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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무엇을 잊어버리길 원하는가?(번역)

  • 등록일
    2005/03/12 13:21
  • 수정일
    2005/03/12 13:21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무엇을 잊어버리길 원하는가?
-Robert Fisk 2002 10.9
(infoshop.org에서 펀글)

요즘은 매일매일, 전쟁광 조지 부시가 내뱉는 상상을 초월하는 말들을
듣고 살아야 한다. 어제는 부시가 Cincinnati에서 “핵무기에 대항하는
신성한 전사들nuclear holy warriors”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부시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사실들을 잊어줄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이라크에 핵무기가 있는 것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실, 최근 부시와 블레어의 말에서 드러나는 불명료한 “그럴지도 모른다”, “만약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뭐, 이런 것들이 다 말장난이라는 것,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이 핵무기를 손에 넣었다면 맨 먼저 사담에게 사용했을 거라는 것 등등.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잊어야 한다.
또 우리는 잊어야 한다. 어제 부시가 연설하기 바로 몇 시간 전에 이스라엘 군에 의해 14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죽었다는 사실, 그리고 사망자 안에는 12살 난 아이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또 이스라엘 총리 샤론이 7월에 9명의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했을 때, 부시 입에서는 “샤론은 평화적 인물, 그는 위대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나왔다는 사실을.
테러라는 말을 그는 후세인, 오사마 빈 라덴, 야셀 아라파트에게만 사용한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항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하는 것이다. 부시는 어제 연설 30분 동안에 30번 이 말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제 좀더 정확하게 우리가 그를 지지할 때 반드시 잊어야 할 것들의 명세서를 작성해 보자. 먼저 우리는 1983년 12월에 레이건이 사담 후세인에게 특사를 파견한 사실을 잊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우리는 반드시 이 사실을 잊어야 한다. 첫째, 사담은 아란과의 전쟁에서 이미 독가스를 사용한 바 있다. 그 때 레이건은 그 사실을 눈감아 주었다. 그런데 새삼스레 지금에 와서 생화학 무기 운운하며 전쟁을 벌이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그 때 이라크에 특사를 보낸 건 이라크와의 재수교를 위한 것이었다. ‘바그다드의 백정’ 후세인과 무역과 경제에 대한 긴밀한 협조를 목적으로 만난 것이다. 셋째로, 그 특사는 바로 다름이 아닌 도널드 럼스팰드(Donald Rumsfeld)였다. 따뜻하게 악수까지 했던 사람이 실제로는 악마라는 것을 이제 와서 우리에게 밝혀주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럼스펠드는 그 일에 일언반구도 없다. 1984년 3월 럼스펠드가 이라크의 타릭 아지즈와의 회담하고 있던 기간에 사담이 이란에 독가스를 사용했다는 보고서가 날아들었다. 그럼에도 미국의 미디어는 그저 잠잠하기만 했다. 아마도 우리가 꼭 잊어야 할 사실이었음에 틀림없다.
또 잊어야 할 것들이 있다. 1988년 사담이 가스로 수 만 명의 쿠르드인들을 사살했을 때 – 부시, 체니, 블레어, 쿡, 스트로 등의 말을 인용하자면 “자기의 국민들에게 가스를 사용했을 때” – 아버지 부시는 UN 정부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미국의 농산물을 사는 대가로 그에게 5억 달러를 지급했다. 또 사담의 쿠르드족 인종청소가 끝난 그 다음해에는 아버지 부시는 보조금을 10억으로 늘렸다. 탄저균 종자, 헬리콥터, 생화학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들의 지원과 함께 말이다.
아들 부시가 이라크 국민들에게 후세인이 제거된 후의 “새로운 희망의 시대”와 민주주의를 약속 할 때, 우리는 또 잊어야 할 것들이 많다. 우리는 1980년에 소련군을 물리치면 희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파키스탄과 팔레스타인에게 한 미국의 약속을 잊어야 한다.
우리는 또 아버지 부시가 1991년에 이라크 국민들에게 사담을 제거하면 새로운 희망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약속하고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것을 잊어야 한다. 또 1993년에 소말리아에게 새로운 희망을 시대를 약속하고는 “Black Hawk Down”(?) 이후에 그 나라를 완전히 포기한 것을 잊어야 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작년 아들 부시가 아프카니스탄을 폭격하기 전에 기필코 아프카니스탄을 지켜주겠노라고 약속한 것을 우리는 또 잊어야 한다. 그 후로 그 나라는 마약상들과 전쟁광들, 혼란과 공포의 소굴이 되어 휘청거리고 있다. 그런데 어제 연설에서 그는 아프카니스탄이 “해방”되었다고 떠벌렸다.
또한 우리는 석유에 대해서도 잊어야 한다. 석유는 아들 부시가 그의 ‘석유 동지’인 체니, 라이스, 그리고 다른 각료들과 함께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이다. 한번도 그들의 입에서 언급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제 부시의 대 이라크전에 대한 30분 연설에는 이라크에는 사우디 보다도 더 많은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전쟁 후에 엄청난 돈을 긁어갈 생각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다는 것 등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반드시 잊어야 할 사실들이다. 전쟁에 나서기 전에 반드시 무시하고 넘어가야 할 일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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