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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3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4

 

아침 챙겨 먹고 뉘른베르크 재판소. 날씨가 매우 을씨년스러움 ㅡ.ㅡ
내가 기억하는 뉘른베르크는 의학윤리 관련 강좌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 유명한 뉘른베르크 재판, 그리고 미국 살 때 보았던 이 재판을 다룬 영화... 영화로 처음 접할 때 의외로 재판정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남.. 너무 당연히 나치가 잘못한 건데 무슨 재판까지 하나..  이런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듯..
한국에서 친일부역자에 대한 처단이나 일제의 만행에 대한 공식적 단죄의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이후 독재정권의 쿠데타 음모들 마저도 얼렁뚱땅 넘어갔던 역사, 심지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쌍소리마저 나오는 마당에 사실 재판이라는 공식 절차를 거쳐 전쟁범죄를 처벌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 같음...   실제로 여기에도 도쿄 전범 재판 일부 사료를 전시해놓았는데 큰 대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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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들은 시켜서 했다 뿐 아니라, 이것은 전승국이 주도하는 편파적 재판임을 주장하거나, 혹은 당시 연합군의 일부인 소비에트 군대의 학살 만행을 언급하며 재판의 정당성 자체를 훼손하려 했음
혐의는 네 가지를 다루었는데, 1) 전쟁 모의 참여, 2) 실제 전쟁 실행, 3) 전쟁 범죄 연루, 4) 반인륜 범죄 연루.. 그런데 4가지 혐의가 당연히 셋트로 갈 것 같지만 의외로 한 두 가지만 인정된 경우가  있고 형량도 생각보다 낮았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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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정의 보존 뿐 아니라 재판을 둘러싼 세계 정세와 반응에 대해 많은 자료들을 빼곡하게 모아두었는데, 뜻밖에 관람객이 많아서 놀람. 전시관에는 놀랍게도 독일어만 써 있음 ㅋㅋㅋ 그래서 무료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주기는 하는데, 음성 재현 같은 거는 또 잘 안 되어 있음.
내 평생 다녀본 전시관 중에 글씨가 제일 많음.. 야 이럴 거면 그냥 책을 걸어놔라.... 관람객들이 그거 다 읽거나 듣고 지나가려면 시간이 엄청 소요되어서, 동선 정체가 엄청 심하고 작은 전시관인데도 한참이나 걸려서 관람을 마침..

 

점심에 찾아간 그리스 식당은 동네 맛집... 진짜 사람도 많고, 음식도 맛남 ㅋ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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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리 먹고 나치전당대회장으로 이동. 나치식 경례를 연상시키는 돌출 부위가 인상적인 어두운 건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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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유독 사랑했다는 도시 뉘른베르크, 왜일까 했더니만 제3 독일 제국을 열망했던 이 미친놈이 과거 독일제국의 영화가 남아 있는 곳을 선택한 거였음.  우리는 독일제국의 전통 계승자라는 것이지..
와, 여기는 또 왜 일케 글씨가 많아 ㅠㅠ 진짜 사진 하나에 글씨 한 바닥... 이것도 오디오 가이드 들으면서 관람하는데 그 분량이 장난 아님.


나치들이 선전하려고 워낙 출판/사진 자료들을 많이 남겨놓은지라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음. 히틀러는 경외의 대상일 뿐 아니라 아이돌 정치인 ㅡ.ㅡ  정말로 미스테리한 것이... 아니  괴테와 실러의 나라, 헤겔과 하이데거, 쇼펜하우어의 나라 아님? 그렇게 합리적이고 토론 좋아하는 인간들이 왜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른 게야.. 저  미친 듯한 피버를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움...  책을 막 불태우고 히틀러에 미처 열광하고 굿즈 만들어 보급하고... 인종 간 위계 분류표는 또 왜 이렇게 디테일한 거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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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처럼 지어진 극장과, 박물관 바깥의 기념 공원의 위압적 조형물에 진짜 소름이 끼쳤음.. 이 넓은 곳을 가득 채운 열광의 함성을 생각하면 정말 .......
심지어 1층에는 최근 벌어진 독일 내에서의 인종주의 범죄 희생을 기억하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음. 아니 이렇게 역사 교육을 해도 여전히 부족한 거였나 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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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성의 취약함에 대한 끝모를 회의와 함께 숙소로 돌아옴. 중간에 동네 마켓에 들러 정육코너 아줌마 설명에 따라 맛난 소세지 구입하고 버섯과 함께 구워서 샐러드랑 맥주 파티..
endless 주지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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