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선택과 집중....과거와 미래...

  • 등록일
    2009/03/21 15:35
  • 수정일
    2009/03/21 15:35

만샘을 만났다.

운영팀 회의가 있음에도 굳이 별도로 만나자는 문자메세지를 봤다.

앞으로의 전망과 그에 따른 부탁이 있다는 문자메세지

굳이 따로 보려고 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에 쉽게 응했다.

그렇게 만났다.

만샘을.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들....

고해성사식(?) 자기반성과 심정들(?)......그 속에서 나름 나 또한 감정이입들을 시도...

 

만샘과 나.....무엇이 문제였을까...?

 

과거에 대한 집착...변화된 현실에 대한 재인식...포기와 선택의 문제?......과거에 저당잡힌 미래...

이제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가신단다.....그래서 그리하라고 ....염려가 아닌 격려를...했더랬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만샘의 표현대로라면 문제는 "나"라는 것인데....

 

운동단체로써의 자기역할들에 충실하자라는 주장들에 대하여 누누이 강조해 왔던 나의 행동들이

만샘을 힘들게 해왔다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왜 과거에 대한 집착이고 변화된 현실적 상황들을 애써 외면해 왔다는 자기 반성으로

발전하는지....이야기 내내 좀 답답한 마음이었다.

여하튼 만샘은 이젠 내려놓고...과거 나의 활동방식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지역아동센터와 한글학교 사업에만 매진하고 싶으시단다....ㅎㅎ

 

그렇게 결정하기까지

회원들과의 많은 만남들, 많은 고민들이 있었단다.

그리고 이렇게 홀가분하게 나에게 결정을 이야기하고 협조를 구하신단다.ㅎ

 

뭐 딱히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최근 몇년 동안 있었던 것도 아닌 바에야

그런 결정들을 굳이 나에게 이야기 하고 부탁이 아닌 허락의 형식을 구하시는지....^^;;

 

답답함이랄까...?...뭐 그런 생각이....ㅎㅎ

 

몇년전

내가 사무국장으로 있었을때

자원봉사 교사로 첫만남을 갖고 한 3년동안을 함께 일해 오면서

그리고 만샘이 어렵게 상근을 결정하시고 사무국에 자리를 마련할때

여전이 문제는 만샘이 "운동에 대한 자기고민"이 없다는 거였고

"사람/일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만이 있었다는...그래서 내내 부딪히곤 했었다.

 

단체의 성격상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지역 운동적 성격이 강하게 한축으로 존재한다면

자원봉사 교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공부방/한글학교 등의 교육사업(?)이 다른 한축으로 배치된 상황이

자칫 단체의 분리 혹은 성격의 모호함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항시적으로 있었다.

 

실제 일부 상근자와 회원들을 중심으로  대안교육이 분리되어 나가고 

비추리 공부방이 지역의 분리에 의해 자연스레 분리되어 나간 후

더욱더 문제가 심각해 지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기 시작했으며

그 중심에 만샘의 고민들이 존재해 왔던 것일테다.

 

만샘 스스로가 교육사업에 대한 방점들로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구성해 오셨고

그 속에서 일부 회원들의 문제제기에 의해 할 수 없이 부차적으로 지역운동들이 배치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만샘 스스로 많이 힘들어 하셨던 걸로 알고 있다.

 

나 스스로 단체가 변해가는 과정들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운동이라는 것에 대하여 새롭게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들에 천착하고 있었기에..

굳이 단체라는 것들에 집착하기 보다는

운동의 주제/구성들에 보다 많은 관심들이 있었던 상황인지라 깊이 관여하지 않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단체의 한축에 대한 채무(지역운동)로 내가 상징되어져 버려서

항시 참여하지 않은 논의의 대변자가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아마 이 부분때문에 만샘이

나에게 허락의 형식....부탁과 사과의 형식으로 만남을 가져야 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만샘의 고민과 결정들을 지켜보면서 가지게 되는 씁쓸함이랄까...??

 

문제는 처음부터 계속 지적해온

운동에 대한 자기고민들을 가져가지 못하신다는 것

현실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변화된 현실에 맞추어져 버리는 방식들에 있지 않나 싶다.

 

일에 대한 헌신...회원들에 대한 헌신....이런 저런 애정들과 헌신들...

이렇게 특징지워지는 만샘의 활동들이 결국 자기연민에 빠져버리는 형국이랄까...?...^^;;

 

어쩌면 그런 헌신들이 결국 부메랑처럼  자신의 삶을 갈아먹어 버릴 것이라는

어쭙잖은 지적과 충고들이 이렇게 현실이 되어버린 상항에서

나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채무가 생겨버린 것 같아

더 없이 씁쓸해지는 순간이었다.

 

만샘이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는 듯한 모습에서

과연 나와 만샘의 관계는 어떤 형식이었을까...하는 고민이 몰려 왔다...

 

무거운 짐...과거에 대한 집착...선택과 집중에서 버려야 할것들...

이것이 나일까...?

 

그렇게 버려지는 것이 나고 그렇게 살아남는것이 만샘이라면.....

왜 나는 만샘에게 미안함과 이상한 채무의 감정들이 생기는 걸까...?

 

그건 아마도 선뜻 만샘의 결정에 축하를 해주지 못하는

어떤 생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텐데.....차마 입밖에 내놓지 못하던 어떤 생각들...

 

결국 만샘의 결정은

우리가 처음 만나서 이야기했던 어떤 꿈에 대한 포기이고

그 꿈에 대한 포기로 인한 현실에서의 주저앉음이라는 것...

 

결국 버려진 것은 내가 아니라

그렇게 열망하시던 만샘의 "꿈"이라는 생각이 입에서 맴돌았기 때문일거다.

 

누구나 힘든 현실을 바꾸기 위한 지난한 노력들, 그 힘든 과정들을 지탱해 주는 것은

어쩌면 절대 놓치 못하는 삶의 "꿈"에 대한 욕망일터인데......^^;;

그 꿈을 놓아버리는 모습이 언듯언듯 보인다는 사실이

이렇게 만샘과의 만남 이후로 계속 머릿속에서 맴돈다.....

 

그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왠지 ....한없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