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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구스타 쿠바

메구스타 쿠바

이겸 지음

은행나무 출판

부제 - 카메라를 든 순례자 이겸, 30일간의 쿠바 기행

 

메구스타 쿠바 표지 '메구스타 쿠바'란 스페인어로 '나는 쿠바를 좋아한다'는 말이란다.

 

 

1.

 

노조 일을 마치고 꼭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가 '쿠바 여행'이었다.

물론 성사되지 않았다.

내가 쿠바를 가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카스트로가 살아 있는 쿠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혁명이란 뭘까?

사람들에게 혁명이란 뭘까?

수많은 혁명, 실패한 혁명, 변질된 혁명... 그리고 여전히 혁명을 꿈꾸는 사람들...

 

나는 안다. 레닌의 말이 아니라도 혁명 건설의 길이 '네프스키 대로'가 아님을.

레닌의 말대로 '구시대의 정신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리라.

 

혁명을 성공시킨 열정은 여전히 건설의 장애가 되는 '구시대의 정신'을 견딜 수 없는 모독으로 여기게끔 할만도 하리라.

로비에스 피에로의 기요틴, 크메르 루즈의 킬링필드, 중국의 문화혁명... 이해된다.

그 피의 광기가 상당 부분은 혁명의 열정이었음을...

그러나 진정한 혁명의 열정은, 그것이 인간에 대한 열정이라면, 광기이기 보단 인내가 아닐까?

 

인내는 수많은 우회도로를 인정하는 것이고, 때로 모욕적이기까지 한 수많은 타협을 감수하는 것이겠지...

어쨌든 아직도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주의가 쿠바, 거기에 있을 것 같았다. 내겐...

 

 

2.

 

바두기로부터 이 책을 선물받았다.

지은이 이겸의 쿠바 여행은 산티아고 데 쿠바로부터 시작한다.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맥이 훤히 보이는 곳, 쿠바 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역시 순례자 답다.

 

30일 동안 쿠바 여행을 한다고 쿠바를 모두 알 수 있는 건 아니리라.

더욱이 이미 보고자 하는 '관점'을 가지고 간다면 한 면이 잘 보이는 대신 다른 한 면은 잘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상관없다, 내겐. 쿠바 사람들의 구김살 없는 미소띤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을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혁명은 그들에게 많은 '해방'을 선사했겠지만,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또 많은 '불편'을 선사할 것이다.

'무상의료', '무상교육'과 같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소중한 것들'이 당연한 일상이 된 그들에겐 더이상 그리 '소중한 것들'이 아니리라.

대신 남루하고, 변함없어 권태로운 삶이 그들에겐 더 큰 장애가 되는 것이리라.

 

물론 짙은 색안경을 낀 내가 책 한권을 읽었다고 어찌 쿠바를 알랴..

더 많은 것은 언젠가 쿠바를 직접 가보고 알아보자.

그땐 이미 카스트로는 죽어 있겠지?

쿠바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르고...

뭐 할 수 없지.

변하면 변한대로 멋진 자연이나 보다 와야지... 혁명을 추억하면서...

 

 

3.

 

이겸의 여행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끝난다.

나는 메구스타 쿠바를 읽고 오랫동안 사고 싶었던 'BUENA VISTA SOCIAL CLUB' DVD를 샀다.

이준 선배가 주말마다 꼭 한번씩은 본다는 다큐영화다.

역시 좋다.

 

바두기님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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