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너머

혹시나.. 역시나..

이 말을 가장 빈번하게 쓰는 자리는 기억도 아스라한 미팅자리였을게다..

최근에는 민주노총과의 사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씁쓸함..

 

전국노동문화일꾼

'민주노총'과 '전국노동자문화운동단체대표자회의' 양 주체로 10여년에 걸쳐 진행한 사업이다.. 이번이 다섯번째가 될 뻔!했다..

 

2004년 여름에 해야했던 네번째 캠프는 집행부가 바뀌면서

해를 넘겨 2005년 1월에야 치를 수 있었다..

'대표자회의' 운영위원이라는 책임과 압박 속에 기획단에 참여할 때만 해도

우여곡절은 있을지라도 일년을 질질 끌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오죽 답답했으면 무던하기로 소문난 소속단체 식구들이

'예년 같으면 3~4개월이면 끝나던 사업을 왜 1년씩이나 끄느냐?

얼마나 거창한 걸 하길래 계속 미루냐?' 등등 지청구를 늘어놓았겠는가..

 

그때 왜 그렇게 질질 끌려다녀야 했을까?

문화활동가들이 착하다거나 연대의식이 강하다기보다는

우매함이었다고 지금은 말하고 싶다..

 

다시 2006년이 되어.. 일찌감치 출발했던 캠프는

민주노총과의 협의 과정에서 3개월을 질질 끌다가 무산되어버리고

문화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한 번 실수했으면서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 꼴이다..

그래도 함께! 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실수일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오해가 있다면 풀고 이견이 있다면 조율하면서 꾸려보고자 했다..

그러나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

 

어차피 끝난 일이니 왈가왈부 할 거 없다 생각하면서도

똑같은 실수 세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곱씹을 건 기록해놔야 할 듯 하다..

 

의문 하나..

10여년의 역사성을 가진 사업을 진행하면서 왜 기획단이 아닌

연석회의를 꾸렸는가?

그래.. 백번 양보해서 사전 점검차 연석회의 꾸렸다고 치자..

 

그러면 그 느림보 속도는 뭔가?

전국에 흩어져있는 수백명의 활동가들을 조직하여

늦어도 8월에 치러야하는 사업을 6월까지

상을 잡기 위한 연석회의로 진행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서로 속도감이 다르다고..

이 사업은 한 번 떼로 모여 부흥회 하고 흩어지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조직 과정 하나하나가 위기상황이라는 노동문화운동의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이며

파편화된 문화국 라인을 살려내는 작업이어야만 하는 사업이라는 걸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다른 사업과의 맞물리면서 선전하고 조직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대표자회의'가 없어진 상황에서 올해 초에 문화단위들이 다들 모여서
문화단위들의 의사를 대표할 기획단을 꾸렸고..
민조노총에서도 올해 사업으로 잡혀 있었다고 하는데..
바쁜 상황과 대략의 상을 잡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왜 연석회의에서 상을 다시 잡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 속도는 사업을 하고자하는 자세가 아니었다..

 

의문 둘..

왜 연석회의에서 사업의 목적과 상에 대해 재논의했는가?

나는 견해차가 있는 건 한편으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 견해차는 연석회의가 아니라 기획단에서 조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문화단위 쪽에서는 기획단 참여의사를 밝힌 이들이 꽤 있는 상황이었고
민주노총도 예정되어 있는 사업이었다면 하루 빨리 기획단이 꾸려져서 그 자리에서 논의했어야 하는 것이다..

 

두차례 올라온 회의록을 보면 여전히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논의에서 머물러 있었다..
사업은 각 사업마다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왜 매번 하나의 사업에서 수많은 목적을 충족해야 한다고 요구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캠프’ 사업은 최근 4, 5차의 경우 사업자체의 목적에 대해
근본적인 이견이 있는 존재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만약 조직 입장에서 그 사업의 목적이 현 시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라면
자꾸 그 사업의 목적을 비틀어서 이도 저도 아닌 사업을 할 바에야
(그래서 그 성과가 미진하게 남는 것보다는)
그 사업을 폐기하고 다른 사업을 계획해야 하는 거다..

회의에서 언급한 바대로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각 사업의 목적을 하나라도 제대로 실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각각의 사업이 제 역할을 잘 수행하여.. 그 성과가 모이고 모여서
위기 상황을 극복할 대안이 되고 미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는 거 아닐까??

매번 다른 사업 회의인데 나가보면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주장하는 바가 같다면 사업에 의지가 있다기 보다는

다른 내심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아쉽게도 올해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오해는 풀리지 않았고 이견도 조율하지 못했다..

문제는 당분간 이 상태가 해결될 기미는 더욱 희박해졌다는 것..

 

교훈 하나..

절대로 똑같은 실수를 세 번은 반복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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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8 20:43 2006/06/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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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scrum 2006/06/29 01:59 URL EDIT REPLY
그 놈의 문화 미디어 실장이 또 그 뻔한 잔머리 굴리느라고 그 난리를 치루면서 사람들 고생시키고 있나보네요. 에휴..
이드 2006/07/01 02:14 URL EDIT REPLY
네오님.. 빙고~ -_-)/
언제나 같은 대본에 같은 대사라서 이젠 고생할 것도 없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