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깨어보니 아득하다

2008/01/29 00:42

저녁 먹으면서 소주를 몇 잔 먹고, 마져 자리를 옮겨 맥주까지 걸치고 나니 기분이 좋네

과하게 마시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네

별스런 이야기도 없는 자리였는데, 기분이 좋네

 

그래서, 기분만 좋을 뿐 별일이 없어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서 잤다

한숨자고 나도 아직 한 밤중이다

그런데, 깨어보니 좋았던 기분이 아득하다

좋은 일이나, 좋지 않은 일이나 깨어보니 모두 꿈이네

 

그래도, 아득하게 좋은 기분만 여운이 남아 있어 살짝 부끄럽다

 

뭔가 간단하고 따뜻한 요깃거리가 없을까 하다가, 맨발에 운동화 신고 나가 오뎅국물 두어잔 먹으니 다시 일상이다. 그런데 아직 한밤중이다.

 

쪼끔 술이 덜 깨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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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마음을 닦는 법

2008/01/25 09:11

洗心(세심) : 마음을 닦는 법

 

아기가 태어나는 기쁨 뒤에는 어미의 목숨에 위험이 따르고,  子生而母危
돈 꾸러미가 쌓이게 되면 도둑들이 수시로 엿보게 되니,  鏹積而盜窺
어느 기쁨인들 근심이 아니겠는가?  何喜非憂也

가난은 비용을 아끼게 만들고  貧可以節用
질병은 몸을 지키게 만드니,  病可以保身
어느 근심인들 기쁨이 아니겠는가?  何憂非喜也

그러므로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故達人
일이 잘 되고 안 되는 것을 한가지로 보아  當順逆一視

기쁨과 슬픔을 모두 잊는다.  而欣戚兩忘
 

-『채근담』中에서


 * 채근담(菜根譚) : 중국 명나라 말기에 洪自誠(홍자성)이 지은 어록집. 유교를 중심으로 불교·도교를 가미하여 처세법을 가르친 警句的(경구적)인 단문 약 350조로 되어 있다.

 

<한자공부> 鏹(돈꿰미에 꿰어둔 돈 강) 窺(엿볼 규) 欣(기뻐할 흔) 戚(겨레 척)

원고작성 : 배원룡(연구위원)
 
*** 출처 : 고전의 오솔길 http://www.cyberseoda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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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술먹은 민주주의

2008/01/21 23:56

1. 

술을 한잔 먹고 집에 왔지요

월요일이라 먹었지요

술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감정이 증폭 되는데 

재미있게 시작하면 즐거운 기분이 나타나지요

슬프게 시작하면 미친 놈 되지요

 

술을 한잔 먹고 집에 왔지요

그동안 보고 싶은 얼굴들 때문에 먹었지요

술은 먹으면 그 얼굴이 다가오지요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되는데

그리운 사람 생각하면 웃고요

미운 사람 생각하면 미친 놈 되지요

 

술을 한잔 먹고 집에 왔지요

한잔 때문에 먹었지요

먹다보면 술 잔이 늘어나는데

달면 많이 늘어나고요

쓰면 진짜 한잔이 되지요

 

난 오늘 기분좋게 그리운 사람 옆에 두고 여러 잔 잡쉈지요

물론 목이 타도록 담배를 피웠지요

내 모가지는 섭씨 800도의 온도로 녹아버릴 것이다

아~ 이 끝없는 갈증유발

그래서 타는 목마름. 민주주의.

   

말이 되냐?

 

 

 

2. 

(오줌 싸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조선배 당신이 그랬다지요

난 바람같은 놈이라고.

내가 바람이요? 당신이 바람이요?

지나고 나니 헷갈리요

 

난 참 생각이 많은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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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있어도)

내 자신을 어디에 둘 건지 그게 중요해

 

그렇게 두고 밀려가는 거야

 

시절이 잘 맞으면 필 수도 있고, 안 필수도 있어

(할 수 없는 거라)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살아야지.

 

- 종림 스님.

 (출처 : 인터넷한겨레 조현글방

http://well.hani.co.kr/board/view.html?board_id=jh_san&uid=225829 )

 

 

 

나도 나이를 제대로 먹었나 보다.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살아야지'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깊이 마음에 고이던지... 이 번득임이 깨달음으로,,,나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2008. 1. 14. 오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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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왜 사이렌을 로고에 차용했을까-오디세우스의 모험 이야기]


오디세우스는 모든 그리스 영웅 중에서도 정신적인 면, 지략이 특출한 인물이다. 오디세우스의 길고 긴 모험에 지혜와 정의의 여신 아테네가 함께할 만큼 영웅으로 손색없는 육체적, 전투적 능력도 갖추고 있다. 로토파고스의 섬부터 스타벅스 로고의 상징인 사이렌의 섬까지, 지금부터 흥미진진한 오디세우스의 모험 속으로 들어가 보자.


