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from 읽기 2010/03/28 00:55

世事如烟

 

세 번째로 읽은 위화의 소설..

어젯밤에 읽고 잤는데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다 ;ㅁ;  지금도 늦은 밤이라 그런지 살짝 무섭다.

 

- 그 당시 사람들은 툭하면 나에게 물었다. "왜 이런 작품을 쓰는가?" 이해할 수 없다는 눈길로, 나에게 질문하곤 했다. "왜 이렇게 죽음과 폭력에 대해서 쓰는 것인가?"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이 문제에 관한 한 나는 그들보다 아는 게 결코 많지 않았다. 이는 작가가 속시원히 해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다만 그들에게 우리 사는 곳에 이런 것들이 없는지 한번 찾아보라고 이야기 한 적은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죽음과 폭력적인 상황들이 삶에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서문을 읽으며 약간 쫄긴 했으나 그 죽음이 이런 죽음인지는 몰랐지 ;

<인생>이나 <가랑비 속의 외침>에서도 어이없고 무차별적인 죽음들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속의 죽음은 그보다 훨씬 진하고 선명하다. 무서비..ㅠㅠ 

게다가 중편들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도 해서 결국 울면서 다 봤다.

 

- 어떤 현실

 

산강과 산봉 형제, 그들의 아내, 그들의 어린 자식, 노모가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산강의 아들 피피가 산봉의 아들을 안고 있다 떨어뜨려 죽이게 되고 산봉은 피피를, 산강은 산봉을 죽인다. 

결국 산강은 사형되는데 산봉의 아내가 그의 시신을 의사들에게 넘겨 그의 고환은 다른 사람 몸에 이식되어 자식을 본다. 노모는 늙어 죽는다. (여기까지 쓰는 것도 너무 힘들어 -_- )

피피는 가책이 없다.. 폭력이 즐겁다는 것을 느낀다. 산강과 산봉 형제에겐 용서가 없다. 이성적인 판단도 없다. 노모는 모든 것에 무관심하다.. 오직 버거운 자기의 몸과 죽음에만 관심이 있다.

산봉의 아내는 자의식이 없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그러나 잔인한 복수에 대해서는 행동력이 있다. 산강의 아내는 복수와 명예를 위해서라면 대범해질 수 있는 오기가 있다.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다. 어떤 현실은 이러한 것이다.

모든 것은 한 가지 우연한 사고에서 시작됐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떨어진 아기를 보고 나서도 모른척한 할머니, 뭔가 잘못됐음을 느끼지만 더이상 생각하기를 멈추는 피피, 죽은 아이에 대한 동정심 같은 건 없는 산강 부부...

어쩌면 산봉이 그 상황에서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결말짓는다는것이 더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모두들 표현은 안하지만 알고 있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 없음과 무한한 자기 본위의 이기심, 증오 같은 것들을 ..

 

어쨌든 산봉의 대처 방식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두려웠기 때문에 피피를 죽였고 그 때문에 또 스스로 두려워지는 악순환. 그리고 또 한명의 아이를 잃은 아버지 산강은 (굳이 교활한) 살인 계획을 세운다. 약해질대로 약해진 산봉을 개로 핥아 죽이는 -_- ; 

산강 또한 산봉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다. 살인 이후에 따라오는 죄책감과 두려움..

그들은 정신이 없고, 자기가 뭘 했는지도 잘 모르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럴 수 밖에 없는건지 등등의 질문은 무의미해 보인다.

 

 

* 여기까지 쓰고 바빠서 손놓고 있다가 책도 반납해버림 .. ㅜㅜ

 

 

- 강가에서 일어난 일

 

추리소설 형식. 어느 혼자 사는 할머니가 강가에서 살해당하고 머리만 보이게 파묻혀진 것이 발견된다.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의 행보를 따라 단서와 용의자들이 드러나는데

주 용의자는 할머니가 거둬 먹여주던 미친 사람과 근처 공장의 젊은 노동자, 히끼꼬모리같은 중년의 남자 셋이다. 여기서 미친 사람은 할머니와 남녀관계였던 것으로 암시된다..(오독인가; )

결국 할머니의 재산이 도둑맞지 않았다는 사실과 용의자들의 진술, 그의 집에서 발견된 피묻은 연장 등을 종합해 형사는 미친 사람이 범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미친 사람은 잠시 끌려갔다 오지만 (당국의 사정때문에) 다시 풀려나고 몇 년의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살인 사건이 두 번 더 발생한다. 

 

미친 사람이 범인이라는 확실한 단서는 없지만 아니라는 단서도 없다. 

