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위원장 새로운 결단 가능성 시사

2005/10/19 07:26
이수호 위원장, '새로운 결단' 가능성 시사
민주노총 중집 결론없이 토론종결..지도부 거취 20일 최종 발표키로
 기사돌려보기

박경철 기자   박경철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2신 오후 11시> 민주노총 중집 차분한 분위기속 속개...결론없이 토론 종결
  이수호 위원장, "제안된 내용 바탕으로 지도부 숙의후 새롭게 결단할 것"

  
  한 차례 정회됐던 민주노총 23차 중집회의는 5시 45분 경 속개됐고 하반기 총력투쟁 준비에 대한 보고가 이뤄진 뒤 3가지 안건 중 첫번째로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의 제명이 처리됐다.
  
  지도부 총사퇴 논란으로 중집회의가 파행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 가운데 충남본부장의 대리참석자 발언권을 두고 참관인들의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한 차례 혼란으로 6시 11분 경 정회가 됐으나 15분 경 속개되기도 했다.
  
  6시 30분 경 논의를 할 수 없다며 이탈했던 중집위원들이 '마지막까지 논의를 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왔고 비리 관련 종합대책에 관한 안건과 26일 진행될 보궐선거에 대한 지원대책에 대한 안건이 차례로 통과됐다.
  
  이후 기타안건으로 상정된 하반기 총력투쟁과 지도부 거취문제를 2시간 동안 토론하기로 결정한 뒤 6시 50분 경 한 차례 또 정회했고 이후 7시 30분 경 회의가 속개됐다.
  
  기타안건 토론에 앞서 이수호 위원장은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다"며 "중집위원들의 책임있는 토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로 발언에 나선 금속연맹 전재환 위원장은 "17일 산별대표자회의에서 과도하게 발언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엄혹한 정세와 힘있는 투쟁을 전개할 필요성, 도덕적 생명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비리가 반복되지 않아야 된다는 것에 대한 고민, 조직내 갈등을 속히 극복해 하는 측면 등에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전 위원장은 "새로운 방향은 지도부의 결단만이 아닌 중집 구성원 전원의 책임과 결단이 되야 한다"며 "금속연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힘차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 위원장은 "위기의 민주노총 우리의 저력으로 새롭게 만들 수 있다"며 "지도부가 결단한다면 비상대책위원회든 어떤 형태가 되든 금속연맹에서 앞장서서 새 희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각 지역 본부장 및 연맹 위원장들은 오후 9시를 넘긴 시각까지 차분한 가운데 자신들의 솔직한 의견을 피력했고,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제안된 내용을 기반으로 새롭게 결단하겠다며 9시 20분 경 토론이 종결됐음을 선포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토론 종결에 앞서 "지도부와 깊이 숙의할 필요성으로 인해 이 자리에서 당장 새로운 결단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중집위원들의 동의를 얻었고 "20일 오전까지 논의를 거친 뒤 중집위원들이 다시 모여 결정사항을 책임있게 공표하고 하반기 총력투쟁을 힘차게 결의하자"고 밝혔다.
  
  

중집위원 발언 어떻게 진행됐나

  
  중집위원들의 발언은 지도부 거취 문제와 관련해 하반기 총력투쟁을 어떻게 성사시킬 것인가를 중점에 두고 이어졌다. 지도부 거취가 총력투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고, 결정사항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확실한 책임이 전제되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 최용국 부산본부장
  
  거두절미하고 즉각적으로 지도부는 총사퇴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옳은 판단인지 아닌지 자신이 없지만 작금의 사태 진행과 관련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사태에 대한 공동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 개인 비리라 하더라도 공동의 책임이 있다. 일단 지도부 사퇴에 대한 공동의 인식은 있다.
  지도부 사퇴에 대한 시기와 방식을 두고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극단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해 상처를 주는 건 매우 유감이다.
  중집위원들은 적게는 10년에서 많게는 20년까지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달려왔다. 최소한의 차이를 인정해서라도 이런 행동들은 제한되야 한다.
  즉각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해 공공연맹, 금속연맹 등 각 연맹 지도부와 본부가 함께 당면한 투쟁을 힘있게 전개해야 한다.
  
  - 사무금융연맹 곽태원 위원장
  
  조기사퇴와 선거불출마 결정으로 사태가 수습될 줄 알았다. 일부 중집 의견으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아 유감이다.
  지도부의 결단이 또 다시 바뀐다면 파급효과는 상상할 수도 없다. 어렵더라도 책임진다고 하니 두 달 동안 조직을 수습하고 하나로 나갔으면 한다.
  
