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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이와의 짧은 산책(?)

  • 등록일
    2009/05/28 14:06
  • 수정일
    2009/05/28 14:06

보선이와 영화제를 다녀 왔다.

인디피크닉...2008 서울독립영화제 지역순회 상영회.....ㅎㅎ

공부방 고등부 인문학 수업 중 [우정영화제]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서

보선이랑 함께 보려간 영화제였지만 

나름 간만에 즐긴 재미난 영화제 였다는.....ㅎㅎ

 

여하튼 영화제 끝나고

아 !! 집에까지 어떻게 가느냐는 보선이의 투덜거림을

우리 같이 걸어 가자 !!...라는 제안으로 달래주며(..?...ㅎㅎ) 서원대에서 사직동 까지

골목길들을 누비며 산책을 했다....ㅎㅎ

 

 

보선이를 앞장세워서 모충동 골목길들을 누비는 와중에

보선이는 쉴새없이 투덜된다...

 

" 우와...이런 길도 있었어여..?...근데 언제 가요..집에..?...대박이다....정말..."

" 금방 가...조금만 걸으면.....재미나지 않냐...이런 골목길 걷는 것...?....ㅎㅎ"

"우와...대박이다...이게 뭐가 재미나여...힘들기만 한데..."

 

 

연신 투덜대면서도 잘만 걸어간다.

우선 보선이가 모르는 대로변이 아닌 골목 속길로만 가다보니

보선이가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는 듯했다...ㅎㅎ

연신 여기가 도대체 어디냐고 계속 물어보는 걸로 봐서....크크크

 

 

"근데 보선이는 니네 동네 안돌아다녀...?..."

"전 힘든 것 싫어요...지금 사는 집도 7년 됐는데...동네 잘 몰라요..."

"그래도 니가 사는 동넨대 좀 알아야 하지 않냐 ...?"

"...아니 왜 알아야 하죠...?...전 걸어서 공부방 가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래도 그렇게 안돌아다니면....길 잃어버릴지 모르잖아...니네 동네에서 니가...ㅎㅎ"

"그래서 가급적 아는 길만 다녀요...항상..."

"...맨날 아는 길만 가다가 간혹 실수로 모르는 길로 가면 어떻해...?"

"그러면 되돌아가여...왔던 길로..."

....^^;;....

 

 

둘이 말없이 조금 더 걸었다...

이내 보선이가 못참겠나 보다

 

"근데 선생님...이 길이 맞기는 한거에요..?.."

"아마 맞을 껄...ㅎㅎ...아니면 되돌아 가면 되지...왔던 길...ㅎㅎ...니 방법대로...ㅎㅎ"

"우와 대박이다....그러면 어떻해요..?....난 왔던 길도 모르겠어요..."

"왔던 길 나도 몰라...ㅎㅎ..그냥 걷다보면 뭔가가 나오겠지...ㅎㅎ"

"우와 대박이다....그러면 안돼죠..."

"왜 안돼..?...길을 가다보면 어디든 나오겠지...ㅎㅎ...조금만 더 걸으면..."

"우와..선생님 진짜 대박이다...."

"난 자꾸 대박대박하는 니가 대박이다.....ㅎㅎ"

 

 

이내 모충동 골목길이 끝나고 보선이가 사는 사직동 길로 접어 들었다.

여전이 보선이는 낯설어 한다.

 

"선생님 근데 진짜로 여기가 어디에요...?..."

"니네 동네잖아...사직동...니가 사는데..."

"사직동에 이런데도 있어요...?...우와 대박이다...진짜로..."

"우와...진짜로 대박이다....너 진짜로 니네 동네 전혀 모르는 구나...대박이다...푸하하"

"진짜로 안돌아다닌다니까요....난...힘들게 왜 돌아다녀요..."

"그냥 심심하면 조금씩 돌아다녀도 좋아...ㅎㅎ...아주 쪼금씩...ㅎㅎ"

"그게 뭐가 좋아요...?..."

"그냥...내가 사는 동네에 이런 곳도 있구나 싶어서 좋지 않냐...?..."

"글쎄요...안해봐서...."

 

 

어느덧 보선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와 투덜거림을 뒤로하고 걷다보니

이만큼 왔다....ㅎㅎ

저기 멀리 보이는 서원대 건물을 보더니 보선이도 신기해 한다.

 

"우와 대박이다...우리가 저기서 여기까지 온거에요...?...진짜 대박이다..."

"거봐...금새 온다니까...조금만 걸으면...ㅎㅎ"

"그러네요...ㅎ...근데 힘은 들어요...."

"그러니 평소에 너무 몸을 아끼고 살지 말라니까...ㅎㅎ"

"전 몸쓰는 거 싫어요...진짜로..."

"...ㅎㅎ...안쓰니까 싫은 거야...쓰면 ...몸도 좋아해...진짜로...ㅎㅎ"

 

 

보선이가 물었다.

 

"근데 선생님은 이 길을 어떻게 다 알아요...?.."

