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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신당창당에 관심을 갖는 이유

- 후배와의 문답(2)

 

지난 연말에 올린 '후배와의 문답' 관련하여 후배가 어제 지역위원회 게시판을 통해 서신을 보내왔다.

 

물론 서로 좁힐 수 없는 입장차이가 있을 지 모르지만 우리들의 서신 주고받기는 이제 끝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입장차이가 있을지라도 소소하거나, 이미 다 아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서로 소통하거나 교류하는 데 불편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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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로서 내가 신당창당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선 이렇다.

첫째, 무엇보다도 그동안 좌파 정파가 보였던 무책임.무능력을 넘어 기회주의적인 태도 또한 당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반성적인 문제의식에서이다. 좌파의 책임성 부분은 고재구 동지도 같은 입장인 것 같다.

둘째,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좌파는 ‘안에서 굶어 죽을 것인가? 아님 나가서 얼어 죽을 것인가?’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뿐만 아니라 정파화한 좌파 자체의 존립 위기이기도 하다. 주체들이 자신이 처한 위기를 아는 게 우선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도 절실하게 말이다. 신당창당은 적어도 좌파들에게 자신들의 처한 위치가 어디인지만이라도 절실하게 각성시킬 것이다.

좌파는 신당을 창당할 자격이 있는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정파로서의 좌파는 신당을 창당할 자격이 있는가? 별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다수의 건전한 당원들, 심지어 좌파성향 당원들까지 현 신당 논의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른바 자주파의 종북주의 뿐만 아니라 수없는 비상식.몰상식.패권적 당내행위에 대하여 많은 당원들이 수없이 서명운동을 하였고, 당기위 제소는 물론 심지어 검찰에 제소까지 하였지만, 이런 당원들의 당내 정화운동에 좌파 정파가 앞장 선 기억이 나에겐 없다. 그땐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그럼에도 나는

신당 논의를 환영한다. 듣기 좋은 소리로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이른 때’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 속에서 지금이라도 ‘얼어 죽을 각오’로 나선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벌어졌던 당내 정화운동, 메아리 없는 호소에 많은 당원들은 절망하였고, 당을 떠났다. 이대로 간다면 당은 급격히 식물화할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직을 가진 정파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와 병행해서 당에 대한 애정이 거의 고갈되었더라도 그래도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는 당원들이 다시 한 번 당내 정화운동의 핵심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신당을 창당할 각오로 당내 정화운동에 임해주었으면 좋겠다. 또 다시 얼렁뚱땅 문제를 봉합한다면 자가치유할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고재구 동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땐 자식새끼들은 이미 모두 굶어 죽든지 아님 가출하고 없을 것이다.

‘다수의 힘’이 아니라 ‘절박하고 정당한 요구’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한민국 이전에 민주노동당 내에서 말이다. ‘지금 이곳에 오지 않는 건 미래에도 오지 않는다’는 백무산 시인의 절규처럼 절실해 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적어도 ‘민주노동당 내에서 구현시키는 것’은 ‘나’만의 꿈이 아니지 않는가?

ps:
이름과 외모가 조응하지 못하는 본인의 상태 때문에 실망하였다면 고재구 동지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



최경순 선배님 답변에 대한 느낌

 

저에게 작년 말일자로 게시판에 올린 글 잘 보았습니다.
이래저래 눈치밥을 먹고사는 신세니 짧은 답글을 쓸 여유도 오늘에서야 찾게되었습니다.
새해 희망으로 맞이하라는 덕담이 가당치 않은 현실 역시 안타깝습니다.

아마도 답답한 당의 현실에 관한 문제의식과 진단은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자주파로 통칭되는 당권파의 무능과 전횡이 문제의 본질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합니다.
저 역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게 당권을 거머쥐는 것 뿐이었음을 익히 보아왔습니다.

이 문제는 2005년 제가 지역위원회 정치학교에서 선배님을 처음 뵌 그 순간에도 당내에서
신랄하게 논의되었던 사안이기도 합니다.( 아 그때 저는 약간 다른 측면에서 선배님께
실망하였는데, 이름으로는 아리따운 여인네의 이미지를 풍겼는데 실제로는 머리가
허연 중년의 사내라니 이거원 ... )
하여튼 그때도 김정진 변호사나 최병천씨나 김기수씨 등 참석자 공히 비슷한
진단과 처방을 내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일심회사건과 북핵문제가 터졌을 때도 북한에 약속했던 버스를 기증해야 한다고
핏대를 올렸던 이용대 정책위의장이 종북주의자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당내 종북주의자가 없다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소위 비주류에게도 성찰을 촉구하였습니다.
그 성찰은 '소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제민주화운동본부의 활동이
가장 모범적인 소통의 예가 아닌가 하였습니다.  

"앞서서 가나니 산자여 따르라!"식의 운동방법은 뭔가 80년대적이고, 엘리트적이고..
하여튼 뒤에 따라가는 저같은 사람도 뭔가 불안하다는 것이지요
    
최근의 당쇄신 혹은 분당 논의도 이러한 흐름에서 별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성격차가 심한데다 도박과 알콜에 빠져있고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일삼는 사람과 계속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혼을 하더라도 자녀의 양육문제는 확실하게 하여야 합니다.
대책없이 자녀 내팽개치고 짐싸고 나오려 한다는 느낌입니다.

저의 이러한 느낌이 일상에서 치열하게 부딪치는 선배님의 느낌보다는 훨씬 소박할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찌되었던 당을 믿고 찾아준 뉴코아 이랜드 아줌마들에게
이를 어찌 설명할 것입니까? 아마도 지역의 헌신적인 많은 활동가들 역시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저의 분회에서는 대선패배의 원인과 이후의 당 쇄신 방안을 주제로 분회 운영위에서
논의해볼 생각입니다. 저 역시 한명의 평당원으로서 솔직한 의사를 표현할 것입니다.

선배님과 대강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약간의
견해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하기야 여기서 더 추락할 일이야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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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의 느낌은
1. 민주노총 중앙파와 국민파의 대립구도로 보인다.
2.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않고 특정후보를 지지했던 인간들은
   참 배은망덕한 인간들이다.(최순영, 현애자, 이영순, 단병호, 이영순, 천영세)
3. 사회민주주의를 열렬히 주장하는 주대환과 이해삼은 가장 사회민주주의적인 후보로
   권영길을 열렬히 지지했는데, 그래서 주대환과 이해삼의 글은 영영 보지 않을 것이다.
   저런 친구들 믿다간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4. 어쨌든 정형주가 괴력의 소유자인 것은 확실하다. 권영길 한방에 보내버렸다.
   케이원이나 프라이드에 최홍만 대신 내보내야 한다.  

: 주말농장에서
고재구 "이놈의 엔엘 피디 논쟁이 20년을 넘게 지속되는 걸 보니 아마도 우리가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서 파고다 공원의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을때까지 지속될 모양이야"
차윤석 "파고다공원 헤게모니 잡느라고 또 싸우겠지요 또 한쪽에서는 헤게모니 잡았다고
좋아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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