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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역할 여기까지..." 손석희, 울먹이다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 "지난 13년 가장 행복"

13.05.10 09:09l최종 업데이트 13.05.10 09:20l
 
▲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자료 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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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게 주어진 시선집중의 추가 시간은 약 40분입니다. 5월 1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선정한 '말과 말'입니다."

13년 동안 진행해 온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 3부를 시작하며, 손석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의 목소리는 흔들렸다.

그의 방송이 끝났다. 전날 손석희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의 보도총괄 사장으로 가는 게 확정됐다"며 "다음 주부터 출근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10일 방송은 그의 마지막 방송이 됐다. (관련 기사 : MBC <시선집중> 손석희, JTBC로 간다)

"밤새 열심히 일하신 청취자 여러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시선집중과 만나고 계신 여러분 모두 반갑습니다, 5월 1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시작은 평소와 같았다. 다만 "오늘 마지막 방송이 되는데 인사는 있다가 끝날 때 하도록 하겠다"는 말만 더해졌을 뿐이었다. 

이날 방송 출연진들은 모두 "손 교수님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라면서요(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제 이름을 늘 멋지게 불러주셔서 행복하고 감사했다(유진 MBC 기상캐스터)"며 아쉬워했다. "그간 시대의 진실을 위해서 많이 노력해오신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출연자란 것이 너무나 아쉽다"는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의 말에 손 교수가 웃으며 "고맙습니다, 아무튼 참여해주셔서요, 마지막 출연자는 강명석 문화평론가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방송하던 손 교수였다. 하지만 그도 마지막 인사해야 할 순간이 오자 울먹였다.

"시간이 생각보다 좀 길게 남았다. 짧게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30년 동안 일해 온 문화방송 이제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 오랜 고민 끝에, 저도 '문화방송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결론내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 있듯, 제가 몸담아온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새로운 출발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것이 제가 이 시점을 택한 가장 큰 이유다. 

지난 13년 동안 정말 쉼 없이 새벽을 달려왔다. 그러나 '시작 있으면 끝도 있는 게 아닌가' 저의 평소 생각이었다. 제 선택엔 많은 반론이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제가 나름대로 고민해왔던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자그마한 여지라도 남겨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다. 최선을 다해서 제가 믿는 정론의 저널리즘을 제 의지로 실천해보고 좋은 평가받도록 노력하겠다. 

청취자 여러분, 그동안 너무나 많은 사랑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음…(울먹임) 13년은 저에게는 정말 최고의 시간이었고, 늘 말씀드렸듯이 청취자 여러분은 저의 모든 것이었다. 그래서 그냥, 평소에, 매일 아침에 마이크 앞을 떠나듯 떠나고 싶다. 청취자 여러분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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