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나?

행인[노동3권 폐지하자고?] 에 관련된 글.

 

국회의원들 앞에서 조폭처럼 허리를 굽힌 박기성을 보면서, 자식에게 미국국적 포기를 종용하며 의원들을 대상으로 전화로비를 펼쳤던 정운찬을 연상한 것은, 자리에 대한 욕심이 사람을 얼마나 비굴하게 만드는가 하는 의문때문이었다. 국회의원 나부랭이 몇이서 국감장에 출석한 박기성에게 소신을 바꾸라고 하는 것 역시 웃기긴 마찬가진데, 아닌 말로 그 자리에서 노동3권을 운운하며 박기성을 다그쳤던 의원들 중 몇 명이나 노동 3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었는가?

 

자리를 지키기 위한 박기성의 애처로운 몸부림을 지켜보면서 또 하나 생각난 것은 이 정권이 1년 내에 일패도지할 것이라고 '예언'한 박원순이다. 개인적으로는 '법치'라는 말을 이토록 왜곡하는 정권이 박원순의 '예언'대로 일패도지하면 속이 다 시원하겠다만, 그 다음은? 단 한 번의 승리로 적을 매장시켜버린 후에 승리의 환호와 함께 샴페인 한 잔 원 샷 하고 나면, 그 다음은? 진보세력에게 대안을 가지라고 충고하는 박원순을 보면서 해주고 싶은 말은 다른 것이 아니다. 당신의 대안은 뭔가? 충고하는 거 빼고.

 

이 와중에 살갗이 부르르 떨리는 기사 하나 발견했는데, 중동 산유국과 중국 등이 기름값 계산을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방식으로 결재하고자 한다며 "달러가 조땠다"고 설레발치는 인디펜던트 기사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국내 각 언론에서도 매우 비중있게 이 소식이 다루어지고 있다. 관련국들에 따르면 향후 9년 내에 다양한 결재수단을 이용함으로써 달러를 배제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치게 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1000년 로마제국에 비하더라도 손색이 없는 100년 USA 제국의 위상이 이미 십수년 전부터 '예언'되어 왔던 것처럼 몰락하고 말 것인가 관심 집중이다. 부쉬가 이라크를 때릴 때 이미 그 배경에 후세인이 기름값 결재에 달러를 이용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 빌미가 되었다는 설도 있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엔 중동 산유국은 물론 중국을 폭격하지는 못할 거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도 날리면 모를까...

 

그러다보니 혹시 오바마(미국)가 전 세계를 향해 허리를 숙이면서, 그저 한 번만 살려줍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박기성이 의원들을 향해 그랬던 것처럼. 물론 그렇게 허리를 숙이는 이유는 미국이 가지고 있었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 때문이겠지만. 역시 박기성이가 허리를 숙인 이유가 자리보전을 위해서 그러하듯이. 근데 그런 날이 올라나...

 

아무튼 달러는 커녕 빚으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행인이 보더라도 이건 살떨리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이 일패도지 한다고 한들 이보다 더 충격적일 수는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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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6 14:33 2009/10/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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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 2009/10/07 12:16

    박원순 이사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표현의 자유와 'Governance(가버넌스)'가 없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정치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낀다”면서 “실용과 거리가 먼 인사시스템, 진정성 없는 서민행보, Governance의 부재 등을 비판했다. 'Governance'는 시민 다수가 이익집단, 시민단체, 언론 등을 통해 다차원적으로 참여하는 정치를 의미한다.박원순 이사는 “최근 영국에 다녀오면서 대중지성과 집단지성을 활용해 행정과 정부의 기능을 강화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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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 2009/10/07 16:29

    행인의 [그 날이 오나?] 에 관련된 글. 어제 포스팅에서 중동과 중국 등이 앞으로 달러 안 써보겠다고 했다는 기사를 소개했는데, 뭐 그래서 그랬는지 금값 폭등했다는 기사도 뜨고, 세상 참 흉흉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각하께서 '성공시대'에 걸맞는 휘황찬란한 미래를 예언하시어 관심 집중되고 있다. "머지 않아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하셨다는데, 돌아가는 판세로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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