"난 걷는 것 좋아해...ㅎㅎ"

"우와 대박이다...그렇다고 길을 다 알아요..?.."

"전에 몇번이나 이길 걸어다녔거든...그냥 쉬엄쉬엄 나들이 삼아서..."

"우와 대박이다....이게 무슨 나들이 에요..."

"재밌잖아...니가 아까 금새 온 것에 신기해 하듯...뭔가가 신기한 것들이 있거든...걷다보면...ㅎㅎ"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나는 나름 사진찍기에 진지해지고

보선이는 그런 내가 신기한 듯 나를 지켜보는 일에 진지해 하고....ㅎㅎ

그러다가 조금은 지쳤는지 이야기했다....보선이가

 

"선생님 뭐좀 먹어요...배고파요..."

"그래 먹자...ㅎㅎ..근데 어디서...?..."

"몰라요...우리 동네에는 먹을데가 없는데..."

"니네 동네에는 먹을데가 많아...가보면...ㅎㅎ"

"에이 없어요...저 밑에 대로변 까지 가야 있어요..."

"에이 있어요...니네 집에서 조금만 골목 내려가면...ㅎㅎ"

"우와 대박이다...진짜로 없어요...?.."

"우와 대박이다...진짜로 있어요...ㅎㅎ"

"없는데...."

"있다니까...그러니 좀 동네좀 돌아다녀라...어슬렁어슬렁...하면서"

"....."

"..니네 동네에 도서관도 있잖아...책도 빌려보면서 조금만 어슬렁 거리면 될텐데...ㅎㅎ"

"아 ! 중앙도서관요..?...힘들어요 거기까지 가서 책빌려오는거..."

"니네 집에서 5분도 안걸릴텐데...?..."

"아는데 저 회원증도 없고..."

"회원증은 누구나 만들수 있고..."

"저 책읽는 거 싫어해요...귀찮아서..."

"...ㅎㅎ...뭐 그러면 어쩔 수 없지만....ㅎㅎ...그러니 니네동네 음식점도 모르지...ㅎㅎ"

"............"

"  여하튼 오늘은 많이 걸었으니 니네 동네 맛있는 집가서 뭐좀 먹자...ㅎㅎ"

"우와 대박이다..우리 동네에 맛있는 집이 있어요...?..."

"...ㅎㅎ..."

 

 

사진 한컷...ㅎㅎ

햇빛이 뽀샤시(?)하게 안들어 오는 그늘에서 찍었다고 다시 찍자는 보선이의 요구를 무시하고

그냥 그늘에서 한 컷....ㅎㅎ

그렇게 우리 둘이 다닌 골목길 산책을 끝냈다...ㅎㅎ

그리고 보선이가 좋아라 하는 먹는 시간...

 

 

 

 

내가 시킨 것은 된장비빔밥

 

 

보선이가 시킨 것은 물냉면

 

 

그리고 덤으로 떡볶이.....ㅎㅎ

 

내가 나오는 음식들을 사진으로 찍자

물끄러미 쳐다보던 보선이가 말했다.

 

"선생님..여자애들이 주로하는 싸이나 블러그해요...?...우와 대박이다..."

"...ㅎㅎ...왜 이상해...?....요즘은 남자들도 많이 하잖아...?..."

"우와 대박이다....선생님이 그러니까 이상해요..."

"우와 대박이다...난 니가 더 이상해요...ㅎㅎ"

"아까부터 생각해 선생님 제가 미디어박업하면 도와주실래요...?"

"뭔데...?..."

"도와주신다고 액속부터 해요..."

"그래...ㅎㅎ...뭔데...?..."

"선생님..하루 일상을 찍어보고 싶어요....진짜 일상을...어떻게 사시는지..."

"그걸 왜 찍고 싶은데...?..."

"신기해요...어떻게 사시는지..."

"신기할 거 없는데...그냥 똑같지....니가 생각하는 것처럼...ㅎㅎ"

"아니에요...진짜로 선생님 어떻게 사시는지 찍고 싶어요..."

"그래....ㅎㅎ..근데 나 하루종일 쫓아 다닐려면 힘들텐데...하두 돌아다녀서...ㅎㅎ"

"....음....음....지금은 말구요....제가 요즘 바쁘거든요...다음에...ㅎㅎ"

"그래...ㅎㅎ...다음에....한번 조정해 보자...ㅎㅎ...근데 알아두어야 할 것은 난 밤에 일한다는 것..."

".........^^;;...."

"...ㅎㅎ...."

 

그렇게 나름 재미나게 수다 떨면서 맛있게 먹었다....ㅎㅎ

 

 

ㅎㅎㅎ

 

 

ㅎㅎ

제미난 산책이었다...조금은 덥긴 했지만...ㅎㅎ

그러면서 아이들과 산책을 자주 다녀 볼까나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ㅎㅎ

다음에 보선이 다시 꼬셔서

보선이네 동네를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ㅎㅎ

보선이가 좋아할려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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