어쨌든 소설에서 이런 상황을 그리는 경우 대부분 미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죄를 뒤집어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는 끝까지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단서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아무튼 세번째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희생자는 할머니의 시체를 가장 먼저 발견했던 소년이었다.

당시 소년과 몇 번 만나고 대화를 나눴던 형사는 소년의 죽음을 본 후 미친 사람을 쏘아 죽인다.

담담하게, 아무런 가책을 발견할 수 없는 미친 사람의 얼굴을 보고 웃음을 보이며..

형사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법으로는 그를 어쩔 수 없었다고 상사에게 보고한다.

여기서 반전에 가까운 마지막 장면이 등장하는데, 형사의 상사와 부인은 그를 정신병자로 가장시켜 형을 줄이려고 한다.

형사도 처음엔 거부하지만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의사 앞에서 헛소리를 몇 마디 지껄인 그 순간 의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형사를 정신병자로 진단한다. 오마이갓.

뭔가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첫페이지로 돌아가 할머니가 죽던 날의 정황을 살펴봤다. 그 부분은 작가가 독자에게만 알려주는 팩트-이니까...

분명히 세 명의 용의자 중에 다른 두 명은 아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죽은 소년 같은 경우는 공장의 젊은 노동자를 증언했으므로 그에게 원한을 샀다고 볼 수도 있다. 형사가 무심코 소년의 아버지가 사건 이후 소년을 강가에 못가도록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강가에 갔다가 우연히 아무 목적도 계획도 없이 미친 사람의 눈에 띄어서 살해당했다고 보기는 이상한데.. 게다가 그날 할머니의 거위들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고 강가에 나와 있었다. 계획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하지만 다른 두 명의 용의자의 진술과 첫 페이지의 팩트는 다 맞아 떨어진다.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자기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봤고, 시체를 보고 놀랐다는 것.

 

그렇다면 미친 사람이 계획적으로 살인을 했다, 혹은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로 계획적인 것 처럼 보이지만 그저 미친 사람의 우발적인 살인이었다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인지..

뭘 믿고 뭘 의심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결론을 알려주지 않는 추리소설... 신뢰가 가지 않는 형사... 이건 뭐 -_- ;; 찜찜해..

실컷 추리소설의 컨벤션을 따라서 단서를 풀어가는 성취감을 주다가 막판에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아 답답해 ;;

오호..그럼 이것이 의도한 바요? 위화 양반 -_- ;;

간만에 글을 읽고..."대체 이건 왜 쓴거야 ;ㅁ; "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 옛 사랑 이야기

 

어렸을 때 좋아하던 구운몽, 금오신화 류의 이야기..

구운몽은 양소유가(이름도 기억나;;) 인생무상을 깨닫는 결말 말고, 이러쿵 저러쿵해서 팔선녀와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는 그 과정을 즐겁게 봤던 것 같다..

금오신화는 귀신과의 하룻밤이라는 오싹한 에로에로가 즐거웠던걸까;

아무튼 두 가지를 대충 섞은 듯한 이야기였는데..

지지리 가난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머물게 된 마을에서 예쁜 부잣집 아가씨를 만나게 되고 하룻밤 비를 그으며 눈이 맞는다.

이후 과거에는 떨어지고 돌아와 보니 부잣집은 허물어져있고 아가씨는 간데 없다.

두번째 과거를 보러 가는 길, 영화롭던 마을은 기근으로 초토화되어있고 시체가 즐비, 인육을 파는 모습까지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보고싶어하던 아가씨는 인육 장사치들한테 한쪽 다리를 잘린채 모습을 드러내고

선비는 직접 가슴에 칼을 꽂아 아가씨의 숨을 끊고 묻어준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와 무덤지기나 하며 늙어가던 선비는 어느 명절, 아가씨의 무덤을 찾고 그 옆에 집을 지으며 살 작정을 한다...

그날 밤 선비에게 나타난 아가씨는 귀신이라기엔 너무 생생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사라지는데

"아가씨가 부활하려나보다" 하는 생각에 무덤을 열어본 선비는 산 사람처럼 생기 있는 육신을 보고 기대에 부풀지만, 밤이 되어 다시 찾아온 아가씨는

"환생하려고 했는데 네가 열어봐서 다 망했다"며 영영 귀신이 되어 떠나버린다.

끝은 늘 그렇듯이 "그 후로 그 선비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더라..." 류의 엔딩이었던 것 같다.

 

기근이 든 마을의 역겨운 묘사와 선비의 기억속의 아름다웠던 마을의 모습과 로맨스가 뒤섞여 토하고 싶은 느낌과 아련한 느낌을 번갈아가면서 느낄 수 있다.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은 인육 시장에서의 장면인데, 인육 장사치들이 사람을 죽이지 않고 팔 다리를 끊는 것은 고기의 신선함을 위해서이다.

