람들과 그렇다고 일일이 공감할 상황에 처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빼밀리들하고만 이빠이 공감하면서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일단 내가 나를 잘 모르겠는데.....어찌 남을 이해하겠는가.....

 

환경에 구애받으나 환경을 극복할 능력도 있는 인간들......그 군상들.......

지긋지긋하기에 그 애증을 버릴수 없는 존재들의 삶......

 

내가 햄볶으려면 내 가족도 햄볶아야 되고 내 친구들도 햄볶아야 되고 친구의 친구도 햄볶아야 되고 내 주면사람들 직장동료들하고도 햄볶아야 되고.....그럴려면 모두가 햄볶아야 되고.....

그래서 필연적으로 사회는 살기좋은 누구나 인간답게 살수 있는 그런사회가 되어야 하는거다...

일단 필요충분조건이 전제되어야 그 다음에 감정과 감정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 수 있는거 아니겠나

 

그래서 나는 살기좋은 사회를 오늘도 꿈꾼다....

 

결론 : 의형제는 재미있다........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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