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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단독보도 한 CBS 보도국장, “대통령 의회 연설 전 청와대 사실 확인"

 

석연치 않은 윤창중 귀국
“청와대 개입 확실, 알고 숨겼다

 

윤창중 단독보도 한 CBS 보도국장, “대통령 의회 연설 전 청와대 사실 확인"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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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10 12:58:08

 

 
▲ 지난 3월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윤창중 전 대변인.ⓒ뉴스1

 

 

주미대사관 인턴 성추행 파문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급히 귀국한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BS 김진오 보도국장은 1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가 알고 숨겼다”며 “의회 연설 전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수행팀 차원에서 알았고, 윤 전 대변인을 귀국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제보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어제(9일) 저녁 7시에서 8시 경 CBS의 한 기자가 미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며 “‘Missy USA’라는 사이트에 도는 글을 알려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오 국장은 “윤창중 대변인이 맞는 것 같아 취재를 시작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미 대사관과 워싱턴 DC 경찰국에서 정확히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았으면서도 그런 일이 있다고 하는 것을 얼핏 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사실을 확인해 준 이는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어느 여권 관계자였다. 김 국장은 “밤 11시 40분 경 여권 관계자로부터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급히 귀국했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와 관련해 김 국장은 “성추행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보도할 당시에는 우리 쪽에서도 윤 전 대변인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주물렀다’(grab)는 사실은 몰랐다”며 “오전 8시 50분 경 워싱턴 DC 경찰국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 CBS노컷뉴스는 지난 10일 새벽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보도가 나간 후 2시간여 만에 윤 전 대변인의 경질을 발표했다. - CBS노컷뉴스 보도 화면 캡쳐

 

 

한편, 미국 변호사이기도 한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아직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는 아닐테니 (도주 자체가) 법률위반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범죄 수사를 피하고 싶어 도망갔다는 자체가 문제이고 정당한 행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찰이 향후 윤 전 대변인을 소환 조사할 가능성에 대해 박경신 교수는 “심한 범죄라고 생각한다면 미국 경찰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것”이라며 “이를 검찰이 받아들일 경우 (용의자를) 체포해 미국 검찰로 넘길 수 있다”고 전했다.

 

SBS 법조전문 심석태 기자는 워싱턴 지국의 이성철 특파원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경찰에게서 들은 답변은 ‘misdemeanor sexual abuse’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D.C. 형법 규정을 찾아봤는데 성범죄 가운데서 가장 낮은 등급”이라고 전했다.

 

심석태 기자는 “(성범죄 등급이) ‘First degree sexual abuse’부터 ‘4th degree’까지 있는데 이건 ‘허락 없이 성적 접촉을 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고 처벌도 1000달러 이하의 벌금이나 180일 이하의 구금이 규정되어 있다”며 “이 신고 내용이 정확하다면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고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처벌이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심 기자는 “미국에서도 사건 신고를 받을 때 접수문서에 사람의 이름을 적당히 가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번 경우도 56세의 남자라고만 되어 있다”며 “그렇다면 피해자가 주장한 내용도 정확하게 등급을 따져서 적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죄명이야 기소 때까지는 수사를 통해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9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지만, 개인용 휴대전화를 끄고 업무용 휴대전화도 받지 않는 등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아래는 CBS 김진오 보도국장과의 일문일답 전문.

 

 

 

미디어스(이하 ‘미’): ‘성추행’ 파문에 대해서는 최초로 보도했는데,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경위는.

김진오(이하 ‘김’): 정확히는 오늘 0시 21분 경 최초 보도를 했다. 어제(9일) 저녁 7시에서 8시 경 CBS의 한 기자가 미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Missy USA’라는 사이트에 도는 글을 알려 준 것이다. 그 때부터 청와대 측과 연락이 되지 않기 시작했다.

미: 보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다.

김: 윤창중 대변인이 맞는 것 같아 취재를 시작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다만 미 대사관과 워싱턴 DC 경찰국에서 정확히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일이 있다고 하는 것을 얼핏 들었을 뿐이다. 결국 밤 11시 40분 여권 관계자로부터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급히 귀국했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이 때 해당 관계자는 “자신의 이름은 빼 달라”고 했다.

미: 사실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김: 성추행이 맞다고 생각한다. 보도할 당시에는 우리 쪽에서도 윤 전 대변인이 피해자의 엉덩이를 ‘주물렀다’(grab)는 사실은 몰랐다. 오전 8시 50분 경 워싱턴 DC 경찰국 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미: 윤창중 대변인이 서둘러서 귀국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 청와대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김: 청와대가 알고 숨겼다. 의회 연설 전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수행팀 차원에서 알았고, 윤 전 대변인을 귀국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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