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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자바르떼

사회적기업이란 말을 처음 들어본 게 2년전 11월인데

어느덧 사회적기업이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예술인들이 자주 찾아오고 상담을 하곤한다.

아직 우리도 버벅거리고 있는데, 누굴 상담할 처지는 아니지만

문화예술분야에서도 사회적기업은 몇 되지않고, 또 특수성이 있는데다가

문화운동 진영에서 달리 상담을 해줄 사람이 없으니

선후배들이 종종 나를 찾곤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회적기업을 단순히 정부에서 기금 나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실제 9개월을 해보니 그렇게 접근을 하면 낭패를 보기가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단 좀 더 체계적으로 자바르떼의 고민과 과정을 정리해야 하지...싶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요즘 사회적경제와 같이 생각하는 논의 단위가 있어서

마침 1차로 두서없는 고민을 정리한 글을 소개한다.

물론... 진짜 두서없는 고민이지만...

자바르떼는 내부 전략단위를 구성하고 좀 더 고민을 구체화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기로 했으니

앞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는대로 소개를 좀 할까 한다.

혹시라도 지역에서 문화활동을 하는 분들이 활용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사회적기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참고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기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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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은?

  

이은진(자바르떼 대표) 

 

 

1. 아직은 사회적경제에 대해 함께 논의해 본적도 없고, 또 문화운동 내부에서 고민해왔던 바가 개념은 비슷하겠으나 사회적경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익숙치도 않은 상태이다. 또 철학적 근거들을 정리하지 못한 초기 고민수준의 문제의식만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터라 이런 자리에서 발표하는 것이 아주 조심스럽기도 하거니와 민망하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 지역에서의 가능성과 단초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라 생각되어 정리도 되지 않은 고민을 두서없이 제출해 본다.

 

 

2.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도와 인지도가 무척 높아지고 있고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가들에게도 사회적기업은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04년 신나는문화학교를 시작할 때 4대보험 가입을 교사전체가 거부하고 스스로를 실업자나 취약계층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돌이켜보면 5년사이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나는문화학교의 경우 현재까지 올 수 있었던 동력은 교사들의 자발성과 의지에 있다. 2005년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 지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무급 진행을 결의하고 1년간 사업을 계속하지 않았다면 아마 현재의 자바르떼도 없었을지 모른다. 문화예술 활동가들은 과거부터, 또 현재에도 지역의 다양한 계층들과 연대하면서 재정과는 무관하게 활동을 해왔다. 이것은 문화예술운동단체들의 역사와도 연관이 있는데, 문화예술운동단체들은 전통적으로 공동체적 운영방식을 채택해 왔다. 시민사회운동이나 노동운동도 비슷하긴 하겠지만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들이 모두 주체가 되어 사업을 결정하고 운영에 참여하며 함께 책임을 져왔다. 즉 같이 벌어 같이 쓰고, 수익이 남으면 약간의 활동비를 나누어 갖는 식으로 운영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도 문화운동에 몸담았거나 몸담고 있는 활동가들의 경우에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퇴직을 하더라도 지역에서 함께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 예술가들은 초기 문화학교의 경우처럼 급여 방식에 익숙치 않고, 출퇴근이나 업무일지 등의 형식에 적응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급여나 활동비로 보상되지 않더라도 자기 창작의 성과나 대중들과의 교감, 지역에서의 연대활동에 대한 보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3. 문화운동 내부의 고민은 재생산구조의 구축과 생활문화운동으로서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노력, 그리고 지역 거점 구축과 이를 통한 소공동체 구성으로 많이 집중되어 왔다.

문화운동은 급속히 확산되던 8,90년대에는 조직운동과 같이 성장해 왔지만 그만큼 또 조직운동에 종속되어 왔고, 문선의 역할들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문화를 도구로 사고하기도 한다. 현재보다 상태가 덜 심각하던 90년대 중, 후반에 문화운동은 독자적인 토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고 기존의 조직방식과 다른 새로운 대안들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대안적인 가치, 대안적인 삶의 형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거점을 구축하고, 이를 조직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해왔다. 그리고 각 지역을 잇는 전국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도 논의 되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이다. ‘일상의 모든 것과 싸워라’ 라는 슬로건을 걸고, 반 자본적인 영역에서부터 비자본적 영역을 아우르는 일상 문화투쟁들을 연결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이 가지는 공공적 가치와 예술 노동에 주목하게 되었고, 문화기본권적인 관점에서 ‘누구나 예술을 향유하고 창작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90년대 초반의 대중문예교육 철학을 부활시키기에 이른다. 장르틀에 기반한 전문가 중심의 예술이 아니라 향유자 중심의 생활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확장되었다.

