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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모자라지만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speculative fiction

무려 작년(!)에 본 영화랑 책들의 기억...

 

#. 르 아브르 (Le Havre). 아키 카우리스마키 (이름이.. 흑... ㅜ.ㅜ) 감독, 2011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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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라고 질문했던 서경식 교수에게 답해주는 작은 (?) 판타지 영화...

아저씨가 밖에 나다니지 말라고 했으면 집에 가만히 있어야지, 꼬마는 왜 자꾸 돌아다녀서 동네 사람들이나 보는 관객들이나 애를 타게 만드는 거여....  이게 호러영화였으면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될 만한 배역.. ㅡ.ㅡ

 

영화가 어찌나 훈훈하고 따뜻한지, '에이,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냥 벗어나고 싶지가 않더라니....

구두닦이 아저씨의 의외로 대담한 행동과 마을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공모', 그리고 뭔가 사연을 숨겼을 것만 같은 핑크팬더 경감 아자씨의 애매한 행동.... 심지어 불치병마저 나아버리는 기적...... 와우 ㅋㅋ

 

그래, 영화가 주는 위로가 이런 것이라면 기꺼이 대 환영!!!!

 

#. 세 얼간이 (3 idiots). 라지쿠마르 히라니 (이 이름도 ㅋㅋ) 감독, 2009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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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촌스러운데, 묘하게 너무 익숙하고 너무 웃겨 ㅋㅋㅋㅋ

아, 그리고 훈훈해서 미칠 것만 같아 ㅋㅋㅋㅋㅋ

"알 이즈 웰"

그래, 유느님 노래처럼 '말하는 대로'... 모든게 잘 될거야....

 

 

#. SF 명예의 전당

 

SF 명예의 전당 3 : 유니버스
SF 명예의 전당 3 : 유니버스
로버트 A. 하인라인 외
오멜라스(웅진), 2011
SF 명예의 전당 4 : 거기 누구냐?
SF 명예의 전당 4 : 거기 누구냐?
존 캠벨 외
오멜라스(웅진), 2011

 

수 년 (?) 전에 작업하다가 경제위기 때문에 엎어진 줄 알았던 번역 프로젝트가 갑자기 지난 여름 되살아나서 나를 식겁하게 만들었음. 어영부영 무사히 마무리가 되고 심지어 연 내에 떡하니 책이 나오다니 깜놀...

편집자 짱!!!

 

번역자 소개에 가명을 올릴까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본명으로 했는데 전작 번역서들 소개가  완전 웃김... 사회역학, 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 이건 뭐 갈짓자 행보의 전형이랄까??? ㅋㅋㅋ

 

진짜 명작들이여....

특히 '기념할 만한 계절 (vintage season)'은 몽환적이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감도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

'방황하는 씨멜의 연가' 또한 묘~한 분위기...

웰즈의 '타임머신'은 이렇게 음습하고 무거운 작품이었나 새삼 놀랐음..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타임머신은 이렇지 않았다구.. 흑...

그리고 '두 손을 포개고'는 완전 후덜덜....  이게 어떻게 50년도 전에 쓰여진 글일 수 있을까.....

 

내가 번역한 '얼간이들의 행진'은 사실 '꼬인' 작품이라서 자칫 독자들이 오해를 할 수도 있는데, 해설이 좀 추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 문장 그대로 독해한다면 우생학적 편견으로 가득찬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지능 높은 숨겨진 엘리트들과 소위 '얼간이'들의 행태를 비교해보면 진정으로 누가 더 인간다운가 쉽게 판단할 수 있다네.... 실제로 이 얼간이 (moron)이라는 단어가 우생학적으로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스티븐 제이 굴드가 Mismeasure of Men 에서 비판한 바 있고, 저자 콘블루스는 유태인으로 이러한 우생학/인종주의적 차별의 피해자.....

또 다른 번역물 레스터 델 레이의 '대담한 신경'은 아직 상용화된 핵발전시설이 나타나기도 전에 그곳에서 발생한 사고와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주 실감나게 그렸는데, 마침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내다본 것 같은 신묘한 예지력 ㅋㅋ 하지만, 소설에서는 베테랑 외과의사와 영민한 신출내기 의사의 활약을 통해 모든 일이 다 잘~ 마무리된다는게 차이....  현실은 이렇지 않았지......ㅡ.ㅡ

 

SF 는 그야말로 speculative fiction....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사고 실험, 더 많은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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