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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산장

1.

 

벼르고 벼르던 옥계산장에 다녀왔다.

2009. 8. 15 - 8. 16 일박이일

 

옥계산장은 경북 영덕 옥계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대구 달구벌에 근무하고 있기도 한 정준호 동지가 이곳에 참누리마을을 만들고 있고,

옥계산장은 그의 집이자, 참누리마을 건설 베이스캠프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옥계산장

 

참누리마을 집터를 다지고 있는 정준호 동지

 

 

그동안 여러번 이곳에 가는 일행이 있었지만, 이러저런 사정으로 난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 산보연 여름 수련회가 있었고, 난 우연히 초대를 받았다.

 

 

2.

 

옥계계곡은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그러다보니 옥계산장에 이르는 계곡에는 사람과 차량이 빼곡하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옥계산장 옆 계곡

 

 

첫날은 정준호 동지와 산보연 동지들과 어울려 맛있는 술 한잔을 마셨다.

산보연은 수련회에 술을 매우 '조촐'하게 준비했다.

산업보건연구회라는 조직명에 걸맞게 건강을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ㅋ

덕분에 수련회치고는 제법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한 동안  보지 못했던 반가운 얼굴들도,

하늘에 가득 고인 별들도,

숲가에 나르는 반딧불이도 보았다.

 

 

3.

 

담날 우리는 아침을 먹고, 산행에 나섰다.

옥계산장 건너편은 동대산계곡이 있는데, 초입부터 여러 단의 폭포가 있는 게 분위기가 심상찮다.

 

동대산계곡 등산로에 놓인, 커다란 돌로 만든 징검다리

 

동대산 계곡의 순탄한 등산로

 

 

동대산 계곡 등산로는 협곡을 끼고 있었지만,

맑은 물과 수려한 풍경에 견주어보면 등산로는 매우 평탄했다.

 

이름조차 없는 등산로 옆 폭포

 

등산로 옆 벚나무는 벌써 단풍이 든다.

 

계곡에 비해 매우 넓고 깊은 호박소

 

 

우리는 동대산 정상 코스 대신 비룡폭포를 다녀오기로 했다.

비룡폭포 쪽 냇물은 동대산 계곡의 한 지류이지만 그래도 수량이 제법 많았고,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이 특히 시원했다.

 

비룡폭포 계곡의 작고 한적한 '소'

 

비룡폭포/ 명성에 비해 아담했다.

 

 

4.

 

옥계계곡은 그야말로 깎아놓은 듯 한 절벽으로 된 계곡이다.

그런데 이곳에도 마을이 있다.

요즘 경치 좋은 곳에 만드는 별장마을이 아닌 옛부터 사람이 살았던 전통마을이 말이다.

 

옥계산장 옆 전통마을/ 저 좁은 비탈밭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요즘이야 이곳에는 값비싼 송이버섯도 나고 민박도 하지만, 옛날에는 뭘 먹고 살았을까?

아마도 조금이라도 평평한 땅이 있다면 개간을 하고,

산에 올라가 숯을 구워다 팔아 생계를 이어갔을 것이다.

 

등산로 옆에 남아있는 숯가마터/ 제법 온전한 게 60-70년대, 아니면 그 뒤까지 사용했을 것 같다.

 

산속 깊이 자리한 좁은 묶은논/ 약 500평 정도밖에 되어보이지 않고, 햇볕도 부족하지만 화전민에게는 중요한 식량 공급처였을 것이다.

 

 

5.

 

점심을 먹고 우리는 참누리 마을 쪽으로 올라갔다.

 

참누리 마을부터는 사실상 고립된 곳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다.

하지만, 경치는 매우 좋다.

 

참누리 마을 바로 옆 냇가/ 탄성이 절로 나온다.

 

폭포와 깊은 '소'/ 이름조차 없다. 그만큼 사람을 타지 않았다는 증거이리라.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면 웬만한 운동장 만 한 커다란 '소'가 나온다.

이곳 역시 이름이 없다.

 

그 위로도 계곡은 이어지고, 수량이 많아 경관이 좋겠지만,

나는 여기서 발길을 돌렸다.

 

폭포 위의 운동장 만 한 '소' 아프리카 지도를 닮은 이 소는 왼쪽으로도 넓게 펼쳐져 있다.

 

맑은 물 속에 바위에 붙어 있는 검은 점들이 다슬기이다. 다슬기는 반딧불이 유충이 기생하는 숙주이기에 정준호 동지와 마을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보호하고 있다.

 

담쟁이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냇물 옆으로 물봉숭아와 익모초꽃이 나란히 피어있다.

 

 

참누리 마을에 입주할 사람들은 모두 정해졌다고 한다.

올 겨울까지 몇 채의 집이 지어질 모양이다.

맘 맞고,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오래도록 서로 의지하며 살 것이다.

 

공사가 한창인 참누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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