굶어죽는 마당에 인육을 사고 팔고 먹는다지만 그 순간에도 신선함을 따지는 역겨움..

"딸을 먼저 죽여주세요"라고 주문한 아낙의 비정한 한마디가 실은 먼저 죽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라는 것, 맨정신에 팔이 잘려나가는 아이의 가슴에 칼을 꽂는 극한 상황에서의 모성..

아내와 딸을 장사치들에게 넘기는 뻔뻔한 아버지와 죽을 줄 알면서도 아무 반항도 못하고 따라온 모녀를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웩.. 쓰다보니 또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쨌든 책 뒷부분에 실린 작가와의 인터뷰에는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자기에게 큰 화두라는 식의 말이 나왔던 것 같다. 확실히 폭이 넓긴 하다. 심하게.. 그리고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응시하게 되긴 한다.

위화의 소설을 보다보면 내 인생은 굴곡도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크헐.....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소설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이쪽이 훨씬..더 쎈 거 같다;

 

 

-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보고 나서 며칠간 나를 공포에 떨게 한 이야기.. 밤에 혼자 잘 땐 어찌나 생각나던지 ;ㅁ;

어느 마을에서 일어난 몇가지 사건들을 조망한다. 1,2,3,4,5,6,7 등의 인물과 점쟁이 가족, 장님, 회색옷을 입은 여자, 산파, 트럭 기사와 같은 사람들이 나오고,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으로 이야기가 옮겨간다.

옮겨갈 때는 대부분 죽음으로 그 사람의 이야기가 마무리지어진다.

조그만 동네 - 작은지 큰지 알 수는 없지만- 에서 몇 사람이 죽어나가고, 사람들은 행여나 싶어 점쟁이를 찾아가지만, 사실 그렇게 동네에 귀신이 꼬이고 사람들 혼이 빠지는 것은 탐욕스런 점쟁이의 탓도 크다.

자신의 젊음을 위해서 어린 소녀들을 꼬박꼬박 죽여나갔으니 그 시체 냄새가 안날리가 없다.

물론 점쟁이만 탐욕스러운 것은 아니다. 죽음에 대처하는 산 사람들의 모습은 그저 이기적일 뿐이다.

 

제일 무서웠던 건 6인가가 낚시터에서 발이 없는 귀신을 보는 장면이었고

제일 소름끼쳤던 건 산파가 한밤중 애를 받으러 갔다가 국수를 얻어먹는데 실은 공동묘지에 가서 경단을 주워먹었던 것..

제일 어이가 없었던 건 교활한 점쟁이에게 딸의 몸을 맡긴 4의 아버지..

자신의 수명을 아버지에게 빼앗기고 일찍 죽은 점쟁이의 아들이나, 사모하는 4를 따라 강물로 빠져드는 장님이나... 약한 사람들은 쉽게 다치고 죽는다.

 

작가 인터뷰에 보면 질문하는 사람이 마르케스의 환상적 리얼리즘 이야기를 한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위화의 대답은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을 자기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나 뭐 그런 대답이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가랑비 속의 외침>을 보면서 <백년동안의 고독>을 연상하기도 했었다. 한 집안의 이야기를 시공을 넘나들며 풀어나가는데다가 인물들의 삶이 간결하지만 너무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작가 인터뷰의 저 부분을 읽으면서는 영화 <마지막 밥상>이 떠오르기도 했다.  뭔가 만들어진 것 같은 시공간적 배경 때문이기도 하고, 주인공 각각의 이야기가 딴 나라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한 마을, 한 가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점.. 서로는 그것을 모른다는 점 같은 것들이 비슷하다. 무당이 나오는 음산한 분위기도 ;;;

 

아무튼 위화 소설은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다. 물론 잔혹함이나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 들어가 있지만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는 정말 읽기 힘든 편이었다.

저 세편의 책이 쓰여진 순서는 내가 읽은 순서와 반대라는 것이 어쩐지 이해가 간다..

한 살이라도 더 먹을수록 힘든 책을 살짝 피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 지금의 나는 <가랑비 속의 외침>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그래도 자꾸 찾게되는 것은 딱지를 자꾸 긁고 싶은 그런 욕망??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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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8 00:55 2010/03/28 00:55

2010/03/27

from 일기 2010/03/27 23:08

3월 평가

 

[일상]

공간에 적응

많이 잠 - 밤잠이 적어지고 낮잠이 늘었음.

