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민 & 유무현

현현님의 [애국?] 에 관련된 글.

"애국시민"이란 말, 언제 처음 들었더라... 암튼, 희안한 것은 수구고 보수고 개혁이고 진보고 간에 이 애국, 조국, 민족, 요샌 국익까지 사안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되는 수사가 지극히 유사하다는 거다. 하긴 뭐 예전 전대협 집회에서 태극기 두르고 눈물흘리던 장면을 생각하면 이게 요새 들어 새삼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서도...

 

그나저나 뭐 애국이고 애족이고 할 마음이 생겨야지, 이건 개코나 나라사랑 좀 할라고 그래도 언제나 실망이나 주고 앉았으니 애국애족할 마음이 생기다가도 제풀에 사라진다. 게다가 애국애족할 분위기를 심상찮게 만들어주셔야할 분들이 수세미로 때미는 소리하고 자빠진 꼬라지들을 보이면 아주 이놈의 나라에 대해 깓뗌스러운 마음까지 솟구친다.

 

예를 들어 애국애족의 마음을 천정부지로 솟구치게 조장해야할 중차대한 위치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 애국애족에 불을 지르기는 커녕 찬물을 펑펑 쏟아붓는다. UAE를 방문중이던 노무현, 귀국 전 동포간담회에서 평택문제를 거론했다. 했는데, 그 표현이 참 거시기 하다. "억압된 사회, 권위주의 사회에서 자유로운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의 일부의 무질서, 갈등", 이것이 평택사건의 본질이란다.

 

얼핏 그럴싸한 이야긴 거 같은데 뜯어보면 볼수록 괘씸하기 짝이 없다. 노무현의 기본적 인식으로는 평택 일대에서 집회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행위는 일종의 "무질서"다. 또는 "갈등"이다. 그런데, 이 무질서 또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은 "낙관적"인 것이다. 왜? 어차피 이런 무질서 또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억압된 사회, 권위주의 사회에서 자유로운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의 일부니까. 그런데, 이처럼 "낙관적"인 "과정"을 누가 만들었나? 다름아닌 바로 자신, 노무현이란 이야기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 하면 지 스스로 낯뜨겁지 않을까? 토지수용과 관련한 적법절차를 송두리채 어기고, 위법한 행정대집행에 군사시설보호구역지정 같은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보상절차도 끝나지 않은 땅에다가 말뚝박고 토지측량 해대고... 사실은 이게 원천적인 무질서 아닌가? 반대로 해석하자면 이 같잖은 무질서유발행위에 대해 반발하고 저항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질서를 바로잡자고 나선 사람들이 아니겠나?

 

그렇다면 지금 노무현의 발언이 가지고 있는 함의는 그가 원하던 것과는 정 반대로 해석되어야하는 것이 맞다. 위법행위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는 국방부 등 정부가 사실은 "무질서"의 주범이다. 이런 "무질서"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분히 "자유로운 사회로 이행"하려하는 시민들의 의식과는 달리 "억압된 사회, 권위주의 사회"를 유지하려는 권력집단의 목적 때문이다. 따라서 이 상황은 전혀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되려 사회가 민주화된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소박한 희망이 사실은 헛된 몽상이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적일 수도 있다. 그 비관적 현실을 만들어 낸 사람은 다름 아니라 노무현과 그 일당들이다.

 

정신 못차리는 이 노무현만큼이나 열혈노빠 유시민도 제정신이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유시민, 자신이 가진 소박한 소원이 하나 있는데 그게 참여정부가 끝나면 그와 동시에 자신이 정치를 하지 않는 거란다. 내 살다 살다 유시민하고 나하고 같은 소원을 가지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같은 소원을 공유하고 있다니,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 이 땅에서 읍소정치, 신파정치, 구걸정치 같은 허섭한 정치플레이가 청산되기 위해서라도 이 웃기지도 않는 각종 허섭정치플레이를 창안하고 보급한 유시민은 앞으로 정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게다가 이 유시민,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일신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모든 물리적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고 자신의 신념을 피력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2004년 탄핵안 표결 당시 열우당이 물리력을 사용해 표결을 저지한 것에 대해 "몹시 후회"한단다. 유시민의 전형적인 허섭정치플레이를 또 보게 된다.

 

탄핵 당시 눈물 콧물 흘리며 거의 실신 직전의 상황을 연출했던 유시민, 카메라 앞에서 처참하게 구겨진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동정심을 자아냈다. "이건 쿠데타야"하면서 자기 표현대로라면 "휴지처럼 구겨져" 내동댕이 쳐졌던 유시민, 어찌되었건 헌재는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는 결정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탄핵에 참여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총선에서 휘청 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아예 쪽박까지 다 깨졌고. 그리곤 이제와서 유시민은 당시 지가 그 난리를 치건 치지 않았건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지가 잘못했다고 겸손까지 떨고 앉았다. 어디서 많이 본 시츄에이션이 아닌가?

 

대선때와 총선때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을 향해 노무현 찍어달라고 해놓고 나중에 민주노동당 개코나 뭐 한 게 있냐고 쌩까던 그 모습이 지금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하긴 지 버릇 개주겠나? 하던 짓 그냥 하는 거니까 뭐 그러려니 하겠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기에는 아주 그럴 수 없는 발언까지 해버리고 만다, 이 유시민이...

