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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아옌대의 '영혼의 집'이라는 소설을 방금 다 읽었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들 중 하나인 클라라는 죽음의 순간을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도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 한단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것일뿐,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죽음은 탄생과 같은거야. 그냥 옮겨가는 것일 뿐이지'
죽음은 그저 다른 형태로 내 존재가 옮겨가는 것이라는 이야기...
글귀를 읽으며 현세에서 보기 어려운 많은 사람들이 떠올려졌다.
내 어머니와 외조부와 그리고 올해 유난히도 많이 떠난 사람들이...
그래, 그들은 이 세계에 보이지 않을 뿐,
그들과 나의 교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전쟁과 군사쿠테타에서 너무나 당연히 횡행하는 강간과 폭력 속에서
누구보다 꿋꿋하고, 당차게, 자신이 입은 피해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인과 다른 존재들을 위해
부산히 움직였던, 지금도 움직이고 있을 그녀들, 나의 자매들이 떠올라 가슴 뭉클했다.
요지경같은 세상 속에 한없이 명랑하고, 해학이 넘치며, 무엇보다 삶의 씨앗들을 일구며
열매를 무수히 만들어내는 그녀들!
그녀들의 그 근성과 쾌활함이 나에게도 끓어넘치길, 그 재주를 소흘히 하지 말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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