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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0
    야구, 다큐멘터리와 닮은 점
    라울-1
  2. 2006/06/13
    영민한 재주꾼들이 모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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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주의보다 신자유주의가 더 낫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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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6/04/25
    두 영화제의 차이...(1)
    라울-1
  6. 2006/04/01
    성장보고 14(1)
    라울-1
  7. 2006/03/19
    야구란 이런 것!!
    라울-1
  8. 2005/12/06
    수정을 앞두고..(3)
    라울-1
  9. 2005/11/26
    공중산책
    라울-1
  10. 2005/11/20
    시청자위원들의 21일 최종결정을 앞두고..
    라울-1

야구, 다큐멘터리와 닮은 점

오늘, 김병현 선수가 4승을 달성했다. 벌써 9승을 내달리고 있는 괴물도 있긴 하지만 오늘의 게임은 이 선수가 선발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한판이었다. 낮게 내려깔리는 공은 타자 앞에서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 나갔고, 타자들은 춤추듯이 헛 방망이질을 해댔다. 먹힌 타구라고 하는데 뻔히 공을 보면서 치는데도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해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공이 많은 게임이었다.

 

3년전이었던가, 이 선수가 게임 시작전 구경 온 홈 관중들에게 Fuck을 날린 적이 있는데, 이 덕택에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 들지 못해 무척이나 화가 났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한국으로 들어 와 찍지 말라는데 찍어데는 싸가지 없는 사진기자를 두들겨 패줘서 경찰서까지 왔다리 갔다리 한적이 있다. 이 선수는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월드시리즈 역사에 영원이 남을 홈런 두방을 맞은 선수이기도 하다.

 

근데 이 선수를 보면 마치 나를 보는 거 같아, 굉장히 애정이 간다. 이치로같은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적당하게 게으른거 같기도 하다. 근데 어디서 오는지 모를 무모한 자신감은 한심스럽기까지 한데. 이 선수는 그런 게으름과 자신감을 기반으로 야구라는 지리한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금도 여전히,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야구는 해봐서 아는데(게임 -.ㅡ;).. 뭔가 한방 날려서 끝내는 그런 게임이 아니다. 끝내기 안타와 홈런도 있지만, 그 끝을 가기 위해서도 물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없으면 안된다. 기다림속에서 긴장을 놓치지 않으며, 이 사회의 변화방향에 대해 사고하고 행동하여야 하는 다큐멘터리스트들은 이 야구를 통해 배울게 많다. 언젠가는 주어질 기회를 준비하며 그 기회의 순간 서서히 달군 분노와 긴장을 집중하여야 하는 야구선수와 다큐멘터리스트.

3할 밖에 안되는 승리의 결과는 또, 얼마나 인생사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가. 기껏 잘해봤자. 4번 싸워서 한번 이기면 잘하는거라 보는 이 야구는 얼마나 겸손하고,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느냐 말이다.

 

수도 없는 많은 실패를, 실패가 아닌 승리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쯤으로 여기는 김병현. 마무리에서 선발로 3년이라는 시간동안 스스로의 목표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없이 전진하는 김병현에게 지지와 감사를 보낸다. 김병현과 난, 3번째 타석에서야 페어볼을 만들고 지금 1루를 돌아 2루로 내달리고 있다. 아웃이 뻔히 보이지만... 슬라이딩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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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한 재주꾼들이 모인...

소울 컴퍼니

.

.

 

영석이형의 음악이 귀에 박힐즈음,

귀부터 가슴까지 쌓여 있는 먼지를 쓸어낼 때는,

힙합이 최고!!

 

말 많은 힙합과

말 없는 힙합중

 

말 없는 힙합은

말도 없는 날

위로 하고,

 

말 많은 힙합은

말 없이 날

되돌아 보게한다.

 

 며칠 전까지,

말 없는 누군가에게 위로 받았고,

 

지금은,

이 영민한 재주꾼들 덕에,

귀에 돋은 여드름도 별로 안 아프다

 



Ladies And Gentlemen _ Eluphant(Eluphant Bakery)

 

 

 

 

 

이 친구들이 나와 띠 동갑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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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보다 신자유주의가 더 낫다

는 생각을...(차라리) 오마이뉴스나 다음에 걸린 이 영상을 보고 한다.

 

한판 뒤집어 봅시다

 

아~ 발상의 유치함이여...

 

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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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빈곤

상상력은 열정과 함께 맞물려 돌아간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작극하는 요소들중에는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난 이 타협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으려, 작정을 하고 이 곳으로 다시 왔다.

