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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부산교대 새내기와 함께한 Say Edu(관수/ 부산교대 04)

 

 

부산교대에 새내기들이 입학한지도 벌써 한달이다. 3월 한 달은 새내기들이 맞이한 여태껏 맞이한 어떤 3월보다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들이 있을 한달이라 생각된다. 개강총회, 총 모꼬지, 각종 체육대회, MT등등 선배들과 혹은 동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던 기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없는 한달을 지내면서 교대에 입학해서 단순한 대학생이 아닌 예비교사라는 직함도 같이 부여받았는데 예비교사로서의 3월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새내기 예비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육은 어떤 것인지 짧지만 깊은 이야기들을 몇 가지 질문들로 들어보자.


사회자 : 부산교대 페다고지 관수

참가자 : 부산교대 07학번 오양, 요원, 멧(이상 본인들의 요청에 의한 가명)

부산교대 페다고지 병근. 부산교대 유아07 수호.

관수 : 첫 번째 질문은 왜 교대에 왔나요?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요.’라는 재미없는 이야기 말고, 예를 들어,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지, 그 계기가 있었는지? 뭐~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추구한다는 것도 나쁜 건 아니니깐. 솔직하게 말해 봐요.




오양 : 원래 애기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선생님 하고 싶었는데, 유치원/초등/중등/고등 을 생각해봤는데, 유치원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직업적 메리트 때문에 교대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요원 : 일반대학에 가면 한 과목을 심화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교대는 예체능 이라든지 딴 대학과 달리 여러 방면으로 배울 수 있어서요. 선생님으로서의 메리트는, 자기 시간이 많다는 것. 질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멧 : 꿈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선생님이었어요. 여기가 걸리고, 다른 꿈이었던

신방과에 추가로 합격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돈을 안빼서.... ㅎㅎ

수호 : 중학교 때 누나가 교대에 입학했고, 집에서 교대에 대한 생각이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는 교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을 나름 실패해서 다른 공대에 입학했어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어학연수, 유학, 등등..) 고등학교 때 해보고 싶었던 것이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교대에 오게 되었어요.

관수 : 두 번째 질문은 내가 바라는 선생님의 상(像)은 뭔가요? 12년간 만났던 선생님들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도 괜찮고~뭔가 다른 이야기도 상관없어요. 어떻게 선생님이 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 뻔한데, 다양성이란 것들이 무시되고 있는데, ‘어떤 선생님이 될까?’ 라는 고민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과정에 대한 대답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요?





오양 : 저는 편하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어요. 어릴 때 저는 참 소심했어요. 소심한 애들이 대부분 선생님을 불편해하고 못 다가가고, ‘선생님’에 대한 권위를 많이 느끼는데, 그 중에서도 성격 좋은 애들은 친하게 지내기는 하지만 저는 좀 조용하고 소심해서.. 어릴 때 힘든 일이 있으면 정말 견뎌내기 어렵잖아요. 그런 것 있으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멧 : 중학교 때는, 선생님이랑 날 잡아서 학교에서 야영도 하고,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는 공부만 하라고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이 되면 여행도 다니고, 야영도 다니고, 지나가면서도 그 선생님 하면 추억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해요.

요원 : 나이든 선생님들 보면 세대차를 많이 느끼는데, 그런 것들을 선생님들은 당연시여기고, 생각차를 좁히려고 노력을 많이 안하는데, 교직생활 하면서 세대가 벌어지게 되더라도 아이 또래의 문화를 꾸준히 접해보면서 그 아이의 눈에서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는지 이해하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해요.

