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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예술?

며칠 전에 미국에 계신 '나무와 숲'님한테 내년도 달력을 선물받았다.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에서 프리다 칼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거기서 구입한 거라고 친히(!) 소포로 보내주셨다. 아마도 우편요금이 달력값 두 배는 들었을 것으로 짐작... 샘.. 쌩유 ~~~ ------------------------------------------------------------------- 고마운 맘을 전달하고자 아직 3달 (겨우 세달 남았다!!!) 남은 달력을 미리 걸고 설정 삼아 사진을 한장 찍어보았다. 그리고, 찍는 김에... 사망을 목전에 둔 내 디카로 집안에 있는 다른 작품(?)들도 기록으로 남겨두자는 생각이 들어, 나름 이것저것 찍어보았다. 조명도 그렇고 배치도 그렇고... 별다른 설정 없이 그냥 대충 찍었다. 귀/찮/아/서/ * 먼저 방문에 걸어본 프리다 칼로 달력이다. 보풀이 신년 연하장과 함께 보내주었던 프리다 칼로 마우스패드까지... 어쩌다보니 한 셋트가 되었다 ㅎㅎㅎ 프리다의 포스가 하도 엄청나서 눈마주치면 깜딱 놀랄 지경...


* 왼쪽의 '생각하는 고양이'는 아바나의 골목 갤러리에서 사온 것이고, 오른쪽 그림은 (사진상 잘 안보이지만) 모래를 뿌려 만든 멕시코 전통 문양으로 내평생 본 박물관 중 쵝/오/라 할 수 있었던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에서 구입한 것이다. 액자는 동네 마트에서 5천원 주고 산 것. 배경에 좀더 질감 있는 종이를 깔았으면 좋았을 걸, 우글쭈글하다... ㅎㅎ * 집들이 때 선물받은 스탠드와 벽시계... 마티스 그림을 배경으로 깔고 있는데다, 바늘도 아주 유려하게 움직이는 첨단 멋쟁이 시계...조명도 의자 색깔이랑 어울려 은근 멋지다... (저 아래 지저분한 식탁 풍경이 안 나와 정말 다행) * 작년엔가... 서울 역사 박물관 앞에서 친구들 만났다가 충동적으로 (?) 관람하고 구내매점에서 구입한 엽서. 춤추는 모습과 색감이 진정 예술이다!! 근데 옆에 굴러다니는 CD case 의 노라 존스 모습은 어째 호러...ㅡ.ㅡ * 역시 집들이 때 선물받은 앤틱 스타일의 하얀색 협탁과, 검은 색/노란 조명이 인상적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다. 6월에 시카고 학회 갔다가 아트 인스티튜트 들러 구입한 미니도판... 의자와 액자, 은근 부조화 속에서 공허함이 극대화된다고나 할까... 후진 후방 조명 때문에 사진찍는 모습이 그대로 다 비쳤다... 저건 뭐냐.... * 작년 브라질 출장 갔을 때 시장에서 구입한 목각 패널, 오스트리아 벨데베레 미술관에서 샀던 에곤 쉴러의 '소녀와 죽음' 엽서.. 그 옆에는 역시 집들이 선물로 받은 지구본이다. 어두워지면 야광으로 별자리가 나타난다. 울 엄마는 저 목각의 할매/할배가 왜 담배를 꼬나물고 있냐고 싫어하신다 ㅎㅎ * 나름 탄생 별자리인 '게자리'를 형상화한 퍼즐이다. 울 오빠가 '저 여자는 왜 먹을 거 위에 올라앉아 있냐?"고 해서 모든 이들을 홀딱 깨게 만들었던 문제작... 아름다운 꿈을 꾸겠노라 침대 발치에 걸어두었지만, 여전히 갈락틱 스페타클 어드벤처... * 쿠바에서 친구가 된 오리엘비스가 한국에 오면서 선물로 가져온 영화 포스터.. Julia 의 설명에 의하면 저 영화 '저개발의 추억'이 엄청난 수작이란다... 꼭 봐야 한다는데 아직 기회가 없네... 그나저나 이 양반들한테 연락한다는게 벌써 몇 달이 지났네... * 집들이 선물로 JK가 건내준 선물이다. 인도네시아 출장 길에 사온 것이라는데, 평소 그녀의 귀차니스트 행보를 볼 때, 저걸 들고 대전까지 왔다는 것은 가히 칭송받을 만한 일이다. 화장실 맞은 편 벽에 걸어두었는데, 볼일 보고 나올 때마다 깜딱깜딱 놀란다... ㅎㅎ * 액자는 많은데, 전세 집 벽에 못을 박을 수도 없고, 딱히 장식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저 멋진 그리스 조각 엽서는 세탁기 위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옆에 나란히 놓인 세제들의 모습이 참... 남자 머리채를 잡고 있는 여신의 모습과 세탁기가 어째 묘하게 어울린다는??? * 시계 선물에 딸려온 부록이다. 곧, 저런 황량한 날들이 돌아올 것이다. 이미 마음은 저렇다... 배경으로 꽂혀 있는 Du Bois 의 평전... 결심한지 2년이 넘도록 표지 한 장 넘겨보지 못했구나..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는 걸까? * 미국을 떠날 대 SY 와 JY 이 선물해준 것이다. 셔틀버스에 내려 걷곤 했던, John's gate 모습이다. 과연 저 시절이 내 인생에 존재했기나 한 건지 요즘 의심스럽다... 어쨌든,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 포르투갈의 세라믹은 그 명성이 자자하다고 했다. 올해 초 리스본에 출장갔을 때 샀는데, 행운을 상징하는 수탉이 아침마다 나의 상쾌한 하루를 열어주길 바라며 방문에 걸었으나 효과는 없다. 나의 에너지를 앗아가는 건지, 자도자도 졸립기만... 원... 하나하나 돌아보니 이런저런 사연들과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동안 잃어버린 많은 엽서와 그림과 포스터들... 그들과 함께 내 삶의 일부도 사라진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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