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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처지나 입장이 바뀐 것을 두고, 세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 1.

나도 옛날에는 골프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것도 많이 대중화되고 예전처럼 색안경 끼고 볼 필요가 없더라구.....

 

사람 2.

골프치는 사람 나쁘다고 이야기하고픈 건 아니죠.

다만, 소위 보건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심한 환경 오염을 야기하는 골프를 하면서까지 제 건강과 즐거움을 얻고 싶지는 않을 뿐이예요.

(근데, 정말 골프가 대중 스포츠인가요? 4만명부터 300만명까지 그 추정치도 다양하더만,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제 주변의 어느 평범한 노동자도 가본 적이 없던데요. 물론  '교수 사회', '의사 사회'에서야 진작에 대중화되었지요.)



한발 더 나아가면, 

시대의 변화를 추스르지 못하는 고루함, 유연하지 못한 사고를 문제 삼기 마련이다.

 

사람 1.

그래도  스키까지 안 타겠다는 건 너무 경직된 사고 아닌가?

그렇게 자연 파괴에 반대하면 공장도 짓지 말고 집도 짓지 말아야지?

 

사람 2.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무엇이 필수재고 아닌가는 트레이드 오프가 필요한거죠.

그 산에 살고 있던 사람과 나무와 풀과, 작은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스키가 인생의 중요한 낙이라면, 그리고 미국만큼 땅이라도 무지하니 넓으면 판단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잔인하게 도려내진 산기슭과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조명에 저는 기가 질렸답니다. 저렇게 뭔가를 심하게 파괴해가면서까지 즐기고 싶지 않을 뿐이예요.

(동해시에서 파견 근무를 할 때, 밤늦게 서울로 환자 호송을 다녀오다 멀리서 마주친 스키장들의 기괴하고 살풍경한 모습들을 잊을 수 없답니다.그 기억을 안고도 즐겁게 놀기는 힘들죠...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이야기해도 할 말 없어요. 근데, 스키장 짓는 것과 공장 짓고 집 짓는게 과연 비교 가능한 내용인가요?)

 

그 밖에 사람 2의 속마음

가난한 집에서, 가난한 서울 산동네에서 자라서 언감생심 수영조차(!) 배워본 적 없구만요. 동네에 수영장이 있길 하나요. 그렇다고 시골처럼 헤엄쳐 놀 개울가가 있길 하나요...

대학 가보니 피아노 못 치는 여학생이 없다는 사실에 경악하기도 했더랬죠. 

어려서 안 해 본건 나이가 들어도 낯설게 남습니다.

이런 사람한테 스키나 골프도 한 번 해보자는 권유는 논리를 떠나... "정서적으로" 지나친 요구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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