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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래저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몇일전 친구들이 다녀간 이후 그렇고, 어제 이웃에 사는 귀농자의 집에
갔을때 더욱 그랬다. 나의 귀농 첫마음에 대한 애잔한 향수와 그때 내 마음에
대한 기억들이 하나둘 깨어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것들과 그냥 가야 할 것들에
대해 새삼 더듬게 된다.
젊은부부 둘이 사는 이웃집에 갔더니 토종옥수수가 한쪽 빈벽에 흡사 그림이 걸린듯 예쁘게
놓여있다. 창호지 문에는 말린 들국화, 여기저기 말린 산국과 찔레꽃열매들이 한자리
잘 차지하고 있다. 단아한 시골집을 그들이 살기좋게 알뜰하게 꾸민걸 보니 참 따뜻했다.
이지역에 온지 만 3년 된 이들.. 서로서로 바쁘다보니 이제사 한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다.
참 길기도 하지.. 여튼 그집의 아기자기한 시골냄새를 맡으며 요즘 가끔씩 고민하는 고민의
그 중심이 뭔지 다시금 꽝하고 내 머리를 두드렸다는 거..
뭐 딴건 아니고 알뜰살뜰 소박소박하게, 작은 아름다움같은 것들을 깜빡 잊었구나 싶었다.
만 4년 그간 무수한 일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선유를 낳고 키우는 것 그리고 직접 지은
우리집이 생겼고, 최교는 최교대로 동네목수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생명을 잉태하고 낳고
키우는 일 만큼 경이로운 일이 없지만 그 시간이 너무 정신없고 바쁘고 낯설기에 흐드러진 꽃의
빛깔, 알콩달콩 챙기면서 만드는 요리의 기쁨 같은 뭐 그런걸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집안 가득 여기저기 대충 쌓여있는 잡동사니들과 언제 정리했었는지 모르겠는 냉장고 안,
집안밖 가득 정리되어야 할 것들이 투성인데 나도 모르게 그냥 그대로 두고 보아왔던 널럴한
감수성(물론 이건 좋은 변화이긴 하지만, 너무 정신없는건 사실이다.)
내년엔 좀 달라지려나? 첫마음의 그 설렘처럼 모든것이 신비로운 낯섬의 순간으로 날
되돌릴 수 있으려나?바쁜거 잠시 잊고 그냥 흐르는 물처럼 걸리는게 있음 빗겨가고,
떠오르는게 있음 실려가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야지 하고 생각해본다.
휴~~ 살짝쿵 널럴해진 나의 여러조건들에 감사하고 감사하다.
베짱이들의 마을에 훌륭한 개미의 뒷받침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리고 미안하고 또 미
안하다. 조금씩 널럴해지고, 살짝 풀어지는 그런 시간이 왠지 올것 같은 좋은 예감도 떠오른다.
내년 컨셉은 아기자기 알콩달콩 거기에 설렁설렁 뭐.. 그래도 살아지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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