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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피고인 이명박의 웃음 "나도 새로운 사실 많이 알게 됐다"

첫 재판 출석해 적극 개입... 검찰 향해 "그렇게 억지로 나를 엮고 싶나" 항변

18.05.23 22:07l최종 업데이트 18.05.23 22:07l

 

피고인석 앉은 이명박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 피고인석 앉은 이명박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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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이명박은 '피고인' 박근혜와 사뭇 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판 초반부터 10분 동안 억울함을 토로하더니 중간에도 검찰을 향해 "그렇게 억지로 나를 엮느냐"라고 말했다. 재판이 끝나자 변호인단에 "수고했다"라고 말을 건넨 뒤 방청석을 보며 "내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다"라면서 웃기도 했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변호인 입장과 같다"라며 말을 아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수의 대신 양복을 입은 그는 10분에 걸쳐 피고인이 공소사실 의견을 밝히는 '모두진술'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사실과 너무 다르다"라며 "검찰 자신도 아마 속으로 인정할 거다. 무리한 기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고인석에서 미리 준비해온 A4 용지 7장 분량의 내용을 모두 읽었다(관련 기사: '수인번호 716' 이명박의 10분 법정 항변 "검찰도 속으로 무리한 기소 인정할 것").

MB "이건희도 아니고 이학수를 데려오나"... 김백준 진술 반박

 

이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자 자신의 측근이었던 '금고지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또다시 입을 열었다. 검찰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만나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을 합의했다는 김 전 기획관 진술을 제시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변호인단이 먼저 김 전 기획관의 치매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 전 대통령은 "이건희(삼성전자 회장)면 몰라도 이학수(전 부회장)를 내 방에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부회장을 (청와대로) 데리고 와 나를 만나게 한다는 건 그렇게 할 수도 없고, 본인이 대한민국 기업인들을 (청와대) 본관에서 만난 적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첫 재판 받는 이명박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첫 재판 받는 이명박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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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역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업 관리 실장을 만난 적이 없다. 저는 이학수라는 사람을 대학 후배라고 말만 들었지, 대통령 퇴임 때까지 만나본 적이 없다"라며 "내가 퇴임하고 교우회 동창회장이 됐다고 인사를 왔는데 그때 개인적으로 대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단계부터 적극 협조해온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재판 끝나자 방청석 돌아보며 "나도 모르는 새로운 사실 알게 됐다"

이날 재판부는 다스 혐의와 관련된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중간중간 변호인에게 귓속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재판부에 "30~40분마다 한 번씩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다"라며 직접 휴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방청석에 앉아있던 세 딸을 찾는 듯 보였고, 방청석에 있던 친이계 인사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7시 10분께 재판이 끝나자 변호인들에 "수고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방청석을 향해 "내가 오늘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아네. 나도 모르는..."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말 많은 피고인'이었다. 그는 앞줄에 앉아 있던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건강이 어떠시냐"라고 묻자 이 전 대통령은 "좋지 않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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