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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근 일련의 학술 모임들이 공통적으로 젠더, 특히 여성과 일 혹은 가족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주제가 하나로 집중되었다고나 할까...

 

1. Katheleen Cloud (Univ. of Illinois) :  부양의 딜레마를 맞아 -여성의 재생산 능력과 권리

 

- "여성" 경제학자의 눈으로 현재 전세계적인 차원의 "저출산" 문제를 조명.  출산이 단순히 출산 그 자체 (bearing)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양육 (rearing)이 더욱 어렵고 중요한 문제 (인적 자본, human capital의 관점에서)라는 점에서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지적. 

-  개인으로서 여성은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고, 한편 사회의 장기적인 생존은 여성의 재생산 능력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딜레마가 존재.

- 버뜨, ... 이 할머니는 출산에 대한 "개인적" 보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도대체 어떠한 사회적 맥락이 출산을 어렵게 하는지, 과연 출산의 지속성 보장이 어떠한 가치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여성"경제학자의 눈이라기보다는, 여성 "경제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해석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2. 하버드 총장, 로렌스 서머스의 "도발적 발언"

 

벌써 몇 달 (?) 은 된 거 같은데 잘 나가는 경제학자였던 하버드 총장이 학술컨퍼런스에서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다르고, 업무 몰입에 대한 사회화가 다르다는 것을 제기해서 큰 스캔들이 되었음. 즉, 대학 고위직에 여성이 없는 것은 차별 말고도 여성의 동기 부족, 혹은 생물학적 차이가 일정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도발적" 문제제기 (이를 확신한다기보다는, 이런 식의 문제제기를 통해 연구와 토론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는 의미에서 본인 스스로 provocative 라고 표현). 이후 하버드 안팎에서 난리가 벌어졌고, 급기야 어제 저녁 인문과학대 (Faculty of Art and Science) 교수 회의에서 불신임안을 가결시킴. 이것이 강제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버드 역사상 처음 있는 사건으로 매우 상징적이라고 함. 그동안 보스턴 글로브, 뉴욕타임즈에서도 "women in science"라는 주제와 서머스의 행로를 지속적으로 다루어옴

 한국 상황을 보자면 그다지 수위가 발언도 아니기 때문에 (ㅡ.ㅡ) 별 신경 안 쓰고 있었음. 다만, 이를 기회로 부쩍 남녀의 차이가 생물학적인 것이다, 사회적 학습의 결과다.. 뭐 이런 논쟁들이 오르내리는 걸 보면서 이러한 연구의 의도를 의심... 흑인, 유대인, 여성의 열등함을 입증하고 백인, 게르만인, 혹은 남성의 타고난 우월함을 입증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던 20세기 초반의 과학자들이 떠올랐음.

 



3. 모자보건학회에서 날아온 홍보 메일 한통

 

"한국모자보건학회에서 “1. 2. 3 운동”을 전개 하고자 합니다.  “1. 2. 3 운동” 이란 “결혼 후 1년 이내에 임신해서 2명의 자녀를 30세 이전에 낳아 잘 기르자” 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20대 자녀 30대 재산”이란 우리나라 선조들이 속담처럼 더 젊고 건강한 나이에 아이를 출산해서 건강하게 키우자는 운동입니다.   “1. 2. 3 운동”이 우리나라의 저출산과 고령임신 증가에 대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1. 2. 3 운동”의 이론적인 근거와 대책을 위하여 세 가지의 심포지움을 준비하였습니다.

 

심포지움 1     왜 두 명의 자녀인가?                                    좌장 신 유 선


무자녀ㆍ외동이ㆍ형제의 장단점 :  한양의대 신경정신과 안동현

외동이의 특징과 부모의 양육태도 :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도미향


특 강


인공임신중절수술 실태조사 중간보고 :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안형식



심포지움 2     왜 30세 이전에 출산을 마쳐야 하는가?   좌장 이 홍 균


산모연령별 저출생 체중아 출생율 : 대구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정한

고령임신의 위험 및 바람직한 어머니의 출산연령 : 연세의대 산부인과  서  경

산모연령에 따른 수태능력 : 순천향의대 산부인과 최규연 


심포지움 3     1.2.3 운동의 성공적인 수행방향                          좌장 장 순 복


소아청소년과의 관점에서 본 문제점 해결방안  :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소아과 신손문

산부인과의 관점에서 본 문제점 해결방안 : 한양의대 산부인과 박문일

저출산 대응정책의 방향 : 국회의원 안명옥

정부의 저출산 대응정책 : 보건복지부 인구가정심의관 박하정

 

여성가족부 (이름도 맘에 안 들지만)는 도대체 어디 있나? 어째 여성의 출산 문제가 정신과, 산부인과 의사들의 전문 분야가 되었는지... 과연 작금의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여성"(생물학 존재가 아닌 사회적 존재로서)이 안중에 들어있기는 한 건지.... 

 

4.오늘 아침의 journal club - Marriage and baby blues : gender equity in academy

학술 분야에서의 성평등의 문제를 주로 여성의 대학 정규 교수 비율 등으로 측정하고는 했는데, 과연 이것이 전부냐.. 이런 문제제기에서 출발.

미국에는 박사학위 취득자의 10% 정도를 표집하여 매년 추적조사하는 코호트가 있단다 (우리나라 학술진흥재단 같은 곳에서 하는). 이 자료와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 여성/남성, 6세 이상의 자녀 유/무를 기준으로 4군으로 구분하여 박사학위 취득자 중 정규 교수 트랙 진출 비율을 비교한 결과.... 여성 중 기혼 + 6세 미만 자녀 있는 비율이 41%, 남성의 경우 69%으로 나타남 (남성의 경우 어린 자녀가 있는 기혼 상태일 때 오히려 직업 경력이 유리하게 나타남).

- 주당 노동시간을 비교한 결과,

  6세 미만 자녀+ 기혼 + 여성 = 51(업무) + 15(가사) + 36 (돌봄) 시간

                                   남성= 56           + 12           + 20

  자녀 없는 여성 = 60 + 11 + 8

  자녀 없는 남성 = 59 + 11 + 9

- 가족 구성이 업무 성취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 업무가 가족 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본 결과.... 여성이 박사학위 취득 후 정규교수 트랙에 오를 경우 동일 조건 남성에 비해 결혼할 가능성이 50% 낮으며, 6세 미만의 자녀가 있을 확률도 61% 낮고, 심지어 이혼할 확률은 144% 높음 (정규 교수 트랙 아닌 여성 연구자에 비해서도 75% 높단다) ㅡ.ㅡ

- 이런 결과들을 볼 때 연구자들은, 단순히 대학에서의 정규 교수 임용 비율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며 이러한 직업 성취를 얻기 위해 여성이 사회와 가족 구성에서 감당해야 하는 고통에 대해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

 

헥..... 익히 짐작이야 했지만, 막상 숫자로 보니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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