세 끼 식사와 줄연 ㅋㅋ - 살 빠짐

할머니와 생활 패턴 맞추기

할아버지와 ㅅㄱ일 등, 엄마와 의견 나누기

산란한 마음의 정리 (과연 ;ㅁ; )

가아끔씩 운동

며칠은 놀러 나감 (3~4번 정도)

뭘해야 할 지 몰라 막막해 할 때가 자주 있었음 (그럴 땐 주로 웹서핑을 했다;)

자주 웃는다. 가끔씩 불안하다.

오로지 블로그!

 

[경제]

수입 - 제로 ;ㅁ;

지출 - 20만원 남짓.. (교재비 15만원, 기타 5~6만원,  통신비 미포함)

 

[책 읽기] - <읽은 것>

소설 - 위화 소설 3편 (인생, 가랑비 속의 외침,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한줌의 별빛,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반짝반짝 빛나는

만화 - 쿨핫, 마지막 사람들, 베이지톤 삼색 체크, 핑크 플라밍고

비소설 - 교수대 위의 까치, 호모 루덴스

영화 - 호텔 비너스

<읽다 만 것>

링크, 그들은 한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황병승 시집, 헙 허풍, 내시의 안해, 그림으로 보는 현대사상

<읽을 것>

철학과 굴뚝청소부, 반철학으로서의 철학, 경제학의 역사, 공생의 사회, 호모 부커스/에로스/아르텍스

허삼관 매혈기, 열린 사회와 그 적들, 토니 모리슨, 광기의 역사, 그리고 맛있는 소설들 ㅎㅎ

역사책을 봐야할 것 같은데 뭘 보나;  (하여튼 세계사 개론과 중국 근대사와 아랍 관련 책이 보고 싶다..아주아주 쉬운걸로;; 통세계사를 봐야하나 -_- )

 

[활동]

교육 시작 - 나름 꼼꼼하게 하고 있음..

가뭄에 콩나듯 홍보 디자인 - 연락이 오면 '급' 만드는..

워크북 - 작업률 제로 -_- ;

 

[공부]

공부할 책, 범위 정리

ㅈㅌㄹ 기본서 1권 읽음

ㅌㅇㅈ 기출 문제 풀이 조금

결론은 거의 안했다는 거 -_- ;

 

....그래서 계획은 4월과 5월엔

5가지의 공부와 1가지의 책, 1가지의 교육, 워크북 작업, 편집 및 기타 활동

9가지의 일을 열심히 해보겠다는 -

 

계획에 성공하면 보상으로 - 청주행?서울행?을 준다...ㅍㅎㅎ

실패하면 벌로...소설 금지, 블로그 금지, 나들이 금지 1개월을 준다...ㅠ^ㅠ

아, 혼자서도 보상과 벌로 이루어진 생활이라늬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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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7 23:08 2010/03/27 23:08

이 책을 추천받은지도 2년쯤 되었다. 추천해주었던 사람과 이 책은 따로 생각할 수가 없다..

스밀라라는 무척 매력적인 여자가 있다고 눈을 반짝이며 말하던 R.. 지금은 연락하고 있지 않지만

어쩐지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하면 무척 반가워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둘은 조금 닮기도 했다..ㅎ

 

추리소설이라는 것은 읽다가 알게 됐다. 그래서 다음은 어떻게 되는거지?? 궁금해서 결국 밤을 또 꼴딱...;;

1박2일동안 읽었다. 꽤 두꺼워서.. 머리는 약간 힘들어하는데 재미때문에-ㅁ-;;

내가 책을 잡고 있다기보다는 책이 나를 잡고 안놔주는 느낌이었다. 하긴 요즘 계속 그런 느낌으로 뭔가를 읽고 있긴하다..

 

스밀라... 스스로를 가짜 그린란드인이라고 부르는 이분은 덴마크에 살고 있는 그린란드 핏줄이다.

사냥꾼이었던 그린란드인 엄마, 탐사하러 왔다가 엄마한테 반해버렸던 덴마크인 의사 아빠와 각각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다. 엄마가 죽고 그린란드에서 덴마크로 원하지 않는 이주를 해야했던 것이다.

그리고 30대 중반인 지금은 혼자 살아가고 있다.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아파트 - 하얀감옥에서..

 

하얀감옥에 살고 있던 소년 이사야는 스밀라의 유일한 친구였다.. 알콜중독 엄마와 함께 살면서 아무도 제대로 돌봐주지 않지만, 딱히 무언가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 소년..

둘은 함께 유클리드의 기하원론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어느날 옥상 위에서 떨어진 소년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의 장례식에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소년에게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의 발자국이 남겨진 눈의 흔적이 무언가 수상한 점이 있다는 것으로 스밀라는 소년의 죽음이 추락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스밀라는 눈을 '읽을 수' 있다.. )

오직 진실...  그녀의 직감은 여러가지 단서들을 찾게 해주었고 진실에 대한 그녀의 집념과 행동은 갈 수록 강해진다.