트로이아 전쟁에 참전했던 그리스 영웅들은 전쟁종료 후 곧장 집으로 돌아오지만 오디세우스의 귀환에는 10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태양신 헬리오스의 신성한 가축을 잡아먹고 포세이돈의 아들을 죽여 신들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전쟁기간과 모험기간을 합쳐 최소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서야 오디세우스는 고향인 이타케왕국으로 돌아온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키코네스족이 사는 항구도시인 이스마로스에 상륙하지만 그곳 주민들과의 싸움으로 그곳에서 모든 부하를 거의 다 잃고 만다. 이때부터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순조롭지 않다. 폭풍으로 아흐레 동안(9-고난의 수) 표류한 후 로토파고스에 정박하게 된다. 그곳 사람들은 연근 같은 것을 먹고살았는데 그것을 음식으로 취하면 모든 기억을 잃고 그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오디세우스는 부하 셋을 보내지만 그들은 그 음식을 받아먹고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자, 오디세우스는 그곳에 살겠다고 우기는 부하들을 밧줄로 묶어 빠져나온다. 그리고 외눈박이 거인인 폴리페모스의 섬에 도착한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식량과 물을 보충하기 위해 폴리페모스 섬에 정박한다. 그들은 어떤 동굴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는 먹을 것이 잔뜩 쌓여 있다. 폴리페모스의 거처인 것이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식량을 취하려다 발각되어 부하 여섯이 잡아먹히고, 동굴 안에 갇히게 된다. 이때 지략가 오디세우스는 포도주로 폴리페모스를 취하게 하고 아름드리 통나무를 불 속에 넣어서 빨갛게 달군 후 부하와 함께 잠든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른다. 눈이 지져진 폴리페모스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오디세우스는 폴리페모스가 기르던 양떼들을 세 마리씩 묶는다. (폴뤼페모스는 양을 치는 거인이기 때문에 아침이 되면 양들을 데리고 나간다.) 폴리페모스는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양떼들을 내보내고, 그때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양들의 배 밑에 숨어 폴리페모스의 검사를 피해 무사히 탈출한다.


그 후 오디세우스는 세이레네스의 섬을 지나간다. 세이레네스는 세이렌이라고도 불리는 바다괴물로 얼굴은 아름다운 여인이고 몸은 바닷새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들은 선원들은 그 소리에 취해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진다. (경보를 뜻하는 사이렌이 여기서 유래)

세이레네스의 아름다운 목소리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의 귀를 막게 하고 스스로 자신의 몸을 돛대에 밧줄로 묶어서 빠져나온다.


사이렌은 스타벅스 로고로 더욱 유명해 졌다. 스타벅스는 왜 사이렌을 로고로 차용했을까?

아름답고 달콤한 노랫소리고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하여 죽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사이렌(siren).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홀려서 스타벅스에 자주 발걸음을 하게 만들겠다는 뜻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김길수 <그리스신화 다시 보기>중에서.



[엘레베이터에는 왜 거울이 있을까-창의적 사고의 시작]


우리는 보통 기존에 없던 것을 반짝 생각해낸 것, 새로 떠올린 것을 창의적이라 생각하고, 창작활동은 창의적인 것의 결과물을 향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창의성의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 바꾸기를 통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관점을 전환할 수 있는 것,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해서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 이 고도의 응용력, 적용력이 창의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디오게네스는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간단하고 단순하게 욕망을 채울 것을 주장했는데, 그는 아무 데서나 잠자고 뒹굴고 방귀를 뀌었으며, 심지어 아테네에서 자위행위를 했다는 일화도 있다. 디오게네스는 금기를 파괴하는 모습이 기존의 관습을 뒤엎는 행위라고 했다. 금기를 파괴하는 것은 냉소적인 모습으로 드러나지만, 단순한 냉소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을 찾고자 하는 열정도 담겨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것이 왜 중요한가? 세계가 복잡해지고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을 해석하면서 국사에 적용하는 것은 문학작품을 다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생물에서 진화론을 배우면 진화론을 사회론에 적용해보는 것이다. 사회적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만드는 것이다. 결국 우리 시대가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점 바꾸기 형식은 다르지 않다.


하나의 재미있는 예를 보자. 지금은 엘리베이터 벽에 거울이 있지만, 사실 초기의 엘리베이터에는 거울이 없었다. 그러면 엘리베이터의 거울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미국은 엘리베이터가 가장 먼저 발달한 나라인데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빠른 엘리베이터를 원하게 되었다. 왜 빠른 엘리베이터를 원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지루하니까, 모르는 사람과 같이 타야 하니까 빨리 타고 빨리 내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오르내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결국 시간의 효율성 때문이 아니라 갇힌 공간 안에서 ‘할 일 없음의 지루함’ 때문에 빠른 엘리베이터를 원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거울을 달았고, 거울로 인해 할 일이 생기자 사람들의 불만은 없어졌다.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을 생각해낸 사람의 창의성처럼 지루함에서 도발을 보는 방식이 관점의 변화이다.


창의력을 기르려면 우선 근본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근본적인 사고는 왜? 라는 질문에서 나온다. 누구나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게 철학의 시작이다. 이것을 비판적 사고라고 부르며 비판적 사고가 관점 바꾸기, 창의성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비판적 사고는 흠잡기의 사고가 아니다. 비판적 사고라는 것은 틀렸다고 문제만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가 맞고 어디까지가 틀린지 금을 긋는 것이다. 여기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창의적 사고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그 안에서 관점 뒤집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 박정하 <논리학 입문>중에서

*** 출처 : 아트앤스터디 [지식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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