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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마를렌

1.
까마득히 먼 옛날, 또는 먼 기억 속에서 들었던 이름이다.
노래 제목이고, 2차 대전 때 병사들의 향수병을 자극했던 노래였다고 한다.

 

* 릴리 마를렌/ 마리네 디트리히

- 출처 : joins 블로거 브라이트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obgylady&folder=6&list_id=4062673

 

전쟁. 전쟁에 내몰린, 죽음으로 내몰린 젊은 병사들. 내일을 기약하기 힘든 전선의 병사들. 그들의 가슴을 부여잡았던 노래라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아련하다.

 

".....그 아래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릴리 마를렌, 그 가로등 아래 너는 누구와 함께 서 있을까....."

 

2.
어제 「릴리 마를렌」에 갔다. 대학로 통일문제연구소 쪽 뒷골목에 자리한 카페다.
대학로에 있지 않다면 어쩌면 초라한 카페로 보일지도 모를, 옛날 집들처럼 화장실도 밖에 있는 그런 카페다.
그러나 이곳은 대학로. 온갖 젊음과 지성과 낭만이 있는 곳이다. 이미 잎새를 다 떨궈버린 담쟁이와 능소화 넝클이 엉겨있고, 창문과 문틀은 모두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고, 벽은 흰 회벽이 그대로이지만 대학로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한번 와본 듯도 하다. 아마 그때는 건너편에 소극장이 있었지?

 

모인 명목은 birdizzy님의 블로그 「30003번째 방문자 이벤트」였는데, 어쩌다 보니 나도 끼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지 않으려고 했다. birdizzy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21살이라는 포스트를 보고 괜히 흰머리 날리며 참석해 분위기만 어색하게 할까봐 지레 겁먹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스머프의 문자가 왔다. 이런. 문자만 오지 않아도 가지 않으려 했는데...^^
사실 지난 연말에 송년회를 하기로 했고, 스머프가 주동하다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적이 있다. 결론은 신년회로 바꾼 것이었는데, 스머프가 겸사겸사 자리를 합친 것 같았다. 스머프는 birdizzy의 이벤트 당첨자이기도 하니 말이다.

 

3.
릴리 마를렌의 음식 맛은 분위기만큼은 아니었다. 물론 먹을만 했지만 말이다. 음식메뉴도 딱 3가지란다. '해물리조또',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뭐 이런 것 같다. 음식 이름이 꼭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여간 또 가게 되면 셋 중 하나를 고르면 되니 꼭 외울 필요도 없겠다.

 

음식을 먹고, 맥주 한 잔씩 하고 나오는데, 계산은 birdizzy 혼자! 함께 내는 것에 익숙한데 혼자에게 내게 하려니 안쓰럽다. 가격도 만만치 않던데...

 

2차로 근처에 있는 전통(?)주점(통일문제연구소 맞은편)에 들렸다. 소주가 1,000원이다. 메뉴판을 보니 카드로 계산할 때하고, 현금으로 계산할 때하고 가격이 너무나 차이가 많았다. 예를 들면 현금으로 할 때 소주 1,000원, 복분자 4,000원 등인데, 카드로 하면 소주 3,000원, 복분자 7,000원 이런 식이다. 술만 그렇고, 안주는 카드나 현금이나 같다.

 

예의 장난기가 발동한 스머프.
'아저씨 술값만 현금으로 하고, 안주값은 카드로 하면 안 돼요?'
주인 아저씨는 남감해 하신다. 아저씨가 잠시 흔들리는 사이 주인 아줌마가 단호하게 말한다. '안 돼요!' ㅎ ㅎ
어찌 됐던 우리는 현금할인가격으로 계산할 수 있었다!

 

...

 

birdizzy, 현근, 스머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잘들 들어가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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