 

원수같은 아버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것, 미행당하거나 얻어 맞는 것은 물론 심지어 불에 타 죽을뻔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정말 뜨거운 사람이다!

아무리 싸늘하게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도 기본적으로 자신이 뜨겁다는 사실을 자신도 알고 있다.

 

스밀라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 차분히 바라보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고 때때로 조종?하는 모습은 참으로 신기하다.. 때때로 물리적인 폭력을 무덤덤하게 수행하는 것도..ㅎㅎ

그런 면들이 참 매력적이다. 어떤 지점에서 R이 미소지으며 스밀라의 표정을 상상했을지, 나도 상상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질 때도, 배신의 순간에도 스밀라는 그런 자신을 인정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자신의 약함을 잘 알고있다. 진실을 파헤치는 험난한 여정의 중간에 잠시 '죽고 싶지 않고, 편하게 있고 싶다'는 욕구를 스스로 인정하며 땡땡이?를 치는 장면이 있다. 프흐흐... 멋져요 -_- b

 

북유럽, 북극이라는 낯선 동네의 모습이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지면서 무척 호기심이 생긴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타고난 것일까, 북극의 눈 속에서 살아가면서 생겨난 것일까..

왜 어떤 이는 사냥꾼의 기질을 타고 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어떻게 하면 눈에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ㅎㅎ

 

 

여정의 끝에 결국 소년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결국 모두가 소년을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은 분명히 드러난다.

돈을 받고 소년을 실험 대상이 되도록 내버려둔 엄마, (심지어 소년과 친구였음에도!) 감시하는 임무를 거부하지 않은 수리공, 소년을 공포로 몰아넣어 지붕까지 올라가게 만든 퇴어크..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낸 것은 운석과 관련된 계획, 식민지의 단물을 빨아먹는 빙정석 주식회사,

허영과 야망으로 가득찬 과학자들, 의사들.. 결국은 돈이다.

 

스밀라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퇴어크의 마지막과 함께 끝나는 이야기는 분노로 끝나지는 않는다.

그들의 결말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스밀라는 그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퇴어크의 마지막은 어떤 얼음을 잘못 딛고 미끄러져 바다로 추락하는 것일 거다.. 내눈엔 그렇게 보인다..ㅋㅋ... 그래 잘 될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거다...

글쎄, 마지막 부분은 알쏭달쏭하다..

 

'우리에게 말해줘'라고 사람들은 내게 와서 말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문제를 이해하고 끝맺을 수 있잖아'라고. 사람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끝맺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결코 결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한번쯤 다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페터 회...작가가 잘생겼다 ㅋㅋ

검색해보니 90년대에 나왔다가 리메이크 출판된 책이라는데.. 스밀라 서포터즈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호오...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당췌 이해하기는 힘든 본문의 부분이다. (검색해보니 이것이 가장 많이 발췌되어씀;;) 과연 나는 유클리드의 기하원론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것인가..ㅋㅋㅋ

 

 

 

 

"수학의기초는 숫자들이죠. 누가 나한테 나를 진짜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숫자들이라고 말을 할 거예요. 눈과 얼음과 숫자들. 그 이유를 알아요?" 

 

"숫자 체계는 인간의 삶과 같기 때문이죠. 우선 자연수들이 있어요. 양의 정수들이죠. 어린아이의 숫자예요. 하지만 인간의 의식은 확대되죠. 아이는 갈망을 발견하죠.

갈망의 수학적 표현이 무엇인지 알아요?" 

 

"음수예요. 뭔가 잃고 있다는 느낌을 형상화 해놓은 거죠.

인간의 의식은 더 확대되고 성장해요. 아이는 중간의 공간들을 발견하죠. 돌 사이, 돌 위의 이끼들 사이, 사람들 사이, 그리고 숫자들 사이. 그게 무엇으로 가는지 알아요?

분수로 가요. 정수에 분수를 더하면 유리수가 되죠.

그러나 인간의 의식은 거기서 멈추지 않아요. 이성을 넘어서고 싶어해요.

근을 푸는 것과 같은 터무니없는 연산을 보태죠. 그래서 무리수가 나와요."

 

"그것은 광기의 한 형태예요. 무리수는 무한이니까요. 그것은 다 적을 수가 없어요.

그것은 인간의 의식이 한계를 넘어서도록 강요하죠. 그리고 유리수에 무리수를 더함으로써 실수를 얻게 되죠." 

 

"거기서 멈추지 않아요. 절대 멈추지 않아요.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는 실수를 확대시켜 허수, 즉 음수의 제곱근까지도 말하게 되니까요.