 

 

4. 문화생태를 일구는 자바르떼

자바르떼가 추구하는 문화생태에는 몇가지 의미가 같이 들어있다. 누구나 예술창작과 향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 문화예술 생태계의 선순환구조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위한 기본 동력으로서 생활예술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키자는 것, 그리고 생태적인 문화예술활동을 의미하고 있다. 또 자바르떼는 신나는문화학교 1기가 끝날 무렵, 문화예술 지역공동체를 꿈꾸었고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을 준비하면서는 문화예술생산자협동조합을 상상하게 되었다. 이렇게 추진하게 된 것은 앞에서 서술한 지난 시기의 고민들의 연장이기도 하지만 몇가지 이유가 더 있다. 한 가지는 예술가들이 스스로 노동자 주체가 되어 자기 노동의 사회적 권리를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영리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사회적기업에서 일반적인 직장인 수준의 급여보장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과 그렇기 때문에 돈으로 받는 급여 외에 다른 방식으로 채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작은 마을 단위, 지역과 결합해서 노동력을 교환한다던가, 지역화폐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던가, 사회적 예술노동의 댓가로 공간을 제공받는다던가 하는 등 돈이 아닌 영역으로 해결될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은 자바르떼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역에서 공동체적인 운영을 하는 공연예술단체들이 행정적 준비에 어려움은 약간 있으나 사회적기업 전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음을 최근에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문화예술교육을 병행하는 단체들이 핵심이 될 것이다. 공연 예술 단체들 뿐 아니라 미술작업자들 중에도 지역에서 마을의 소단위, 개별 요구에 맞추어 작업하고 싶어하는 활동가들이 많다. 최근엔 생활 예술로의 접근과 생활예술동아리 활동에 대한 중요성이 확산되어 지원이나 사업영역을 확대해 가는 추세여서 지역에서의 교육과 창작활동, 주민들과의 작업들이 원활히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진다. 자바르떼는 올해 각 지역에서 문화예술생산자협동조합과 문화(향유자)생활협동조합 구축의 단초를 만들어 갈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대안으로서 협동조합에 대한 실험을 시작하는 것이고, 2년간의 훈련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5. 하지만 아직 상에 대해서도 구체적이지도 못하고,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부분도 정리가 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적 전망을 구체화하여 추진전략과 단계별 목표를 세우는 것은 올 상반기의 과제이다. 이를 위해 예술가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방식, 커리큘럼을 만들어가는 것과 문화향유자 협동조합 구축을 위한 교육커리큘럼, 접근 방법, 핵심 주체를 세우는 문제도 아직 백지 상태이다. 더군다나 예측되는 어려움도 매우 많다. 아직도 문화에 대한 편견이 많아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뒤에나 고민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던가, 문화를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그런 상태에서 문화를 기본권인 동시에 생활로 받아들여 지속적인 향유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가 가능할 것인지도 아직은 미지수이다. 또 지역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사회공익적 활동을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 제공 등의 문제는 지자체와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고 지역과 지역을 잇는 방식은 또 어떨 것인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가장 난감한 부분은 예술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계량되어 다른 재화서비스, 사회서비스와 교환될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문제일 것이다.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계량한다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그리고 기준을 우리끼리 합의한다고 해서 우리 내부가 아닌 예술계의 설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더 두서가 없어진 것 같다. 이렇듯 아직은 넘어야 할 산도 많고, 밑그림도 안그려져 있지만, 문화예술 영역에서 사회적경제 영역을 만들고 확장시켜갈 가능성은 매우 많다고 생각된다. 지역에서 함께 실마리를 찾아내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또 같이 풀어갈 파트너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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