몇 년이 흐르고,

나의 이 정신이 지켜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자극은 없고, 의무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열정은 식어가고, 상상력은 빈곤해진다.

악순환의 반복...

 

내가 가장 걱정했던 것이 가끔,

현실로 다가 올때면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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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제의 차이...

작년에 만들었던 두 작품이, 두개의 영화제에 각자 상영되게 되었다.

두 영화제 모두 다 자막을 요구했다. 하나는 영어, 하나는 한글.

 

한 영화제는 자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한 영화제는 그런 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둘 다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싫으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러니까 규정이 있었던 영화제에게는 좀 미안해 했어야 하는 것이고,

그런것이 없는 영화제는 꼭 그럴 필요가 없이 그냥 안 하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근데 그 규정이 있던 영화제에서는 도움을 줄테니 꼭 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참 말 많고 지루한 작품의 번역을 급하게 해서 나에게 보내주었다.

이러면.. 내가 안 할 수 있을까? 난 밤을 새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영화제. 그러니까 자막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던 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는 처음부터 나에게 자막상영본을 요구했었다.

작업은 알아서하든 말든 언급도 없이...

그래서 나는 규정에도 없는 걸 그렇게 당연하듯 요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조용하게 담당자에게 항의를 했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동의절차를 구해야지

그러지 않고 요구하는 것이 절차상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그 담당자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말을 했었으며 나는 알겠다고 했다.

자기들이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근데.. 오늘 아침 그 영화제 홈페이지에 갔다가 내가 만든 작품만

나의 사정때문에 자막이 들어가지 못했다는 이상한 글을 보게 되었다.

장애인의 접근권 향상을 위해 애 쓰는 영화제라는 칭찬 글에 대한

답글이었다. 주된 내용은 그런 칭찬에 대한 겸양이었는데,

그 겸양의 근거로 나의 사정이 언급되었으며 결국 한 작품

만이 자막이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사실 자막 작업은 출품 감독들이 용 쓰면서 하고 있는데

온갖 겸양을 떨면서 그래도 사랑해달라고 말하는 꼬락서니가 뒤틀렸다.

 

규정과 절차를 따져보면 오히려 규정이 있는 영화제가

그래도 같이 작업을 해서 힘들더라도 해보자라는 파트너쉽이 있었고,

규정도 없으면서 강요만 했던 영화제는 결국 그 책임도

모두 감독에게 물으며 혼자 튄다고 있는데로 쪽을 다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영화제는 전주영화제이고 한 영화제는 내가 가장 사랑하며

조금 있다가 몰래 자원봉사 작업도 예정되어 있는.. 인권영화제이다.

 

 

난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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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보고 14

 

요새같이 불안함에 떨어 지낸적이 또 있었을까. 스스로 계속 돌아보면, 굉장히 비생산적인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우울과 조급만 생길뿐이다. 그나마 가온이는 그래도 전진중!!

 

 

요새는 부쩍 공간에 대한 감을 형성하고 있는 중인거 같다. 문을 열었다 닫았다.

장난감 대신 자신을 그 곳에다가 놓아보기도 하고..

 

 

박스에 들어가 소리도 지른다.

자그마한 집을 만들어주기로 한 약속은 벌써 석달이 지났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나에게는 오지 않는 봄때문에 우리 가온이와 달복이만 이리저리
물건들을 옮기느라 고생하고 있다. 

어른들은 이렇게, 점점 행복해지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가두고,

아기들은 세상과 관계 맺기를 위해 스스로를 가두고 싶어 한다.

점점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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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란 이런 것!!

야구를 볼때마다 어떤 기대를 하게된다.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쓰게 되는 것인데 이번 3월에 열렸던 WBC대회에서의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그 기대를 어김없이 충족시켜주는 아주 훌륭한 경기 그 자체를 보여줬다.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사람들은 이길 수 없다고, 오늘 일본팀(이치로.. 욕 봤다~)과의 경기를 진 것은 언제나 처럼 따라 다니는 패배를 의젓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담대함까지 한국선수들에게 심어줬으리...