수호 : 그냥 해도 되지 허허 저 같은 경우는 관수한테 그런 질문을 받았는데,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인지를 설정하는 것은 힘들다’ 나름 생각했는데, 구체적으로 설정은 안 된 것 같아. 다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마음에 들고 닮고 싶은 선생님이 한분 있었는데, 고1때 담임선생님. 자기 편한 것을 던지고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상(賞)’이라는 것 자체가 공부 잘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상을 많이 만들었어. 그리고 한번은 주말을 버리고 학교에 승인을 받고 캠프를 갔지. 어린 나이에 생각할 것들이 짧지만, 생각할 것들을 많이 던

져주는 시간이었어. 자기 자신에게 편지쓰기. 캠프파이어,.. 특히 이 캠프의 주제가 ‘젊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당신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입니다.’였는데 주제가 많이 맘에 들었어. 그 선생님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분이랑 졸업하고도 연락을 하는데, 암이 걸리셨대요. 투병을 하시다가 회복기에 들어서 다시 교단에 서셨다고 해요. 곧 퇴임하시기는 하셨지만 허허.


관수 : 세 번째 질문은 2월부터 미터(새내기 미리 배움터),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 입학하고 각종 과행사, 동아리 행사 등으로 많이들 바빴을 텐데...한동안 정신없는 대학행사의 쓰나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4월인데, 한 달간 느껴본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멧 : 3월 벌써 한달이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는데, 대학가면 항상 꿈꿨던 것이 ‘내 맘대로 시간표 짜기’였는데, 그게 교대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싫어요. 친구들 보면 화, 수, 목 밖에 수업이 없고, 나중에는 계속 노는데, 남들은 그게 무슨 소원이냐 그러는데 저는 진짜 하고 싶었거든요.

요원 : 남들은 교대가 다른 곳보다 빡시다고 하는데, 저는 재수를 했어요. 딱막힌 생활을 하고 있다가, 타지에 와서 생활하고 하니까 좀 자유로운 것도 있고, 대학이라는 것이 처음 접해보는 거니까 탁 트인 느낌도 있지만, 교대는 학점이 아무래도 중요하니까 학점 때문에 스트레스도 있고. 하지만 동아리활동도 하고 선배들과 만나고 뭐 그런 것들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병근 : 과분위기는 어때요?

수호 : 유아과는 애살을 포기헀답니다. 허허 근데 다른과 선배들이 예습복습안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컴과 수업을 들어봤는데, 엄청 예민했어요. 서로 문제를 내는 거였는데 책에 줄 그어있다고 책 빌려주지도 않고.. 보너스 점수 1-2점에 연연하는 모습..

관수 : 내신 점수에 연연하고, 그것도 학교 교육과정이 잘 돼있는 것도 아닌데.. 좋은 교사되기 힘든 교육대학...

수호 : 그래도 교대의 장점이라고 하면, 과에서 낙오자라는 것이 없어요. 일반대 같은 경우에는 과에 어울리지 못하면 대학생활을 포기하는 낙오자들이 생기는데, 교대는 두루두루 챙겨주잖아요. 또 두루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근데 그게 또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이, 수업이 너무 빡빡해서 자기 창의성을 키울 시간이 없이 틀에 박힌 시간표에 따라서 흘러가니까..

하지만 시간표를 짜면 자기가 듣고 싶지 않은 수업을 듣거나 해서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또 점심시간이 없어서 연강을 통해 지칠 수도 있고 해서 시간표를 자유롭게 짜는 곳의 단점인거 같아요. 표를 다 짜놓고, 코드번호를 치는 그런 고생들도....

관수 : 4학년이 되면 당연히 금요일에 서울에서 임용강의가 내려오는데, 그 수업 들어야 되는데 왜 수업이 있냐.  교대에서 임용 책임지지 못하면서 왜 그러냐. 뭐 이런 문제들도 있는데, 시간표 정해주는 것도 장단점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수호 : 일반대 다닐 때 우리 과가 12~13명 정도로 많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낙오자들이 있었어요.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기고. 수업도 다 같지 않으니까. 자기들끼리 놀러 다니고.

멧 : 그런 점도 있었네요. 꼭 좋은 것만은 아니네요.

