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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장만

두어달의 고민끝에 노트북을 샀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인터넷과 워드, 엑셀 정도만을 쓸 때는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을 별로 못느꼈는데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이것 저것 조금씩 하다보니 컴터가 너무 버벅거렸다. (셀 500 이 어련했겠나)

 

데스크탑을 살지 노트북을 살지 고민하는데 한 달 이상 걸린 것 같다. 물론 새로 사야하는지 자체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노트북이 예전처럼 비쌌다면(여전히 고가지만) 아무 고민 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삼보에서 값을 파격적으로 내렸다. 전에는 중고조차도 그럭저럭 쓸만한 걸 사려면 100만원은 줘야 했는데 이젠 새것을 그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다. 성능도 제법 괜찮고 말이다. 용산에 있는 아는이의 말에 따르면 삼보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현금을 돌리려고 거의 원가 이하로 팔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꼭 노트북이어야 했나?

 

좁은 가게, 음악들을 때의 소음 등 몇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노트북의 가장 큰(거의 절대적인) 장점은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집밖에 들고 나갈 일이 없다. 그럼 노트북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 맞다.

 

놀러갈 때 생각해서 예전에 노트북을 사고 싶은 때가 있었다. 여행하면서의 느낌을 그때 그때 글로 남길 수도 있고, 디카의 메모리를 하나 더 사는 방법도 있지만 노트북을 장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디카로 찍은 것을 즉석에서 CD로 구워줄 수도 있고 말이다.

 

아무데도 갈 수 없는 당장의 현실을 생각하면 같은 돈으로 빵빵한 데스크탑을 사던가, 같은 성능의 데스크탑을 몇십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새 컴터를 사면 최소한 3년은 사용하고 보통 5년까지는 버틴다. 가장 최고사양이 필요한 이들은 그래픽을 다루거나 최신 3D 게임을 즐기는 경우인데 난 둘 다 상관 없기 때문에 5년 정도는 쓸 것 같다.

 

나는 마냥 아무데도 갈 수 없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디에 갈 수 있으려면 아버지께서 병이 낫거나, 정반대로 돌아가셔야 가능해진다. 아버지 병이 나을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하더라도 "아버지 돌아가시면 꼭 한 번 가봐야지"라고 생각한다는 게 너무 거시기 하지 않은가? 그래서 어디 가보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하려고 노력한다. 

 

...

이번 노트북을 살 때 그리 기분 좋지만은 않았다. (다른 문제도 있었는데, 그 얘기는 관두는 게 나을 것 같다. 조만간 정리해볼 것도 같기도 하고)

 

그래도 정신없던 가게방이 약간은 정리되었고, 노트북인 것과는 상관없지만 컴터가 빨라져서 느므 흐뭇하다. LCD라 눈도 덜피곤하고 말이다. 기왕 비싼 장난감 샀으니 좋게 좋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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