 

축구장에서나 어울릴거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이 짜증났지만 경기 자체에 열정을 다하는 선수 선수들의 모습에 경이를 보낸다. 특히 홀대라는 홀대는 잔뜩 받으면서 미국땅을 떠나는 구대성의 플레이는 야구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도쿄에서 1루에 이치로를 두고 니시오카(이 선수 정말 대단하다)와 상대하면서, 번트도 못 대게 하면서 멀뚱이 삼진을 잡아낸 모습은 위기의 상황에서 적들의 약점을 약올리며 그 위기를 탈출하는 야구의 묘미를 각인시켜 주었다. 하일성 曰 '저건요. 구대성이니까 하는거에요'

 

어찌되었든 제일 많이 이기고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괴이한 룰 때문에 더 이상의 경기를 못본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는 혁명적인 팀이다. 야구는 선수의 몸값이 아닌, 선수의 열정으로 판단하는 것이다"라는 쿠바 외야수의 말처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야구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준 한국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다른 형태의 감정순화를 느끼게 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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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을 앞두고..

결국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에 어떤 형식이던 손을 델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그동안 KBS와 삼성이라는 거대 권력이 허접한 작품 하나 가지고 쌩쑈를 하는 꼬라석니가 화가나 여태 버텼지만.. 어찌되었든 시청자위원회라는 완충장치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수정을 하여야 한다.

 

수정을 위해 아비드를 열고 캡처창을 띄운 후 앞으로 돌려 플레이 버튼을 누른 다. 이어 빨간 색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화면이 지나갈수록 점점점점... 우울해진다. 어느 부분에 손을 데어야 하나? 여기도 수정할까? 저기는 또 어떻고... 일단 방영을 하여야 하니... 시키는데로 삼성자와 이건희라는 소리가 나오는 부분에는 모두 손을 델까??

 

아무리 허접이라도 지금까지 동의하지 못한 수정은 나의 작업 역사상 없었다. 하지만 고집의 명분보다는 방영으로 얻어질 성과에 주목하여야 하고, 또한 내 자신도 매우 지쳐있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는 수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매우 혼랍스럽고, 우울하기 그지없다.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기 위한 주위 독립영화 감독들의 노력에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인가... 걱정된다..

 

어떤 작품이 나올 지...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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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산책


 

'걸어요. 발을 움직여요~'

 

할머니가 되어도 별로 충격받지 않고, 호기심과 열정으로 세상을 헤쳐나간다면 하늘을 걷는것처럼 세상은 환희에 차 있을것이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미야자키 할아버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_공중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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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위원들의 21일 최종결정을 앞두고..

삼성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시청자위원들에게 각각 멜을 보냈다고 한다. 여튼 방송하면 안된다는 이야기... 설마 시청자위원들까지도 압력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동조하는 인간도 있겠지만)하며, 다음과 같이 대응 멜을 보냈다. 제대로 읽어라도 봤으면 하는 맘 간절하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제작자 태준식입니다.


우선 지난 전체 시청자위원 회의석상에 사전 공지 없이 찾아가 당황스러우셨으리라 봅니다. 이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진심어린 마음이 시청자위원 여러분들께 전달되기는커녕 제작자와 유족이 방영을 원치 않는다는 거짓 정보를 흘려대는 KBS '열린채널' 실무진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직접 설명 드리고 싶은 생각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큰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저 또한 한명의 창작자라는 서글픔으로 이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제작하기 전 '저작권'과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예술창작자들의 권리 보장과 대중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은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고민을 지금의 저작권법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젊은 조각가 故 구본주씨에 대한 논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한명의 창작자로서, 그리고 예술창작자의 권리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었던 터라 이 사건은 저에게 아주 특별하게 다가왔었습니다. 특별하게 다가와서였을까요. 저는 무리를 하면서까지 '저작권' 작업을 뒤로 미루고 바로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작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거대 자본의 천박한 인식을 바로잡는 싸움...


故 구본주씨 사건은 삼성화재의 1심에 대한 불복과 항소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작업은, 예술가의 정년에 대한 1심의 판결이 이전의 판례에 비해 과도하게 판단되었고 그 결과 1심을 받아들일 경우 전체적으로 보험료가 인상되어야 한다는 삼성화재의 항소논리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술가의 정년에 대한 판단과 경력에 대한 판단 등의 이견으로 인해 항소를 했다면, 예술가의 정년과 경력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는 2심에서 예술가였던 구본주씨를 무직자로, 안타깝게 사고를 당한 젊은 예술가를 자살자로 몰고 가는 무리를 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즉, 이견이 문제가 아니라 보상해주어야 할 돈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거대 자본은 자신들의 사소한 이윤을 위해서라면 한 젊은 예술가의 안타까운 죽음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당장의 재판과 관련된 법적 논리에 대한 관심보다는 천박한 거대 자본의 논리를 바로잡고자 작지만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거대 자본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생각과 의지, 그리고 故 구본주씨에 대한 기억으로 삼성화재의 논리를 차분히 비판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열린채널'은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 KBS의 '열린채널' 소개글 중


제가 작업을 마친 후, '열린채널'에 방영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과정이었습니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허울 좋은 '공정'도 벗어던지고, 시민들의 시선과 언어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공중파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나마 이 문제를 대 사회적으로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방영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맘으로 지난 8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를 기다렸고 고맙게도 방영이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작품은 5번의 심의 아닌 심의를 받았습니다.