 

"모든 물리적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는 비폭력평화주의자 유시민이 평택시위와 관련해서 구속된 사람들에 대해 "폭력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동시에 "정부가 평택서 미군철수 주장하고 미군기지 반대하는 분들 집회를 불허하거나 예비검속으로 잡아 넣지 않는다"며 죽봉들고 폭력행사한 시위대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다. 국회의원 되고 보건복지부 장관씩이나 하게 되니까 이젠 지가 그 자리에 서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까먹나 보다.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린 개구리, 아니 잊어버리고픈 개구리 유시민...

 

최소한 폭력행사에 대해 비판을 하려면 평택건에 대해서만은 어설픈 양비론이라도 했어야 옳다. 집회불허했잖아, 정부가. 그거 집시법을 경찰이 지들 멋대로 해석하고 적용한 거잖아. 니네 당 임종인 의원조차도 경찰이 집시법 위반하고 있다고 하잖아. 임종인이 변호사출신이잖아. 실질적인 "예비검속" 했잖아. 영장도 없이 오밤중에 남의 집 가택수색 하면서 사람들 내놓으라고 협박했잖아. 유시민이 "폭력"에 이토록 철저한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지가 단상점거한 것도 물리력 행사였다고 자아비판을 할 정도면 정부가 저지른 이 엄청난 폭력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 지가 썼던 "항소이유서", 요즘은 안 읽어보나? 그거 다시 들여다보면 요즘 하는 짓이 쪽팔릴 거 같아서 그런가?

 

이런 분들이 대통령입네, 장관입네 하면서 국민들에게 협박질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국하고 싶은 마음 눈꼽만치도 생기질 않는다. 언젠가 웹서핑을 하다보니 대추리 유혈진압과 관련하여 미군기지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국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迷國 어떤 대통령의 말씀을 주옥같이 섬기면서 일장훈계하는 블로그를 본 적이 있는데(줸장, 찾지를 못해서 링크를 못시켰다) 지금 노무현과 유시민이 딱 그 얘기를 하고 싶은갑다.

 

그러나, 웃기지 마시라다. 지난 반세기 이상, 적어도 행인이 학교라는 곳을 다니기 시작한 후에도 지금까지 줄곧 들어왔던 저 고상한 금언은 적어도 지금 한국땅에서는 반대로 적용해야만 한다. 인민들이 그동안 국가를 위해 스스로 뭘 할 것인지를 고민받도록 강요되던 가운데 국가가 인민들을 위해 한 일이 뭔가? 조금만 더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했고, 국가사업을 위한 것에 희생하라고 했고, 이젠 농사짓겠다는 사람들 다 내쫓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인민들이 희생봉사하면서 해주던 대상이 과연 이 인민들을 아우르고 감싸안아줄 국가였던가 아니면 그 국가 고위층에서 한가닥 하는 일부 권력자들이었던가?

 

이제 그만 화끈하게 본색을 드러내기 바란다. 갑사마 김용갑이나 갑빠 조갑제나 묵사마 정형근 처럼 솔직하게 제 색깔을 드러내란 말이다. 노무현이나 유시민이 대놓고 "사실 저는 갑사마, 갑빠, 묵사마 등과 같은 종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훨씬 정직하다. 괜히 자유주의자니 어쩌니 하면서 뭔가 그럴싸한 포장질로 본색 감추지 말고. 권위주의의 청산이니 어쩌니 하면서 수작질 하지 말고. 너덜이 그따위로 하고 있는데 애국할 맛이 나냐, 맛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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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5 11:56 2006/05/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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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무현이는 일단 치우고... 유시민씨는... 중학교 때 이후로 이를테면 팬이 됐던 사람... 그리고 대학가서 항소이유서를 읽고, 아 그렇구나 했던 사람... 군사정권의 녹화사업에 반대하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 이라고 기억 했는데, 이제는 지가 말했던 자기 프로필에서 "첫경험은 25세 때, 상대가 누구였는지는 말할 수 없다" 라는 것 빼고는 기억 조차 안 나는 사람... 그 사람이 했던 한 마디가 "사람은 나이 들어갈 수록 안정적인 것을 원하고 보수화 되게 되어 있다" 이 한마디로 그냥 싸X기를 날려 버리고 싶던 사람... 이었다죠... 에이~ 유시민이 >_< 괜히 츄리닝입고 설칠 때 부터 알아봤다~ 궤변의 갑옷을 입은 투사같으니라구 ㅠ.ㅠ

  2. 난 한국사회의 우파가 애국자들이었으면 좋겠다.

  3. 쉬!! 조용...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하는 국민교육헌장이 생각이 난다. 즐^^

  4. 앗, 이번 글 제목 멋지구리삼삼

  5. 아주 시원해용! 아주 좋아용! 저 손 좀 팍팍 눌러줘야겠어용!

  6. 에밀리오/ 변했으면 변했다고 솔직히 얘기라도 해줌 좋으련만, 이사람 괜히 어정쩡한 스탠스로 사람들 우롱하니까 더 열받아요.

    말걸기/ 내말이... 이젠 애국질까지 좌파가 대신해주고 앉아있어야 하니 신경질나서...

    choyul/ ^^;;;

    현현/ 저거 그냥 "노유무시현민"이라고 해버릴 걸 그랬나여?? ^^;;;

    붉은사랑/ 그런데 정작 글 쓴 저는 가슴이 답답해요... ㅠㅠ

  7. 행인// 좌파가 대신해주니까 버릇 안 좋아지는 거에요. ㅋㅋㅋ

  8. 조커/ 헉... 얘네들 버릇을 우리가 망쳤군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