그것은 우리가 그려볼 수 없는 숫자들이에요. 보통 인간 의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숫자들이죠. 그리고 실수에다가 그 허수를 더했을 때, 우리는 복잡한 숫자의 체계를 완성하게 되죠. 

얼음의 결정 형성을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첫 숫자체계예요.

그것은 마치 탁 트인, 광대한 풍경과 같죠. 지평선. 그곳을 향해 달려가도,

지평선은 뒤로 물러날 뿐이에요. 그것이 그린란드예요.

나는 그린란드 없이는 살 수 없어요! 그래서 갇히고 싶지 않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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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21:02 2010/03/26 21:02

한줌의 별빛

from 읽기 2010/03/26 20:17

W산으로 놀러가기 전 도서관에 들러서 책 반납하고

물엎지른 <가랑비 속의 외침>은 괜찮다고 하셔서 변상 안하고;

앗싸, 대자연의 품에서 띵까띵까 소설을 마음껏 봐야지.. 하고 빌린 두 권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한줌의 별빛>

 

W산에서는 노느라 정신이 없었으므로, 책에는 손도 대지 않고;

생각보다 일찍 돌아온 집에서 여행의 나른함을 좀더 즐기고 싶은 마음에

잘까....하다가 <한줌의 별빛>을 읽었다. 그리고 잤다..ㅎㅎ

 

<1001개의 거짓말>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오오..라픽 샤미의 책이 또 있군하- 하면서 집어든건데

빌려주면서 사서 아줌마가 "이 책 정말 오래된건데" 하고 옆에 앉은 신참을 보고 씩 웃더라니...

뭘까 -_- ; 90년대에 나온건데..

아마도 그 때의 기억이 아련하신거겠지?

 

아무튼 ..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시리아의 다마스커스에 사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고(!) 써내려간 일기들이 책의 내용이다..

음..뭐 물론 작가가 쓴거긴 하지만.... 어쩐지 정말 10대 소년이 쓴 일기를 보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그렇네;

 

주인공은 책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버지의 빵집 일을 도와야 한다.. 빡세게; 어떨 땐 학교도 못가고; 그것때문에 정말 힘들어한다.. 가출도 하려고 한다.. 

가출이라고 해서 욱-하는 기분에 "나 집나갈거야!"하는 건 아니고 숙고 끝에 자신의 새로운 삶을 살려고 계획하는 것이다.

이미 경제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이 아이는 독립적인 상태.. (뭘먹으면 그렇게 되니;ㅁ;)

 

주인공이 가장 따르는 살림 할아버지는 현자다. 움...장난끼도 많고 괴짜인 구석도 아주 많~은 현자..ㅋㅋ

아무튼 주인공이 힘들어할 때마다 이야기 상대도 되어주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아이가 집을 나가려고 할 때 6개월만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제안하는데...

그건 꼭 충고-라기 보다는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절박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몇년에 한번씩, 혹은 몇개월에 한번씩 쿠데타가 일어나고 새정부가 들어서 현정부를 비판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새로운 법을 만들고 명령을 내리고 사람들을 잡아가두고 하는 사이에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도 한 명씩 잡혀가거나 사라지거나 한다.

주인공은 기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천천히 준비해나간다..

 

길가에 사는 미친 사람.. 참새와 이야기를 나누고 수많은 나라, 시대의 언어를 할 줄 아는 사람..

배가 고프면 누군가의 집 앞에서 먹을 것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먹을 것을 준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사람을 경계하지도 멸시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성인일 거라고까지 말한다..

주인공에게 여러가지 언어로 글을 한 장 써주고, 주인공은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다마스커스에 사는 이 민족 저 민족 이 사람 저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번역?을 한다..

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수수께끼의 목적은 그 사람들을 친구로 만날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고 깨닫는다.

그러나 스파이로 몰려 감옥에 갔다온 미친 사람이 완전히 현명함을 잃고 (주인공의 표현에 따르면) 고깃덩어리가 되었을 때... 주인공은 분노하고 절망하고 슬퍼하고.. 뭔가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

(감옥에 참새가 찾아왔을 때...너무 슬펐다..ㅠㅠ)

 

주인공은 빵가게의 고된 노동을 정말 싫어하지만,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자기에 맞게 변형한다 - 배달일을 하는 것으로..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진 못하지만 헌책방에 취직하는 것으로 자기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기도 한다... 참 이쁘다. 이건 뭐 역경을 딛고 선...이런 느낌은 아니고, 뭐랄까..

