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야구처럼만 살면 별로 후회하지 않을텐데.. 오늘 두산의 박명환이 탈삼진 1000개를 달성했다.. 프로야구 통산 18번째 선수이다.. 야구처럼 야구 초창기엔 잘 던지는 투수 한명이면 족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잘나가는 선수 몇으로는 경기를 풀어나갈 수 없다.. 선발투수도 있어야하지만 중간계투도 있어야 하고 마무리 전문 투수도 있어야 감독이 장기간의 레이스에서 페이스 조절하며 작전을 짤 수 있다.. 맨날 3할이상 잘치는 타자들도 있어야 하지만 간혹 살아나가는 것으로 충분한 대타자도 있어야 한다.. 혹은 진루는 못하더라도 파울을 유도하여 투수의 진을 빼놓을 수 있는 뱃심있는 대타도 필요하다.. 우리가 환호성을 보내는 스타 선수와 이름도 가물가물한 선수들.. 그리고 코칭 스탭이 어우러져야 장기간의 레이스를 무난히 마칠 수 있다.. 다들 남들이 알아주는 항상 출장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열망하며 묵묵히 뛰는 2군 선수들도 있어야 한다.. 내가 지금 2군선수라고 혹은 백업요원이라고 한탄하며 지지리궁상으로 불평하며 보내다간 그 기회마저 얻기 힘들테고 천우신조로 기회를 얻었어도 잃기 십상이다.. 그게 야구이다 돋보이던 그렇지 않던 묵묵히 현재의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완성되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사람들의 추억속에 남는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난 언제나 내 삶의 주인공이길 원하다.. 하지만 모자라는 나의 실력으로 아직 다른 이의 들러리 쯤에 머물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지금 그 상황에 매몰되어 좌절한다면 그나마 내 삶의 주인공이 될 그날에 대한 꿈도 꿀 수 없겠지.. 이제 삶은 달걀이 아니라 야구이다.. 푸훗 |
2005. 05.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