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이후 민주노동당 깃발은 사라졌다"

2005/11/14 22:00
“4·15총선이후, 민주노동당 깃발은 사라졌다”
14일 전국비정규연대회의 간담회서 민노당 지도부 호된 쓴소리 들어
입력 :2005-11-14 16:06   백만석 (wildpioneer@dailyseop.com)기자
“2004년 4월 15일 총선 전까지만 해도 5~6명의 노동자가 있는 곳에 민주노동당 깃발이 안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은 혼돈하기 시작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임시 대표와 당 비상대책위원들이 1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전국비정규연대회의(의장 구권서, 이하 전비연)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비정규직 철폐를 상징하는 상복 차림으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주봉희 방송사비정규노조 위원장은 동석한 권영길 대표, 단병호 의원, 문성현 비대위 집행위원장, 정종권 윤난실 이용길 김은진 비대위원 들에게 “당이 관료화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상처를 주고 비수를 꼽은 결과를 낳았다”고 매섭게 지적했다.

그는 “2002, 2003년 투쟁 때에도 당의 깃발이 안 보일 때가 없었는데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들어가면서부터 깃발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총선 이후 5월 1일 노동절과 11월 13일 노동자 대회 두 번밖에 민주노동당 깃발을 볼 수 없었다고 질책하며 “‘민주노동당이여, 다시 돌아오라, 눈을 떠라’고 내가 얘기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얼마 전 재선거에서 나는 민주노동당이 추천한 후보를 당당하게 홍보하지 못하고 다만 ‘꼭 투표하라’는 말밖에 못했다”고 털어놓으며 “과거 배고프고 외로운 시절, 민주노동당을 알리기 위해 국회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던 시절로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단병호 “감성적으로는 당이 밉겠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달라”

한편 눈을 감고 전비연 노동자들의 말을 경청하던 단병호 의원은 “내가 비록 당에 있는 몸이지만 당과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에게 한 마디씩 하고 싶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단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제는 당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당내에서 각 사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해결토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 의원은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따끔한 한 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에게는 감성적인 부분과 이성적인 부분을 혼돈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면서 “감성적으로는 당이 미운 점도 있겠지만 이성적으로는 ‘당에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지금 정부는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국회에서 정부안을 막을 수 있더라도 우리 당 안을 수용시키기는 힘들다”면서 “그것은 밖에서 여러분들이 어떻게 싸우는 가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함께 공동으로 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막고 싸우는 것만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 의원은 주장하면서 당과 노동자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날 권 임시 대표는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공식적 첫 대외나들이로 이곳을 방문했다”고 말하며 “실제로 비대위가 발족한 뒤 비정규직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야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정규직 동지들과 만나고 어떻게 하면 연대를 강화·확대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여기 온 것은 우리의 의지를 밝히는 한편 이번 국회에서 비정규직 관계법에 대해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대규 비정규연대회의 부의장, 오민규 비정규연대회의 집행위원장도 동석했으며 권 임시 대표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간담회 내내 심각한 표정으로 노동자들의 말을 귀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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