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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얼어붙어 있을 동지에게

마음이 얼어붙어 있을 동지에게

그닥 도움이 될 얘기가 될진 모를 일이지만
기억이라는게 그래...
지난 한 해 동안 건설노조일을 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참 많은 일이 있었어....
힘들었던 기억, 의견 충돌로 나빴던 기억, 투쟁을 진행하며 동지를 떠나 보내야했던 슬픈 기억 등등...
하지만 즐거운 기억도 좋은 기억도 행복한 기억도 분명 있었던 것 같아.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지나면 좋은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대부분 모두의 기억에서 흐릿해지는건 사실이 잖아...
안 좋은 기억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지면 더 좋겠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거나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도 있는 법이지...
그로인해 우리의 마음은 얼어붙게되고 그 얼어붙은 마음을 미처 녹일 시간도 없이 서로를 쳐다보게되는거고

어찌 생각하면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기억에 의한 고통이고 고문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연말에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곤 하지...나 또한 연말이다 보니 또 감성에 빠지게 되네.
그런데 말야....
비유가 적절한진 모르겠지만 예를 하나 들어볼께
컴퓨터가 잘 돌아가고 더 빨리 돌아가기 위해선 하드 디스크에 빈공간이 많고 메모리가 깨끗해졌을 때 더 빨리 제대로 제 기능을 하거든...
우리의 기억도 매 한가지란 생각도 들어
뇌속에 필요없는 기억을 깨끗하게 지워내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부터 뇌를 깨끗하게 비워낼 때 ...여튼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생각도 든다.

이제부터 정말 중요한 일은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단 생각도 들고..ㅎㅎ
머리에 넣어두는것 자체가 고통스런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애시당초 그런 기억은 메모장에만 남겨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이제 곧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겠지.
이런 시기 동지에게 부탁하고 싶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다짐하고 싶은건
새로운 한해를 현명하게 받아들이고...
여튼 적절한 말이 떠오르진 않지만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는거야..

정말 지치고 화가 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정말 힘을 내야 할 시기 아닌가?
당당하고 씩씩하게...
건설노조의 동지들 모두가 정말 소중한 사람이었고 옆에서 하나 둘 매번 부딪치고 그랬지만..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 때 행복했고 ..나의 잘못된 생각 또는 판단이 흐릴 때 큰 도움이었어...물론 나 또한 내 성격으로 인해 좌절감을 먼저 맛보긴 했지만 말야.

사실 현재의 상황은 어찌 생각하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같은 고통과 비슷한 체험이란 생각도 들어.
잊고 싶다거나 힘겨운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긴 힘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현재의 상황에 집중하기 어려운 그런 문제들...
이걸 우린 극복해야겠지..

그 자리가 너무 힘겹고 어느 누구도 이해해 주지 않는다 하여도...
난 나의 삶의 방식이 모범적이진 못하지만 거짓되지도 않았다 생각해...
얼어붙은 마음은 녹이면 되는거야. 그보다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200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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