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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한반도 통일 원하는 건 바로 이 나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6/20 11:03
  • 수정일
    2018/06/20 11: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 한러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앞두고

 

 

 

그동안 분단이 고착됐던 한반도에 변화의 움직임이 빠르게 움트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조성된 한반도의 '데탕트' 분위기가 연내 종전선언 추진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반기며 "한반도의 평화통일 지지"를 표방하고 있기도 하다.

한반도의 통일. 우리에게는 숙원사업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주변 4강은 실제로 통일을 지지할까? 저마다의 "관련 국익"을 고려할 때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관련 국익을 위해서도 정말로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할 만한 나라가 있다. 그곳은 심지어 통일된 한국의 역량이 어느 정도까지 강화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여기는 과연 어디일까? 

먼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을 살펴보면, 현재 일본 정권이 이를 바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대해 근현대사에서 "원죄"가 있고 아직도 과거의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강대한 한반도가 국익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위협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한반도의 통일과 관련된 표리부동한 자세는 중국 또한 크게 다를 바 없다.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그 거대한 규모로 인해 주변국들과의 영토 및 영해 분쟁 등 온갖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한반도가 하나의 강한 존재로 부상하게 된다면 중국으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일찍이 수양제는 고구려 침공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어 고구려를 치려다가 병사한 당 태종 또한 이에 실패한 뒤 고구려를 다시는 침공하지 말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한반도가 또다시 강성한 하나로 거듭나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바람직하지 만은 않은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어떨까? 먼저 미국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측면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에 대한 기본 관점이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상당히 여유롭다. 자국 본토의 국가안보 등 "치명적 국익"에는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에게도 통일된 한반도보다는 분단된 한반도가 국익 극대화에 더 유리하다. 하나가 된 강한 한반도보다는 분단된 약한 한반도로 남아 있는 것이, 미국이 이 지역에 다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활용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러시아는 어떨까? 수도인 모스크바가 유럽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자국의 치명적 국익 등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유사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통일된 한반도가 러시아의 국익에 나쁘지 만은 않다는 측면에서는 미중일 3국과 맥을 달리 하기도 한다.  

세계 최대의 영토를 지니고 있는 러시아에게는 그들의 극동지역과 맞닿은 한반도가 마냥 무관하지 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금보다 더 강한 통일 한반도의 등장은 주변 강대국들에 대한 세력 견제 등도 가능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낙후된 극동지역 개발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이가 좋아진 남북한이나 통일된 한반도는 막힌 혈맥을 뚫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러시아 입장에서 통일된 한반도가 지나치게 강해질 것을 우려할 필요도 별로 없다. 중국과 일본 등이 그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절히 대처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21일~2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한러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를 앞두고 만난 러시아 외교관들에 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는 푸틴 대통령의 기대가 한국의 이전 대통령들을 만날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이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대한 의욕을 보인 문 대통령이다. 그러면서 그 실질적 추진을 위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송 위원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러시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양국 관계를 중시해왔고, 푸틴 대통령이 그를 "절친"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러한 배경으로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이전과는 다르게 각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러시아 측의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한러 관계 또한 전례 없는 밀월기를 맞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러의 밀월기는 "스트롱맨 푸틴"의 직·간접적 협력을 통한 남북의 거리 좁히기에 또 다른 순풍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준비를 잘 해놓아야 한다. 역량을 갖춰온 인사나 관련 기구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고, 이들이 국내적 정쟁이나 소모적 견제 등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과업을 추진해 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뒷바라지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을 향한 지금의 좋은 기회를 최대한 잘 활용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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