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전역이 석면문제로 뜨겁다. 충남지역은 석면 광산이 산재 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과 광산 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충북 제천에는 초등학교 주변의 일상 환경에서 석면이 발견되어 이후 장기적인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대전지역은 백도명 등의 연구에서 석면의 가장 큰 건강영향인 중피종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위험도가 대전이 2.34로 충주와 여수 다음인 세 번째로 높은 광역시도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 중에서도 공장이 있었다고 알려진 대전 중구의 상대위험도가 3.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충청 지역 전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석면은 과연 무엇이고 왜 죽음의 먼지라고 불리는 것일까?
우리 주변의 석면
석면은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다. 석면의 발암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용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열에 강한 특성으로 인하여 건물의 단열재, 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의 라이닝,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용접시의 석면포, 보일러 배관 등의 내열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예전이 주택들의 지붕을 대신해서 쓰였던 슬레이트는 석면이 함유되어 있는 대표적인 물질이며 이러한 슬레이트를 생산하는 가장 큰 공장이 대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서울의 지하철에서 문제가 된 것처럼 오래된 건물의 단열재에도 석면이 함유되어 있다. 충청지역은 석면을 1차 적으로 추출했던 광산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슬레이트와 브레이크 라이닝 등의 제품을 생산하던 공장들도 많다. 이 때문에 석면과 관련하여 충청지역이 지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석면을 사용한 것은 1970년부터이고 석면산업의 전성기는 1990년이었으며 2009년이 되어서야 겨우 사용이 금지되었다. 한국보다 이른 1950년부터 석면을 사용하기 시작한 네덜란드의 경우 1991년 석면사용이 금지되었으며 2017년 석면으로 인한 중피종의 발생이 최고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중피종 발생의 최고기는 2045년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석면의 건강 영향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는 석면은 죽음의 먼지라고도 불린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석면으로 인해 다양한 치명적 질환들이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피해의 범위가 넓기 때문이기도 하다.
석면은 직접적으로 다룬 노동자들뿐만이 아니라 대기, 토양, 지하수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작업복에 뭍은 석면 섬유 때문에 가족들에게서 중피종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조선소에서 석면포를 사용한 노동자들과 같이 근무한 도색공이나 전기 수리공에서도 중피종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광산 근처에 살던 주민들에서 중피종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즉 석면 광산이나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지역 주민이나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미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석면과 관련한 대표적인 질환은 흉막반과 흉막비후, 석면폐증, 폐암, 악성중피종, 후두암, 소화기암 등이다. 석면으로 인해 나타나는 질병 중 석면폐는 호흡기를 통해 흡수된 석면 섬유가 호흡기등의 조직을 자극하여 폐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폐막을 두껍고 딱딱하게 만들어 숨을 쉬기 어렵게 만드는 질병이다. 석면에 노출된 이후 석면폐가 발생할 때까지의 잠복기는 10년-30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출이 중단된다고 해도 계속 진행하여 결국 사망하게 된다.
석면 섬유가 폐막을 뚫고 흉막에 닿게 되면 흉막이 두꺼워지고 섬유화가 이루어져 흉막반이 형성이 된다. 흉막반은 이전에 석면에 노출이 되었다는 증거가 되는 양성 병변으로 환경 노출 등에 의해서도 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흉막반은 노출기간과 강도와 관련이 있는 지표로 알려져 있으며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가장 심각한 질병은 폐암과 중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석면은 종류에 따라 발암성의 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명확한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석면과 관련하여 가장 호발하는 암이 폐암이다. 석면 노출 시점부터 폐암의 발생까지의 잠복기는 1년에서 최장 40년으로 그 범위가 매우 넓다. 특히 석면에 노출된 사람이 흡연을 할 경우 폐암의 발병 가능성은 30배 가량 된다고 하니 매우 치명저인 발암물질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다.
한편, 악성 중피종은 매우 드문 질병이지만 발생하는 중피종의 80%이상이 석면에 의한 것이므로 석면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매우 유효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악성 중피종은 발견이 매우 어려워 진단된 이후 평균 3개월안에 사망하고 1년 이상 생존하기가 매우 어려운 치명적인 질환이라는 사실이다. 발견도 어렵고 특별한 치료방법도 없기 때문에 석면이 ‘죽음의 먼지’라고 불리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다만 중피종의 잠복기는 약 40년 정도이기 때문에 발병까지도 긴 시간이 걸린다.
석면, 공포의 시작
석면의 건강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치명적인 질병이 생기기도 하고 중피종의 경우는 잠복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경우 정년퇴직을 하고 난 후에도 발생이 가능하다. 따라서 석면에 대한 대응책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특히 중피종이나 흉막반등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의사가 거의 없다는 점도 석면에 대한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석면으로 인한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의 지하철과 부산의 석면 공장, 충남과 충북의 광산에 이어서 대전의 공장 주변에도 문제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과거에 재건축 과정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부실하다. 전문가도 부족하고 시스템도 없다. 이것이 이제 시작된 석면 문제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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