'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를 완성하고 KBS '열린채널'에 방영 신청한 다음, 이 작품은 지금까지 총 5번의 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8월 운영협의회, 9월 KBS 심의실, 10월 시청자 소위, 10월 재판 종결 후 다시 KBS 심의실. 그리고 11월 지금, 마지막으로 심의 아닌 심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많이 모자란 작품이긴 하지만 심의가 끝나고 그 결과를 들을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건 둘째 치고 창작자로서 드는 자괴감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 더 제 스스로가 무서운 건, 이렇게 고생하지 말고 처음부터 방송물에 적합하도록 만들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열린채널'이라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자기검열을 하여야 한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이 무서웠던 것입니다.


KBS는 거짓과 왜곡으로 이 문제를 키워 왔습니다.


지난 10월 27일 재판 종료 결정이 난 후, 삼성화재로부터 만나자는 제의가 몇 차례에 걸쳐 왔었습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방영포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는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기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작품 속 해당 보험사이니 그럴 수 있다는 관용을 베풀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KBS는 방영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제작자나 유족에게 단 한 차례도 직접 연락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는 제작자와 유족이 이 작품의 방영을 원하지 않는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시민제작자가 상대로부터의 압력 받을 때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거짓말로 방영을 막으려 애쓰는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KBS 심의실은 지난 11월 17일. 재판이 끝나서 방영의 목적과 당위성이 없어졌다는 논리로 이 작품의 방영불가를 최종적으로 결정 내렸습니다. 9월에는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안 되고 11월에는 재판이 끝났기 때문에 안 된다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방영불가를 내린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혹시 재판문제는 핑계일 뿐이고 심의의견 마지막에 있는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를 과도하게 염려한 것이 진짜 이유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지켜내져야 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는 꼭 방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작품이지만 우선 제 스스로가 이 작품의 제작자이기에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작품을 거대 권력의 횡포로부터 지켜내어야 하는 창작자의 자존심과 관련되어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열린채널'이 거대 권력인 KBS와 삼성에 의해서 어떠한 난관에 봉착했었는지를 온전하게 남기기 위해서도 이 작품의 방영은 꼭 필요합니다. 또한 삼성화재라는 거대 자본이 지난 여름 보여줬던 천박한 인식의 결과를 기록하고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도 이 작품의 방영은 꼭 필요합니다. 재판이 삼성화재의 굴복으로 끝났다는 사실 관계와 이 작품이 지금에서야 방영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 대한 언급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KBS 심의실의 의견처럼 재제작하여 신청하면 방영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또한 유족이나 제가 이 작품의 방영과 관련하여 방영을 원치 않는다는 KBS와 삼성화재의 말은 거짓말입니다. 저번 대책위의 대변인이 항의방문을 통해 위원장님께 밝혔듯이 KBS와 삼성화재는 제작자와 유족에게 방영포기와 관련하여 단 한 번도 의견을 묻지 않았습니다.


'열린채널'의 이중심의는 철폐되어야 합니다.


시청자위원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어설프지만 시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열린채널'은 KBS의 말마따나 그 누구의 간섭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합니다. 민주적이며 합리적인 심의체계를 만들어 거대 권력으로부터 이 프로그램을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KBS는 자사를 홍보할 때는 '열린채널'에 대해 열을 내면서 심의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방송법 핑계를 대며서 소극적인 모습만 보여 왔습니다. 이에 시청자위원 여러분들께서 이 작품의 가치 여하를 떠나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이중심의에 대한 원칙적인 모습을 보여주십시요. 이는 앞으로의 '열린채널'이 진정한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기에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들의 의견을 들어주시고 끝까지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주시는데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립니다. 또한 볼품없는 작품으로 여러 시청자위원 여러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시청자위원 여러분들의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부탁드리며...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제작자 태 준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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