차근차근 잘 해나가는구나 싶어서..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잘 자라는구나!! (뭘먹으면 그렇게 되는거니;;;)

 

빵 배달일을 하면서 알게된 하비브... 한 때 사회 변혁을 위해 지하조직에서도 일했지만 자신이 지지하던 세력이 권력을 얻고 관보의 편집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도 똑같은 '새정부'가 되었고 하비브는 괴로워한다.

그저 괴로워만 하던 하비브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은 주인공이다.

"기자가 되고싶다, 어떻게 하면 되느냐.." 초롱초롱한 주인공의 눈망울 앞에서 하비브는 자기가 부끄럽고 막...찔린 것이다..;;

이차저차 주인공과 하비브, 주인공의 학교 친구인 마무드는 함께 정부를 비판하는 신문을 만들게 된다.

장터에서 파는 싸구려 양말 속에 작은 신문을 만들어 넣고 순식간에 팔아 없앤 후 사라지는 것..

그래서 신문 이름은 '양말 신문'이다..아 귀여워 -ㅁ-

하비브는 잡혀가지만 비슷한 형태의 양말 신문들이 생겨나고, 이제는 주인공과 마무드가 계속 그 일을 해나갈 차례이다.

 

주인공의 폭 넓은 친구 사귀기... 나이나 하는 일 같은 건 문제되지 않는다. 솔직하게 대하고 함께 고민하고 애정을 주는 것..

뭐더라, 하비브에 대해 뭔가 불편하다고 느끼던 주인공이 그를 편하게 대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는데..

하여간 각자 자기 이야기를 길게 주고 받으면서였던 것 같다. 흐흐... 그 후 자연스럽게 맞담배를..ㅋㅋ

 

주인공의 연애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순정파!! 주인공에게 여자친구인 나디아는 거의 여신이다..ㅎ

시를 써 주고, 꿈에서도 그리며, 만나면 온갖 사랑의 말을 속삭인다능;;; (음 약간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지만;;;)

나디아의 아버지는 정부의 끄나풀이다.. 정부가 몇번이고 바뀌어도 계속..;;

그래서 둘은 늘 아슬아슬하게 만난다. 만나면 음음 하트가 피어오른다.. 오오; 이미 사생활도 독립적; (압수르디스탄의 어린 커플이 생각난다. 별자리에 맞춘 날 음음을 위해 열심히 물길을 파던;;;ㅋㅋ)

책 말미 쯤에 주인공이 나디아에게 써준 이야기는 꽃이 바위를 기어오르고, 중간에 바람이 말리고 유혹하고 괴롭히지만 끝까지 바위를 넘어가겠다고 마음먹는 이야기이다..

그저 주인공의 여자친구, 혹은 비밀경찰 아버지의 딸-로만 보였던 나디아가 그 이야기에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약간 충격이었다.. 그 꽃이 꼭 자기 같다면서....

그래..쟤도 참 여러가지로 힘들겠구나 -_- ;

 

 

책은 이미 반납해서 내용은 인터넷에서 검색된 부분 뿐이지만...

정말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다..

 

 

 

-

 

 

  내게 차를 따라주려고 했지만 살림 할아버지는 손이 떨려서 잔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잔이 바닥에 떨어져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내가 애써 위로하려고 했지만 살림 할아버지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웃어넘겼다.

"넌 지금 자연의 지혜를 본 거야. 그러니 그것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라." 할아버지는 차를 마시면서 그 지혜를 설명해주었다.

"자연은, 얘야, 자연은 말을 하지 않아. 하지만 말하고 싶은 것을 보여줄 뿐이지. 자연은 내게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지. 사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그것을 갖고 갈 수도 없고, 꼭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점점 더 빠르게 네 손에서 벗어날 거라고. 늙은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인생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해주기 위해 늙은이의 손을 약하게 하면서 자연이 하는 말이야."

 

 

- (자존심 강한 살림 할아버지에게 맛있는 음식 권하기..ㅋㅋ)

 

'우리 남편보다 아저씨께서 음식에 대해 아시는 것이 훨씬 많을 거예요. 글쎄 남편은 이것이 맛이 없다고 하는 거예요. 한번 드셔보시고, 솔직한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커피를 마시다가 혀를 뎄거든요. 이 음식 좀 드셔보시고 혹시 뭐 부족한 것은 없는지 한번 봐주세요'

'15년 만에 처음으로 이 어려운 요리를 제대로 만들어 보았어요. 그런데 '가족 이외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 접시 나누어주야지, 그렇지 않으면 홍역을 다시 앓게 될 거야'라고 이것이 저한테 말하는 것만 같아요. 아저씨, 제가 가족말고 아저씨 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그리고 홍역도 다시 앓고 싶지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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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프는 진주가 조개 속에서 은밀하게 여물기 위해서는 맑은 물과 햇빛과 넓은 바다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 넌 다마스커스의 클로아켄에 있는 조개가 진주를 토해내는 것을 본 적 있니?" 라고 그 애가 그늘진 얼굴로 내게 물었다. 무심결에 한 그의 말이 나의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 빵가게가 날 기진맥진하게 만들고 있다. 난 커서 무엇이 될까?


