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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possessed

일전에 네오님이 추천해주신 The Dispossessed 를 오가는 셔틀버스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드뎌 어제 끝이 났다.  LeGuin 의 빛나는 명성이야 익히 들어왔지만 사실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

 

상반된 두 세계- Urras와 Anarres 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면서 들었던 몇 가지 짧은 단상.

 

- 자본주의.... 참 낯설구나.

한 사회 안에서 넘치는 부를 향유하는 계층과 다음의 끼니조차 걱정하는 계층이 함께 산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인가. 서비스를 받는 계층과 서비스를 이를 제공하기만 하는 계층. 집이건, 장신구건, 음식이건, 옷이건.. 심지어(!) 지식이건 돈으로 환산되고 거래되는 사회... 다른 계층 간에는 서로 소통의 기회조차 없거나, 혹은 소통하지 않으려 하거나, 소통한다 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회...

그리고 이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회....

 

- 아나키스트로 살아가기, 모든 권력에 저항하기.... 참 힘들구나.

그 어떤 권위나 억압적 지배기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이루어 살아가려 해도 사회라해도, 삶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존중', '자발성' 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조율하는 기구가 존재하기 마련. 때로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지나친 도덕적 강박, 내적으로 강제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기도 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또다른 권력으로 성장하면서 아나키스트의 '혁명성'을 거세시키기도 하더라.

 

- 사실, Urras 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았다. 다만 당연함을 낯설게 여기는 스스로에게 당황했다고나 할까?

그 곳에서 벌어진 the dispossessed의 저항과 Dr.Shevek의 가슴을 울리는 연설도 그리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었다.

그러나... Anarres 사람들이 그 척박한 땅 (이 곳은 Urras의 달)에서 오로지 연대의 정신, 인간에 대한 믿음만으로 '버텨나가는' ... 그리고 물질 세계에서, 정신 세계에서 좌절하는 모습들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주었다. 흑.........

 

누가 the dispossessed (빼앗긴 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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