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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진보신당]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주세요!

원래 지난 주에 썼는디, 발간이 한 주 지연되어 이번 주에 업로드가 되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내 차례가 돌아오는 것 같다 ㅜ.ㅜ 지난 2주는 영리법인 도입 문제로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에 기고글과 칼럼들이 그야말로 폭주했었다. 그래도 이분들 마이동풍이니... 참 미치겠다. 이 와중에 좀 당황스러운 것은, 진보신당이 제시한 올해의 4대 중점의제에 보건의료 사유화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주에 더 논의를 한다고는 하는디... ㅡ.ㅡ -----------------------------------------------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한 증권사 광고 기억나세요? 모두가‘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던! 부화뇌동하기 쉬운 세상에서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로망을 드러낸 좋은 광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분들을 보면서 과연 이러한 평가가 적절한 것이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광석화와 같은 손놀림으로 종부세를 순식간에 무력화시켰던 그 분! 홀연히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나 베이브 루스가 홈런 방향을 지목하듯 단호한 의지로 의료민영화의 한길로 매진할 것임을 밝힌 그 분, 그리고 그 절친들! 지난 한 주 동안 그 분들은 예의 그 능수능란함으로 ‘의료민영화’ 논의를 다시 전면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잠깐 바깥으로 눈을 돌려 볼까요? 요새 뉴스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국의 경제위기 상황과 오바마 정부의 다급한 대응 정책들이 소개됩니다. 한국에서 주로 보도되는 내용은 다우 지수 동향, 은행이나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구제금융 등이지만, 미국 내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개혁은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주최한 ‘보건의료개혁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에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의료제도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던 바로 전 날입니다.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미국인들의 시름은 깊습니다. OECD 국가들 전부를 다 합친 것에 맞먹는 천문학적 의료비 지출, 하지만 대한민국 인구수에 버금가는 무보험자의 수, 쿠바와 비슷한 평균 수명, 영아 사망률... 우리가 이미 ‘식코’라는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바로 그 문제들 때문에 말입니다. 바다건너 미국인들이 그토록 벗어나고자 하는 (하지만 잘 안 되는!) 이 골칫덩이를 한국사회에 얼른 들여오지 못해 안달이 난 분들의 신심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하나같이 많이 배우신 분들이니 그 명성을 모를 리 없을텐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 교수의 쓴 소리는 왜 못 듣는 척 하는 걸까요? 사보험 중심, 영리화된 보건의료 체계는 건강권 문제를 떠나 경제학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 말입니다. 한 국인으로는 국제기구의 첫 선출직 수장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고(故) 이종욱 박사를 기억하시나요? 국내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고인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에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위원회’라는 특별 기구를 설립했습니다. 그 위원회는 건강 불평등, 이와 관련된 세계 각국의 보건복지 정책들을 종합하고 학자, 정치인, 시민사회, 다국적 기업 등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2008년 말에 최종 보고서를 출판했습니다. 많은 중요한 내용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보건의료 서비스는 필수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에 시장에 방임해서는 안 되며 형평성과 공공성 진작을 위해 공공 투자, 국가 규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반기문 씨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유엔의 산하기구이면서, 또 역시 ‘자랑스러운 한국인’인 고 이종욱 박사가 수장을 맡았던 국제기구의 ‘공식’ 보고서에서 말입니다. 이제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그 보고서의 권고를 따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신심으로 가득 찬 한국의 그 분들이야 그 따위(!) 움직임에 부화뇌동할 리가 없겠지요?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분들이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좀 따라 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 다른 나라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좀 둘러보고 ‘눈치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이지요. 지구촌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의 파산을 이야기하고, 심지어 그린스펀 같은 이조차 (이제 와서야) 그 길이 잘못된 길이었음을 고백하는 마당입니다. 소신과 ‘쇠귀에 경읽기’가 백짓장 한 장 차이 일수도 있다는 위험한 허무주의가 평범한 당원의 마음을 휘젓는 우울한 한 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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