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의 첫 일성

행인님의 [한 법학도의 평택관련 법률분석에 대하여] 에 관련된 글.

총리업무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문제가 되었을 평택 미군기지이전사업에 대해 한명숙 총리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 적극적 폭력행위를 한 경우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먼저 글에서도 간략하게 분석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사태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가 아니었다. 설령 경찰의 진압이 행정대집행의 일환이었다고 백보 양보해서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집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경찰의 물리력 행사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다.

 

도대체 "적극적 폭력행위"가 뭘까? 곤봉과 방패로 거동도 불편한 노인네들을 치고 받는 것을 보고 눈에 불똥 튀기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이 이야기 하면 누군가는 틀림없이 먼저 죽봉으로 때리고 오물 투척했잖느냐고 항변할 것이다. 13000명의 전의경이 개미떼처럼 새까맣게 몰려들고 그 와중에 수백의 용역깡패들이 주먹다짐을 하면서 들어오는데, 어떻게 할까?

 

총리로서 경찰청장 등 앞에 서서 뭔가 그럴싸한 말씀을 하셔야 하는 중압감도 있었을 거다. 그러나 일국의 총리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와 "적극적 폭력행위"라는 말을 이렇게 선별조차 하지 않고 거침없이 남발하시는 모습, 완전 깓뗌이다. 이게 당신이 말한 "소통과 화합의 기운이 봄철 꽃향기처럼 번져가게 노력"하는 모습인가?

 

"패어진 골을 메우고, 상처난 곳을 어루만지고, 등지고 돌아선 사람들의 손을 맞잡게"하는 정치를 하시겠다더니, 골을 패다 못해 철조망까지 둘러치게 하고, 상처난 사람을 아예 골로 보내고, 평생 땅 가꾸고 흙 만질줄밖에 모르던 사람들에게 아예 등을 돌려버리는 이 행위는 뭔가? 부끄럽지 않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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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6 00:14 2006/05/06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