  - 이상무 경기본부장
  
  사명감으로 하반기 총파업 위해 지역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가뭄든 봄에 농사지을 수 없는 상황을 하늘에 원망하지만, 핑계를 대지말고 총파업을 준비해야 한다.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아서 총파업이 잘될 것이라는 의견에는 반대다.
  
  - 서비스연맹 김형근 위원장
  
  규약에 의하면 징계할 수 있다. 이미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규약과 규정을 만들었던 것이다. 위원장이 지켜야 될 존엄성은 규약을 준수하는 것이다. 위원장의 초규약적 결정은 조직의 규율을 훼손하는 행위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위해 규약과 규정을 만들었으니 위원장은 규약을 지켜야 한다.
  위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맞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힘도 커져왔다. 한 가지 의문은 위기 속에서 우리가 단결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있다. 결정이 잘못됐으면 중집위원들이 다시 모여 논의하면 된다.
  위기돌파가 중요함에도 즉각 사퇴나 두 달뒤 사퇴가 쟁점이 된 건 비리 사태가 터지면서 선거체계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 이수봉 홍보실장
  
  '즉각 사퇴'나 '두달 후 사퇴'나 투쟁을 위해서라면 다 좋다.
  장수는 처단해도 전쟁은 계속해야 한다. 검찰에서 민주노총 관련 비리를 계속해서 수사중이라는 정보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전례를 남긴다면 과연 누가 남을 수 있겠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지금 판단해야 되는 것은 하반기 총력투쟁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현 체계든 비대위 체계든 여기서 답해야 한다. 하반기 총력투쟁이 가능하다면 비대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 고종환 서울본부장
  
  지금 상태로는 총파업이 힘이 든데, 다른 체계라고 총파업이 가능한가라고 묻는다면 장담할 수 없다. 이도 안되고 저도 안된다면 원칙적이고 도덕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 이용식 정치위원장
  
  민주노총의 위기는 비리 때문이 아니라 의견이 다르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는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의견이 다르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성명서를 내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런 행위로 인한 즉각 사퇴 결정은 민주노총 운동의 기조를 흔들고 운동노선의 왜곡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결론적으로 사퇴는 조합원들이 아닌 적들이 가장 좋아할 것이다.

  
  <1신 오후 7시>지도부 거취문제 놓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파행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 처리를 둘러싼 민주노총의 내홍이 일상적 최고 회의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의 파행으로 번졌다.
  
  18일 오후 민주노총은 23차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연맹위원장과 지역본부장이 회의장을 나가면서 회의는 파행으로 흘렀다.
  민주노총은 상임집행위원회와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비리사건에 대한 대책을 결정키로 했으나 회의는 안건을 토론하기도 전에 정회된 것.
  
  이에 앞서 총연맹 사무총국 일부 간부들이 집단사직서 제출하고 충남본부장이 사퇴를 통해 '지도부 즉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었고 일부 연맹에서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상태라 이날의 사태는 예견되고 있었다.
  
  4시 경 시작예정이던 23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공개회의 형태로 약간 늦춰져 진행됐다.
  
  이수호 위원장, "새로운 판단 필요하다면 논의할 수 있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지도부 거취문제에 대한) 입장은 이미 정리됐다. 하지만 새롭게 조성된 상황에 대해 판단이 필요하다면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다"며 토론 재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공연맹 양경규 위원장은 "변화된 입장이 있다면 회의에 참석할 수 있지만 토론보다는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가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이영섭 충북본부장을 포함 총 7명의 중앙집행위원이 자리를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에서는 험한 말이 오고 가는등 사태가 쉽게 진정되기 힘들다는 예측을 낳기도 했다.
  
  5시 30분 현재 일부 중집위원들의 이탈로 회의는 정회된 상태이고, 회의장을 이탈한 중집위원 및 참관인들은 민주노총 건물로비를 점거한 채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성원은 50명으로 25명의 중집위원이 참석해야 성사되고, 23차 중집회의에는 34명이 중집위원이 참석했다 7명이 자리를 이탈한 상황이라 이후 중집회의는 속개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중집회의를 통해 26일 진행될 보궐선거에 대한 대책과 오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던 비리 관련 종합대책에 관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TAG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kmsy1953/trackback/157

Comments

What's on your mind?

댓글 입력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