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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제 아저씨의 소설집 두개를 끊냈다.
확실히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가 "참말로 좋은날" 보다 더 재미있다.
황만근이 산에서 길을 잃고 거대토끼를 만나는 대목은 정말 압권.
구렁이 담넘어가는 듯한 그의 말장난은 정말 감칠맛이 난다.
비판적이되 날카롭지 않고, 소실집 작가사진의 미소처럼 푸짐한 풍자, 해악 뭐 그런게 있다.
반면 "참말로 좋은날"의 '저만치 혼자 피어있네' 같은 작품은
20세기 초 사실주의의 21세기식 복원 같은 느낌이다.
희극적으로 시작했으나 섬뜩하게 끝나는 잔혹성.
말뚝이가 탈춤추다 돌연 칼부림하는 모습같다.
책 말미에 어느어느 대학의 교수라는 무슨무슨 비평가도 뭐라뭐라 썼듯,
(너무 어려워서 거의 이해를 못함 (- -;)
예전의 성석제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베이면 아플것처럼 꽤 날이 서있다.
그래서인지 어제밤엔 책을 끝내고 잠을 자는데도 예전처럼 유쾌하진 않다.
석제 아저씨를 처음 안 건,
아릿아릿하던 대학 1학년인가 2학년 이던가,
그 때의 대학생들이 처음 품는 시집 하면 기형도,
유재하를 처음 듣고 그가 이미 죽었다는 걸 알때처럼,
커트코베인이 죽고나서 그를 알아버린 것처럼,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피어오르던 그 시의 아우라
지금 생각하면 설탕물을 먹기 위해 커피를 마시듯 그의 시를 읽었다.
어쨌든 시어들은 세련되고 달콤했다. (- -;)
기형도 산문집이 나왔고, 그 글들 중에 문학반 친구인 성석제와 원재길을
언급하는 대목이 있었다.
그 이후 성석제와 원재길의 소설이 시장에 나왔을때
읽어보지도 않고 왠지 짝퉁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형도의 아우라때문인지 영 들출 마음이 없었드랬다.
성석제가 뜨든 말든, 적어도 나에게 그는
죽은 천재 시인의 살아있는 영재 소설가 친구였을 뿐.
약 5년 전에 붕어가 몇번 성석제 소설이 재미있어, 라고 한 적이 있었지만,
그가 좋아하는 오에 겐자부로를 별 탐탁치 않게 읽었던 나에게
별 어필을 하지 못했다.
최근에야 그의 소설을 읽었다.
부담없이 재미있다.
그러고 보니 기형도 오빠의 시도 한번 다시 읽어볼까나,
그때 읽었던 시들 쭉 다시 읽어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주로 문지쪽을 많이 읽었었는데...
김중식은 지금도 시를 쓰나?
김영승 '반성'도 기억난다. ㅋㅋ
이 아저씨는 어떻게 살까?
ㅎㅎ마초들의 잔치
실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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