관수 :이제 네 번째 질문!! 작년, 새내기분들이 수능시험으로 정신없을 때 우리들은 정부의 교육정책에 항의하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자세히는 모르더라도 신문, TV,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입학해서 선배들로부터 어느 정도는 이야기 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이에 대해 새내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했나요?




요원 : 그냥 저는, 특히 부산교대가 심하다는 말은 들었어요. 그래서 남자 같은 경우에는 2명 되었다는 소리도 들었고, 그것 때문에 사실 부산교대 임용 때문에 많이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이유 때문에 오면 무조건 붙으면 되지 뭐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선생님 되고 싶은 소망도 되게 크고, 좋은 선생님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니까. 교사가 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면 모두 선생님이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교대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서 다들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관수 : 임용걱정 안하고 다들 선생님이 되면 좋을 텐데, 재정의 문제도 있고, 졸업평점 C+이상이 안 되면 교사자격증이 안나온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정부에서는 임용안하면 공부 안한다고 생각하니까.

수호 : 사관학교자체는 군인을 양성하는 곳이고, 교대는 교사를 양성하는 곳인데, 차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관수 : 법적으로 차이가 있는 듯해요. 특수목적대학이라는 게 있는데, 교대는 100%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특수목적대학설립법에 따라서 사관학교, 카이스트, 한예종등등의 학교들이 설립되어있어요. 교사대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경우는 아니에요. 교원대학은 예외적인 성격이고요. 어쨌든 교대나 사대를 졸업하면 교원자격증이 나온다는 측면에서는 특

수목적대학이라는 말이 맞기도 하고요.

수호 : 아! 제주대/제주교대 통폐합 문제도 있던데?

관수 : 구체적인 합의가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내년 3월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작년에 제주교대 독자적으로 투쟁했는데 대응이 작을 수밖에 없죠. 교대협에서도 이렇다할 대응도 없고. 경인교대도 마찬가지. 통폐합 이야기가 나와서 말도 많고요. 제주대/제주교대가 되고 나면 아마 통합이 계속 진행될 것 같아요.

멧 : 솔직하게, 근데 저는 수능 칠 때까지 선생님 그냥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카피라이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관심 없었어요.

수호 : 교직을 생각하고 2년 동안 수능 공부를 했는데, 관심 있게 보기는 했는데, 정확하게 무슨 내용으로 투쟁했는지를 알 수는 없으니까... 거기까지 제가 신경 쓸 여력은 없었어요. 그때 생각 했던 것이, TV에서는 너무 투쟁하는 것만 보여주고, 교대에서도 투쟁만 하는 것 같다. 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나서 투쟁을 시작했다면 더욱 반응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뉴스에 보니까 밥그릇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근데 누나가 교사니까 아니라는 걸 아는데, 투쟁순서를 잘못했다고 생각했다고 생각해요. 왜 투쟁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관수 : 작년 여름에 교활을 갔다가 하종강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것인데 한 여학생의 이야기였어요. 자기 언니가 운동권 학생이라서, 언니가 집회가길래 따라가 봤는데, ‘아., 이렇게 세상에는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집회를 마치고 TV를 보니까 언론이 많이 매도를 하더라는 걸 알게 됐다 더라구요.

결국에는 알고 보면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서 왜곡된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죠?!

관수 :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정리 해야겠네요. 남은 이야기들은 뒷풀이를 하면서 해보아요. 인터뷰에 응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난번 호에 적었던 글에서처럼 초등학교 선생님이 하기 싫었던 나로서는 새내기 일 때 이 후배들 같은 생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다. 나로써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내가 새내기 일 때 이런 질문을 해주던 선배가 없었다는 점.

 이 후배들은 적어도 나보다 빨리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으니 나보다 더 나은 선배 그리고 더 좋은 선생님이 될 것 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 후배들이 그 생각들을 계속하고, 그 생각들을 많은 실천들로 이어나가서 다음 후배들에게도 전해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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