 

앞으로 친구를 사귀기 전에 먼저 잘 따져보고 친구로 삼겠다는 말을 하자 살림 할아버지는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설령 삼백 번 코방아를 찧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지. 그리고 의심을 품지 말고!"

할아버지는 담배를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이며 이렇게 말했다.

 "얘야, 우정은 약한 자들이 만들어놓은 거란다. 강한 사람들은 우정을 필요로 하지 않아. 그들에게는 힘이 있거든. 이것저것 따져보는 것은 인생의 중대한 실수가 될 테니까 그런 짓은 하지 말고 친구를 사귀거라. 그렇지 않으면 외롭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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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20:17 2010/03/26 20:17

호텔 비너스

from 읽기 2010/03/24 23:36

호텔 비너스를 보기 까지...

1. 포털 메인에 떠 있는 서우와 문근영의 사진 (신데렐라 언니 제작 발표회)

2. 예쁜 서우님하 얼굴이 더 보고 싶어서 검색 검색..

3. 서우 출연작 '하녀'...감독은 임상수

4. 임상수 전작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때 그사람들, 바람난 가족, 음..눈물?

5. 눈물에서 확 꽂혔던 조은지, 지금은 뭐하고 계신가 검색 검색

6. 호텔 비너스, 조은지의 2004년 출연작.. 어쩐지 끌림..

7. 캬캬 .. 그리하여 다운로드 -ㅁ- ;;

 

호텔 비너스에 나온 사람들

1. 와이프 - 나카타니 미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의 마츠코... 일본엔 이렇게 예쁜 여배우가 쎄고 쎘나..라고 생각했는데 마츠코였군하 ;;

2. 닥터 - 카가와 테루유키.. <도쿄!>에 나온 히키코모리.. 도쿄에서는 수줍어하는? 표정이나 긴 속눈썹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는데..여기선 클로즈업이 별로 없고 계속 흐느적거리는.. 몸 위주로 보여준 것 같다는...

3. 가이 - 박정우..<태극기 휘날리며>에도 나왔다지만 안봤으므로..모르겠음;; 느낌이 괜찮은데  비중있는 역할을 많이 맡지는 않는 듯...

4. 비너스 - 이치무라 마사치카.. 호텔 비너스가 첫 출연이라는데, 어쩐지 노련한 중견배우의 느낌... 게이 분장이 너무 잘어울리셔..

5. 소다 - 조은지.. 노는 언니 이미지가 무척 강하긴 하지만 (물론 난 그게 좋은거지만) 여려보이는 얼굴도 있고 하여튼 볼 수록 매력있으심.. <눈물>과 <철없는 아내와...>에서의 역할이 인상적이었음

6. 보이 - 이준기.. 데뷔작이라는데 -ㅁ- ;  어, 어색하긴 하지만 캐릭터에는 잘어울리는 듯..  그러나 캐릭터 너무 찌질함.. 마지막에 소다를 구해준 것만으로 점수를 후하게 줄 수는 없어..ㅠ

7. 형사2 - 지현우....지현우일줄이야 !! 대사는 "쓰레기를 치워주면 고마워해야지.."  ㅋㅋ

8. 사이 - 고도희.. 국내에서는 주로 드라마 아역으로 나온 것 같은데..본적은 없고. 여튼 호텔비너스에서는 무겁고 어두운 역할인데 잘 소화한 것 같다. 아역이 어두운 연기를 하기가 쉽지는 않다던데..

9. 초난 - 쿠사나기 쯔요시.. 그러니까 초난강..! 아..초난강의 매력은 이것이었군하!!  내 기억속의 초난강은 <사랑해요>를 부르는 초난강 뿐이었는데... 부드러운 목소리와 섬세한 얼굴을 가졌구나..

다시 보니 <사랑해요>도 꽤 멋지다! 큐티하니 패러디도 짱 귀엽다..ㅠㅠ

어쩐지 따뜻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품게 된다;;

 

호텔 비너스... 영화 자체의 신선함과 매력도 있었지만 다양한 배우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움...영화는 뭐랄까 좀; 오글오글 하긴 하지만 그게 또 매력이기도 하고...

몇몇 장면은 아주 좋았다.

심하게 교훈적인? 부분은 별로였지만..

 

아무튼 주제는 Everybody needs somebody. 영화의 주제곡과 같다.

노래는 love psycedel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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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4 23:36 2010/03/24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